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영화로 보는 심리학⑥ -「식스센스」[시각예술]

글 입력 2015.06.21 22:2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영화로 보는 심리학⑥
 -「식스 센스(The Sixth Sense)」


일요일 오후 티비를 켜니 EBS에서 「식스 센스(The Sixth Sense)」(1999)를 틀어주고 있었다. 「식스 센스」는 스포일러가 가장 널리 알려진 영화 중 하나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영화를 안 본 사람이라도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임을 아는 사람은 많았고, 나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줄거리를 안 상태에서 보려니 처음에는 힘 빠지기야 했지만 점차 빠져들어 알고도 그 반전에 당했다. 반전도 반전이지만, 두 주인공이 개인적 고통을 극복해나가는 과정 역시 주목해볼 만 하다. 이에 오늘은 트라우마 혹은 정신적 외상에 초점을 두어 「식스 센스」를 감상해보고자 한다.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한 말콤은 아동 심리학자다. 시에서 상까지 받을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음과 더불어 자신의 일에 소명감을 느끼던 말콤에게 오래 전 치료를 받았던 환자 빈센트가 찾아온다. 이성을 잃은 빈센트는 상담의 실패와 그 책임을 말콤에게 묻고는 자살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말콤은 예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이듬 해 말콤은 어쩐지 빈센트를 떠오르게 하는 여덟살 난 콜의 상담을 맡는다. 빈센트에게 사죄하기 위해서라도 말콤은 콜과의 상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자 한다.
 콜 또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때때로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언행, 우울한 모습을 보인다. 말콤은 콜의 고통이 부모님의 이혼 및 아빠의 상실에 기인한 것이라 본다. 그러나 콜이 겪는 괴로움은 두려움에 가깝다. 말콤과의 관계가 가까워지자 콜은 그에게 그 이유를 밝힌다. 죽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은 사람들의 형체와 말, 그로 인해 차가워지는 공기 등은 콜이 지닌 두려움의 근원이었다.


The.Sixth.Sense.1999.x264.DTS.2AUDIO-WAF 0001725636ms.png


 이러한 고통을 두 인물은 어떻게 극복해나가는가? 콜의 경우를 먼저 이야기해보자. 죽은 자들에 의해 고통을 겪는 콜에게 말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한다. 말콤은 콜에게 공포를 주는 대상을 피하지 말고 '직면'하라 조언한 것이다. 이 '직면'은 상담기법 중 하나로 내담자가 문제와 맞닥뜨리도록 현실적인 대처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전시키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콜은 죽은 영혼들과 대화를 하며 그 두려움을 극복해나간다. 
 프로이트는 트라우마의 원인을 알더라도, 이를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로 인한 고통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의 말을 콜의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콜은 고통의 원인을 알고 있었지만 죽은 자를 발견할 경우 제대로 보지 않거나, 텐트로 숨어버리는 등 피하기만 한다. 이후 말콤의 조언에 따라 콜은 죽은 영혼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그 고통을 극복해나간다. 콜은 더이상 학교 선생님과 불화를 겪지 않고 학교 연극에서도 주연급 배역 아서왕 역을 맡았으며, 친구들의 행가래를 받으며 연극을 마친다. 연극을 마친 콜의 모습은 이전의 우울함보다는 즐거움으로 가득차보인다. 더불어 자신의 비밀을 엄마와도 나눌 정도로 마음을 열어보이기에 이른다.


The.Sixth.Sense.1999.x264.DTS.2AUDIO-WAF 0004909518ms.png



 말콤은 빈센트로 인한 괴로움을 콜이라는 새로운 내담자를 통해 이겨내고자 한다. 상담 기법 중 하나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재현하고, 고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대목을 내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수정하는 방법이 있다.(기법의 정확한 명칭은 기억이 나지 않는 점은 용서하시라.) 말콤 역시 유사한 상황을 비의도적으로나마 재현한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결말을 유도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콜이 자신의 괴로움을 극복하자 말콤은 오랜 숙제를 끝낸 양 편안해한다. 자신의 죽음을 확인하며 부인과의 오해를 푼 그는 그제서야 편안한 마음으로 떠난다.


 일명 반전 영화 「식스 센스」를 트라우마와 그 회복이라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본 영화의 스릴러적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색다른 관점에 주목하여 또 한번 영화를 감상해보면 반전에 따른 쾌감과는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은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5.02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