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 인사이드 아웃 > - 잊고 있던 나의 기억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빛을 띠고 있었다.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7.17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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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겠어... 내가 왜이러는지..."


이런 말 자주 하시나요? 여러분께 그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호르몬 변화? 아니죠! 
바로 우리 머릿속에 살고 있는 ‘감정들’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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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가신다구요? 
<토이스토리>, <업> 등 우리에게 늘 따뜻한 감동을 주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픽사의 15번째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을 보시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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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에 있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 살고 있는 ‘슬픔’, ‘기쁨’, ‘화남’, ‘까칠함’, ‘소심함’ 이 다섯 감정들이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갓난아기 라일리의 모습부터 점점 성장해 사춘기가 올 즈음이 되는 라일리까지 복잡 다양한 감정들을 따라가며 웃다보면 막이 오를 때면 나도 모르게 촉촉해진 눈가를 훔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음껏 슬퍼할 수 있는 것도 소중하다는 것을…


라일리의 유년시절 기억의 대부분은 ‘기쁨’이었습니다. 라일리에게 가장 중요한 기억들도 모두 기쁘고 행복한 일로 남아있었죠. ‘기쁨’이가 ‘슬픔’이 함부로 라일리의 감정에 손을 대는 걸 막은 이유도 있습니다. 왜 라일리를 힘들게만 하는 ‘슬픔’이라는 감정이 남아있는지 이해하지 못했죠.
 
하지만 점차 ‘기쁨’이는 느끼게 됩니다. 라일리가 유년시절 상상 속 친구인 ‘빙봉’과 함께 타고 놀던 추억의 장난감이 사라졌을 때 ‘기쁨’이는 빙봉을 위로하고자 웃긴 표정을 짓고 간지럼을 피우는 등 장난을 치지만 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슬픔’이가 그저 옆에 앉아 빙봉이의 말을 들어주고 그의 슬픔에 공감해주며 조용히 껴안아주었을 때 빙봉은 눈물을 터트리며 다시 기운을 차렸다는 것을 말이죠. 자신이 무시하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겼던 ‘슬픔’의 힘은 조용하고 과묵하지만 누구보다 따듯하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라일리가 방황 끝에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는 그 순간 ‘기쁨’은 ‘슬픔’에게 손을 내밉니다. 힘들고 지친 상황 속에서 라일리를 다시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기쁨’이 아니라 ‘슬픔’이라고 말합니다. 라일리의 눈에서 눈물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지고 그 동안 꾹 참고 말하지 않았던 힘들었던 일들을 하나 둘 씩 털어놓으면서 다시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됩니다.
 
영화는 역설적이게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건 슬픔의 존재를 인정할 때"라는 걸 말하고 싶었을 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가 성장해나가면서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이 더 많을 지도 모릅니다. 더 힘들고 더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게 되니까요. 하지만 “가끔은 울고 나면 더 괜찮아져.” 라고 말한 ‘슬픔’의 말처럼 ‘슬픔’은 우리 자신을 위로해주는 소중하고도 꼭 필요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제 알 수 있습니다.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가 나도 모르게 사라진다는 건


주인공 라일리와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상상 속 친구 빙봉은 라일리가 커가면서 점차 기억 저편으로 잊혀 갑니다. 그러다 ‘슬픔’이와 ‘기쁨’이를 만나고 그들은 빙봉에게 라일리의 기억 속으로 다시 되돌아가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며 함께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빙봉과 기쁨은 실수로 잊힌 기억들이 사라져가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됩니다. 빙봉은 점차 자신의 모습이 흐려지는 걸 느끼죠. 그래서 함께 탈출하려는 ‘기쁨’을 도와주고 자신은 사라지기로 결심합니다.
 
우리 모두 어린 시절 하나쯤은 있었던 상상 속 친구. 저마다 모습과 이름은 달랐을 지라도 우리에게 그들은 가장 친한 친구이고 세상 어느 것 하나 두려운 게 없도록 만들어주는 존재였죠. 어린 시절 함께 추억을 공유한 소중한 친구가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걸 본 우리 관객들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 기억 속에 이제 남아있지 않은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우리의 모습을 우리는 이제 기억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더 복잡하고 더 다양해지는 감정들


라일리가 더 성장해나가면서 단순히 다섯 가지로 나뉘었던 감정들이 섞이게 됩니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까칠함, 소심함과 까칠함 등 여러 가지 감정이 혼합되면서 기억들은 더 다양한 색깔의 감정을 띠게 됩니다. 우리가 커가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더 복잡하고 많아짐을 알려줍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보여지는 'PUBERTY'(사춘기) 라고 써있는 어마무시한 빨간 경고 버튼은 사랑스러운 다섯 감정들에게 또 어떤 혼란을 줄지 웃음을 자아냅니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그 애매모호한 감정들이 늘어날수록 우리가 더 성장했다는 거겠죠? 아마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증거는 우리 감정의 폭이 넓어지고 감정의 다채로움이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아닐까요?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포토


[유다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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