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클래식을. [공연예술]

글 입력 2015.05.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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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클래식을.



세상은 복잡하고 덕분에 생각은 많아져 나 스스로 무엇 하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겁이 날 때가 종종 있다. 게다가 복잡한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실수 한다면 그것은 ‘틀린 것으로’ 규정되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레 겁을 먹게 되고 복잡한 환경 속에 꼬인 실타래처럼 지쳐만 간다.
그런 환경 때문인지 오히려 우리가 선호하는 음악들은 점차 단순해져 가는 것 같다. 같은 가사를 3분 남짓한 시간 동안 무한 반복하는 후크송부터, 우리에게 어떤 악기들 보다 친숙해져 버린 전자음 가득한 음악들까지. 이제 우리의 플레이리스트에 쌓여가는 음악들은 어쩌면 몇 마디의 단어들과 손에 꼽을 만큼 적은 악기들만 있으면 모두 표현 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후크송.jpg


  물론 이런 음악들이 ‘틀렸다’ 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이런 음악들이 주는 즐거움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많은 위로의 목소리로 받아들이고 듣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서 무기력하게 지쳐가는 우리가 이제 이런 대중가요 말고 다양한 악기들의 하모니에서 오는 클래식 등의 음악들을 받아들일 용기가 생길까 하는 것이다. 나의 답은 당연히 ‘NO’ 였다. 음악의 기원을 살펴보면 ‘치료’의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즉 질병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시작되었던 음악들이 오랜 시간 쌓이고 쌓여 다양한 음악장르들을 만들어 내었다고 보는 것이다.


아이돌음악.jpg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선호하는 음악들을 떠올려 보면 그 기능이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일수록 더 단순하고 직설적인 말들로 불러지는 음악들이 그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나의 굳건한 편견은 한 공연에서 무너져 버렸다. 클래식 같은 음악들이 가지고 있는 복잡함과 음악성은 갈수록 우리에게 어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나의 오랜 생각들을 보란 듯이 당황케 만든 공연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보게 된 ‘라이징 스타’ 라는 클래식 공연인데, 사실 공연을 보러 가기 직전까지만 해도 함께 공연 보러 가자고 한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만큼 기대가 없었다.
취업, 대외활동, 공모전, 거기에다 학교 수업까지 이미 수없이 많은 일들에 대한 생각과 걱정으로 지친 우리에게 ‘클래식’이 정말 위안을 줄 수 있는지 의문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아주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메우고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어떤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나의 걱정과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우리 눈앞에 펼쳐졌고, 긴장한 듯한 지휘자가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이윽고 음악이 시작되었다. 악기를 연주하고 그 하모니가 우리에게 전해지는 그 짧은 순간 나는 클래식이 이런 것이었나 하는 놀라운 감정이 생겼다. 마치 이어폰을 통해 수 많은 악기들의 색들을 한번에 만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오케스트라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 악기를 여러 명이 연주하는데, 한 명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그 음악의 주인공 같이 느껴졌다. 모두들 자신의 악기소리와 다른 구성원들의 악기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휘자와 끊임 없이 소통하며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내었다. 음악프로그램에 나오는 대중가요에 익숙해진 나에게 무대의 주인공이 소수의 누군가가 아닌 이 수많은 사람들의 한 가지 음악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클래식.jpg


2부 공연은 나를 더욱 놀라게 했는데 ‘레이너 허쉬’라는 영국 지휘자의 공연이었다. 그는 클래식 공연이 단지 딱딱하고 정숙한 상황에서 들어야 하는, 우리에게 멀기만 한 음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우리가 생각했던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음악들을 들려주었다.

심지어 지하철이 들어 올 때 소리, 컴퓨터 윈도우가 실행 될 때의 음악과 같이 모든 소리의 세계를 클래식으로 바꿔 우리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였다.

또 그는 직접 관객에게 지휘봉을 쥐어주며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게 하고, 관객이 한 악기를 연주하도록 하여 순간 순간 만들어지는 새로운 하모니를 직접 경험하게 했다. 이런 음악을 왜 나는 어렵고, 나를 위로해 주지 못할 것이라 단정 지었던 것일까. 공연이 끝나고 그 지휘자의 사인회가 이루어 졌다. 나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그를 기다렸다가 사인을 받으며 말했다.

당신의 공연에 너무나 큰 감명 받았다고.
그건 클래식을 선입견에서 바라 본 나의 생각에 대한 사과였다.

  사실 클래식 음악을 지루하게 만든 건 나 스스로가 아니었나 싶다. 유명한 작곡가들이 만들어내는 음악 속에 고차원적으로 음악을 이해하는 지휘자, 그것을 무작정 따르기만 하는 오케스트라. 그 모든 편견이 내 스스로 만든 것임을 깨닫는 순간, 나는 클래식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했음을 자조했다. 어쩌면 클래식이야 말로 복잡한 세상과 우리의 고민 속에 진정한 하모니를 알려주는 유일한 ‘위로’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의음악.jpg


 공연 중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악기를 쥐고 있어 박수를 칠 때 발로 격려를 보내던 모습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손으로 큰 박수를 받는 음악들도 분명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지친 우리에게 따뜻하고 고요한 박수를 보낼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이야 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음악에게 받을 수 있는 위로가 아닐까.
공연 중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악기를 쥐고 있어 박수를 칠 때 발로 격려를 보내던 모습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손으로 큰 박수를 받는 음악들도 분명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지친 우리에게 따뜻하고 고요한 박수를 보낼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이야 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음악에게 받을 수 있는 위로가 아닐까.
 
 
서포터즈4기_서혜진님.jpg




[서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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