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2년간 명작, 쇼생크 교도소 탈출 이야기 [시각예술]

쇼생크탈출, 대사로 보는 희망의 메세지
글 입력 2015.07.0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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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스 장면 하나 없다. 출연하는 사람은 모두 남자. 배경은 감옥. 이런 칙칙한 분위기 속에서 「쇼생크 탈출」은 22년이 넘도록 손꼽히는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사람들은 쇼생크 탈출에서 무엇을 봤길래 명작이라고 할까? 시대가 지나도 사람들의 가슴속을 파고드는, ‘쇼생크탈출’만의 메시지를 살펴보자.


‘쇼생크탈출’은 앤디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쇼생크교도소에 들어갔다가 탈출하는 내용이다. 쇼생크교도소에 전부터 있었던 레드가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앤디가 쇼생크교도소에서 했던 일들을 이야기해준다. 앤디는 은행원이었고 똑똑했고, 낭만이 있었다. 앤디는 교도소에서 탈출을, 희망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교도소에서 희망을 가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교도소에서는 느낄 수 없지만, 현실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교도소로 가져오면서 희망을 가지라고 은연중에 말한다.  


감옥에서 맥주 한 병의 여유를, 그리고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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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앤디와 레드가 다른 죄수들과 지붕보수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역사상 최고로 고약했던 교도소의 한 간부가 세금 때문에 골머리를 썩힌다는 말을 엿듣게 된다. 그 말을 들은 앤디가 교도소 간부에게 자신이 전에 은행원이었다고,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보다 자신에게 맡기는게 비용을 절약하게 된다고 설득한다. 대신, 보상을 주라고 한다. 앤디가 원하는 보상은 지붕보수작업을 하는 죄수들에게 맥주 세 병을 주는 것이다.
 결국 교도소 간부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지붕보수작업이 끝나기 하루 전에 죄수들에게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 세 병과 마실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 우린 마치 자유인처럼 앉아서 햇빛을 받으며 마셨다.
꼭 우리들 집 지붕을 고치고 있는 기분이었다
우린 부러울 게 없었다.” 


 그런데 앤디는 휴식시간동안 그늘에 앉아서는 뜻 모를 미소를 지으며 죄수들이 맥주를 마시는걸 지켜보고 있었다. 한 죄수가 앤디에게 맥주 한 병을 건넸지만 술끊었다며 거절했다. 그렇다면 왜 앤디는 간부에게 맥주를 달라고 했을까?


“그는 평범했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었던게 아닐까? 아주 잠시만이라도.” 


 교도소에서 가장 큰 희망은 바로 ‘자유’일 것이다. 앤디는 죄수들에게 맥주와 마실 시간을 선물하면서 죄수들에게 자유를 잠시나마 맛볼 수 있게 한다. 죄수들에게 은연중에 희망을 말한다. 그리고 앤디도 평범했을 때 친구들에게 베풀면서 행복해하던 그 감정을 교도소에서도 느끼면서 평범했던 시절의 자유를 잠시나마 누린다.


‘길들여 진다’는 것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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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소 간부의 세금보고사실이 교도소 내에 퍼지게 되면서 앤디는 교도소 내 도서관에서 일하게 된다. 교도소 간부들이 앤디에게 세금보고를 받을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오래 일한 할아버지 브룩스와 앤디가 같이 일하게 되었다. 어느 날 브룩스가 가석방 판정이 났다. 하지만 그는 '잘가'라고 얘기한 동료 죄수 한 명에게 죽일 듯이 덤벼든다. 동료 죄수들은 브룩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레드는 동료들에게 이같이 말한다.


“브룩스는 안 미쳤어. 
교도소에 길들여졌을 뿐이야.
50년을 이곳에서만 있던 사람이야. 바깥세상을 몰라. 
이안(교도소)에서 그는 중요한 사람이야. 하지만 사회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통에 걸린 쓸모없는 전과자지.”

“처음엔 싫지만 차츰 익숙해지지.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벗어날 수 없어.
그게 길들여진다는 거야.
종신형을 선고받고 이리 와서 삶을 빼앗기게 되지. 삶이라 할 만한 부분을 뺏긴다고.”


