[Opinion] 영화 '허브치료사(The Good Herbs), 2010' [시각예술]

마리아 노바로 / 멕시코 / 2010년 / 118분 / 35mm / 컬러 / 드라마
글 입력 2015.07.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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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허브치료사 (The Good Herb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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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치료사> The Good Herbs
 
마리아 노바로 / 멕시코 / 2010년 / 118분 / 35mm / 컬러 / 드라마
 
 
 방학동안 부산에 지내면서 영화의 전당에 자주 가곤 한다. 7월 25일부터 30일까지 ‘멕시칸 환타지아’ 특별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멕시코 영화라 하면 친숙하진 않은데, 영화 ‘그래비티’와 ‘버드맨’ 모두 멕시코 출신의 감독의 영화이다. 어쩌면 멕시코라는 나라에 낯설어 영화도 거리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의외로 편하게 볼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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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2010년에 개봉한 영화 ‘허브치료사’를 보았다. 영화에 대해 찾아보니 2012년에 열린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추천작으로 국내에서 상영된 적이 있던 영화였다. 멕시코 출신의 마리아 노바로 여성 감독의 영화로 엄마와 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성 감독 영화에 모녀를 주제로 다루지만 페미니즘 영화라기보다는 기억, 삶과 죽음 등의 메시지를 보내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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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놀이하는 코스모

   
 영화의 주인공은 아들 코스모를 키우는 싱글맘 달리아와 그녀의 엄마 라라이다. 라라는 식물학자로 정원에 수많은 허브를 키우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를 진단을 받게 된다. 엄마를 간호하던 달리아는 점차 병세가 심해지는 엄마와 지내며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된다. 달리아는 라라가 기억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허브를 따 그녀에게 주기도 하고, 말라가는 그녀의 피부에 알로에를 발라주고, 그녀와 꽃 이름을 맞추는 카드 게임을 하는 등 라라를 위해 달리아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라라는 달리아마저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결국 달리아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만다. 사랑하는 사람이 기억을 잃어가고 죽어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은 고통스럽다. 그것은 내가 그의 옆에 있음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달리아가 그럼에도 그녀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처절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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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께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는 달리아


 달리아와 라라 뿐 만 아니라 허브도 영화 속에서 중요하다. 영화 중간 중간 마다 허브와 그 효능에 대한 설명이 등장해 영화를 구획 짓는 듯 했다.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흩날리는 꽃가루, 자연에 살아가는 곤충 등도 등장한다. 영화 속 소리는 자연 그대로 이지만 영상은 슬로우 모션 효과를 주어 그 대상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충분히 자연을 느끼도록 해주어서 영상이지만 실제로 보고 듣고 느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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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정원' 중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프랑스 영화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정원(Attila Marcel, 2013)’가 떠올랐다. 영화 속 주인공 폴은 기억을 되찾기 위해 마담 푸르스트의 집을 찾아간다. 폴은 마담 푸르스트가 주는 차를 마시고 어릴 적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영화 ‘허브치료사’에선 달리아가 라라의 기억을 되찾게 하기 위해 허브를 사용했지만 기억은 되돌아오지 않았지만, 영화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정원’의 폴은 잊어버린 끔찍한 기억을 되찾게 된다. 다른 듯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영화를 함께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달리아가 혹시 마담 푸르스트를 만났다면 다른 결말이 되었을까하는 생각도 들곤 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허브도 알아갈 수 있는 영화 ‘허브 치료사’였다.


[황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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