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마음 한쪽을 찌른 연극 ‘당신은 모르실 거야’

글 입력 2015.05.23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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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서포터즈로서 받은 두 번째 문화초대! 
5월 16일 토요일, 대학로 천공의 성에서 연극 ‘당신은 모르실 거야’를 관람했습니다. ^ ^
리뷰에는 연극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성 요소가 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소품’

극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백이면 백 소품이라고 대답하실 거라고 예상한다. 여태껏 본적 없는 놀라운 소품 활용이었다. 처음 극장에 들어섰을 때는 별 다른 장치가 없어보였다. 분명 신기한 소품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휑해도 되나 싶었다. 그러나 이게 웬걸, 괜한 걱정이었다. 휑하다고 느낀 종이세트가 변신하기 시작한다. 석구의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는 돌고, 배우들은 작은 소품 하나로 이리저리 변신한다. 떼었다 붙였다 어느 하나 흐트러짐이 없이 자연스럽고 개연성이 뛰어나다. 마술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굉장히 능숙하고 능청맞아서 오히려 큰 웃음을 선사했다. 아무래도 연극을 하다보면 실물을 활용해야 좀 더 몰입도가 살지 않나 생각했는데 편견이었다. 장난감 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 소품이 오히려 극 분위기에 맞는 위트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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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위에서 말했다시피 배우들은 소품들을 이용한 아주 위트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석구와 순애의 시간을 관통하는 절절한 순애보는 아릿했다. 이야기의 관찰자가 되는 멀티맨들의 시각은 자유자재로 변한다. 이는 관객의 극에 대한 원활한 이해를 돕고 지루함을 느낄 새를 주지 않았다. 관찰자가 자주 바뀐다 해서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살짝 걱정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더욱 입체적인 연극을 볼 수 있었고, 관객이 어렵게 이해하지 않도록 설정에 신경을 썼음을 깨달았다. 어느 배우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연기를 펼쳤다. 시대 상황은 순차적이 아니라 액자식으로 끊임없이 바뀐다. 이에 대해서도 이질감이 전혀 없이 배우들은 시대 상황에 빠져든다. 극에 참여한 네 명의 배우 모두 명연기를 펼쳤다. 



'감상’

이야기의 주된 소재는 ‘우연’이다. 석구와 순애는 몇 년 동안에 걸쳐 우연히 마주친다. 그러나 계속되는 우연은 그저 스쳐지는 것이 아닌 법. 필연이자 운명이 된다. 순애가 소녀에서 숙녀가 되어가고, 석구가 소년에서 건장한 청년이 될 때까지. 개인적으로 아주 오랜만에 마음을 건드린 작품이었다. 내 안에 잠자코 있던 감정들이 물밀 듯 밀려왔다. 한껏 감정을 쏟아내고 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저런 사랑을 해보고 싶어서 마음 한 쪽이 쓰라렸던 걸까. 분명 겪어본 적도, 앞으로 겪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특별한 감정이었다. 연극은 분명 마법을 부리고 있는 중일테다. 이렇게 나를 쏟게 만든 작품은 오랜만이었다. 특히 연극은 더욱이나 그렇다. 내가 이렇게 되리라고 생각지도 못한 작은 극장 안에서, 나는 웃다가 울다가 결국에 혼이 나갔다. 




‘아, 오늘 연극 보기 잘했다.’ 
바로 그런 날이었다.  



아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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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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