 가석방이 되어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된 브룩스는 결국 자살을 하게 된다. 교도소에 너무 길들여진 나머지 바깥세상에서 적응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유가 주어져도, 브룩스에게 자유는 쓸모가 없었다. 자유를 누릴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음악 한 소절, 귀에 들려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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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일하는 앤디는 도서관을 더 키우고 싶었다. 죄수들에게 많은 책을 보게 하고, 공부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주정부에 6년 동안 매일같이 편지를 썼다. 결국 정부는 200불의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헌 책과 잡다한 물품들을 보냈다. 잡다한 물품들 중 레코드 판이 있었는데 앤디는 그것으로 음악을 틀고 마이크로 죄수 모두가 듣게 하였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 들어와 그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교도소 간부들이 창문을 깨고 들어오는 바람에 음악은 더 이상 틀지 못하게 되었지만 쇼생크 죄수들이 자유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매일같이 듣는 음악도 그들에게는 자유의 한 부분이, 희망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그냥 그 음악 하나가, 한 소절이 그들에게는 큰 감동이었다. 모두가 멈춰서 가만히 음악을 듣고만 있는 장면에서 알 수 있다. 앤디는 끊임없이 자신의 동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면서 동시에 자신도 자유를 느끼고 있다.


희망의 절정, 지후아타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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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가 간부들의 세금관리를 맡게 되면서 소장의 세금관리도 더불어 맡게 되었다. 그리고 앤디가 리모델링한 도서관이 방송을 타면서 도와주겠다고 한 돈이 많아졌다. 그 돈을 세탁하는 일도 앤디가 했다. 점점 더 소장은 앤디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래서 앤디의 누명이 벗겨질만한 증인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소장은 증인을 죽여 버린다. 증인이 있음을 알고 재판에 넘겨달라는 앤디에게도 1달간 독방을 쓰게 하는 등 엄벌을 처하게 한다.
 그럼에도 앤디는 멕시코에 있는 마을 ‘지후아타네호’를 말한다. 바닷가에 조그만 호텔을 열고 낡은 배를 사서 깨끗이 수리해서 손님들을 태우고 낚시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레드는


“이뤄질 수 없는 꿈이야. 멕시코는 저기 멀리 있고 너는 여기 있어. 그게 현실이야.”


라고 말한다. 레드는 자신도 브룩스처럼 거의 평생을 교도소에서 살아서 길들여졌다고, 바깥에선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짓는다. 앤디는 희망의 불씨를 잃지 않았고, 레드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결국 앤디는 탈출을 감행한다. 쇼생크 교도소 탈출은 성공적. 돈 세탁을 위해 가상의 명의를 만들었었는데, 앤디가 그 사람으로 살게 되면서 세탁한 돈을 가지고 지후아타네호로 홀로 떠나 여생을 보낸다.


레드, Appro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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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마다 가석방 적격, 부적격 판정을 치르는 면접이 있다. 레드는 10년마다 ‘완벽하게 교화되었다’고만 말했었다. 마지막으로 40년째에 면접을 치른다. 


“내가 죄를 뉘우쳤냐고? 후회를 느끼지 않는 날이 없소. 옛날의 나를 돌아보지. 
젊은 바보 녀석이 끔찍한 죄를 저지른거야. 그놈과 말하고 싶어. 정신차리라고 말하고 싶어. 지금 현실을 말해주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지. 그 젊은 녀석은 오래 전에 없어지고 이 늙은 놈만 남았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어.
 교화라고? 그건 다 헛소리야. 부적격이나 찍고 내 시간 그만 뺏어.”


진심으로 말하는 그 모습에 레드는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았다. 레드는 바깥세상으로 나왔다. 희망을 말하지 않던 그에게 자유가 주어진 것이다. 전에 앤디가 석방되면 가달라고 부탁한 곳으로 갔다. 거기에는 약간의 돈과 앤디의 편지가 있었다. 레드는 앤디가 말한 지후아타네호로 가서 앤디와 함께 여생을 보낸다.


 앤디는 교도소에 길들여지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동료들에게도 희망을 놓지 말라고 한다. 앤디는 말한다. '바쁘게 살던가, 바쁘게 죽던가.' 바깥세상, 현실의 두려움 속에서 죽기도 하지만 바쁘게 사는 방법도 있다. 없었던 자유가 주어지면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가석방 되고나서 브룩스와 레드는 전혀 다른 삶을 산다. 브룩스는 바쁘게 죽었고, 레드는 바쁘게 산다.
 ‘쇼생크탈출’은 비단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도 교훈을 준다. 교도소만큼이나 감정적으로 힘든 이들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말자, 소소한 행복이 잠시나마 위안을 줄 수 있다 등을 이야기한다. 지금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이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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