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이 맞이하는 나의 아침. 일어나시오! 아침이오! 굿모닝 광대굿

글 입력 2015.07.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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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맞이하는 나의 아침
일어나시오! 아침이오!
굿모닝 광대굿

굿모닝광대굿_포스터_750.jpg
 

박민규(ART insight 문화초대 운영팀)

굿모닝! 좋은 아침!
우린 매일매일 이런 아침인사를 주고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누군가에겐 굉장히 반가운 사람의 소리일 수 있고,
누군가에겐 다분히 상투적인 표현으로 들릴 수 있다.
날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그 누가 알랴?

하지만 죽음 앞에선 숙연해진다.
죽음, 소멸. 그다지 유쾌한 기분이 드는 단어는 아니다. (표현이 이렇지 정작 다른 에너지로 환원될 뿐이다.)
한 번쯤은 누구나 생각해봤을 법하다.
사후세계는 존재하는가? 있다면 가는 길은 어떠한가? 유쾌할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망자의 길을 살아있는 사람들이 마중하기 위해 굿판이 벌어지곤 한다.
이번 굿은 그런 굿이다. 좀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각색된 굿.



광대굿.jpg
 
무당이 처음 얘기하는 사후세게를 가기 위해 통과하는 관문.
그 관문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
아하!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 - 저승편’에서 봤던 것들이다.
저승으로 가는 7개의 관문. 화탕지옥, 한방지옥, 검수지옥, 발설지옥, 독사지옥, 거해지옥.
일주일마다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여 총 49일이 소모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후에 환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판단이 내려진다 한다.
이러한 것 때문에 현실세계에서 49제를 지내는 것이라고.

저승사자를 부르는 의식을 취할 때, 세 개의 사람형상을 한 무언가는 불에 쬔다.
조심스레 짐작해봤다. 저것이 관객을 나타낸 건 아닐까?
무대를 향해 다가올 때 유심히 지켜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름이 적혀있다.
그리고 그 이름을 호명한다.
역시는 역시 역시군. 관찰력에 감탄한다.(?)

그렇게 관객 3명과 함께한 곳.
배우와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모여 다시 무대를 만들었다.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그들의 모습에 객석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유독 고등학생을 격하게 아끼는 모습은 기분 탓이겠지.
그 학생을 보며 악사분도 한 마디 하셨다.
이거 보러 올 시간에 연습을 열심히 하라고. 엌



역시 우라나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관객과 배우 간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이다.
이 매력에 이미 빠져버린 필자.
이번엔 정종을 들고 관객석으로 찾아와 함께 나눠먹는 훈훈한 모습이 펼쳐졌다.
여기저기 이거 진짜 술이야! 라는 탄성이 멈추지 않았다. 절로 나는 아빠미소(?)

이 무대가 객석이 아닌 야외무대같이 객석과 무대 간 경계가 구분지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이루어졌으면 진짜 신명하는 굿판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 나 홀로 그런 무대를 상상한다.
나만의 굿모닝 광대굿이 진행되고 있다.



ART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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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문화초대운영팀장-태그.jpg
 

[박민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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