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사이트 다섯 번째 문화초대
연극 '씨름'을 감상하고 왔습니다.

2015 서울연극제의 기대작 <씨름>은 서울연극협회가 주관한
2014 ‘희곡아 솟아라’ 당선작입니다.
서울연극제 공연을 위한 경연형식의 낭독공연에
극단 바람풀이 참여하여 12월 낭독공연을 선보인 후,
탄탄한 준비 기간과 과정을 거쳐 완성도 높은 연극으로 발전했습니다.
‘씨름’은 전쟁 후 운명이 뒤바뀐 동네 청년 건만과 웅치의 삶에 빗대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와의 경쟁을 통해
상대를 짓밟고 일어서야 하는 왜곡된 경쟁을 표현합니다.

저는 첫 공연을 감상했는데,
공연 시작 전 공연기간 무사 공연을 위해 배우분들이 나오셔서 고사를 지내셨어요.
이런 장면은 처음 봐서 너무 신기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갈 때 고사떡도 챙겨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연극 '씨름'의 공연이 시작되고.. 사랑 이야기와 추리 등을 다루는 공연들과는 또 다른 매력의
마치 한 편의 문학작품과도 같은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공연장의 무대 구조는 여태까지 보았던 다른 공연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둥그스름한 씨름판을 연상시키는 무대와 기울어져 있는 모습.
왜 바닥을 저렇게 비스듬히 했고, 무대가 원모양인지 궁금했는데,
공연을 감상하면서 무대활용과 연출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 동그란 무대위에는 빔을 통하여 영상이 비춰지며 극의 배경을 나타내주기도 하고
배우의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는 요소로 쓰이기도 했고
신나는 분위기에서는 배우분들이 저 무대 주위를 빙빙 돌기도 하고,
씨름을 한판 하기도 하고,
무대아래 있는 공간을 활용하며 무대에 문처럼 작게 뚫린 곳을 드나들기도 하고..
배우분들이 마주 보고 하는 대화가 아닌 앞과 뒤에 서서 과거의 대화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활용도도 높고 몰입도도 높여주는 무대였습니다.

연극은 전쟁을 배경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마을에서 함께 자란 건만과 웅치는 전쟁터에 끌려왔다가 전투 중 둘만 살아남아 동굴로 숨어듭니다.
서로 어렸을 때 이야기도 하고, 살아서 마을에 돌아간다면 어떻게 살아갈지..
우리가 살아갈 수는 있을지 이야기를 하는 건만과 웅치.
적군의 눈을 피해 동굴에서 숨어 지내던 건만과 웅치는 식량도 떨어지고 주위에 풀이란 풀은 다 뜯어 먹어 없고..
배고픔으로 아사 직전에 몰리게 되고,
결국 웅치는 겁이 많아서 나가지 못하겠다는 건만을 남겨두고 해가 두 번 뜰 때까지
자신이 돌아오지 못하면 자신을 기다리지 말라며 적군이 있는 동굴 밖으로 뛰쳐나간 후 돌아오지 않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혼자 살아 돌아오게 된 건만은
어릴 적부터 마을의 희망이었던 웅치를 대신해 마을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웅치의 일을 자신이 한 일처럼 떠벌이며 겁많은 자신을 용감한 웅치가 된냥 포장하고..
새로운 이장이 되어 마을 사람들과 공납을 바치러 군청에 들렀다
군수를 만나게 되는데, 군수는 전쟁터에서의 건만과 인연을 소개하며
건만이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고 밝히게 되어 건만은 전쟁영웅으로 칭송을 받게 됩니다.
웅치와의 뒤바뀐 운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퇴락했던 시골 마을은 군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공장이 들어서며 발전해 가고,
건만은 웅치의 여자였던 수아와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8년 만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웅치가 마을로 돌아오고,
기뻐하는 마을 사람들과 달리 건만은 자신이 해왔던 거짓말들에
웅치를 경계하며 불안해하게 됩니다.

뒤바뀐 운명과 경쟁을 통해 건만의 모습이 어디까지 바뀌게 되는지 정말 놀라웠습니다.
성공과 명예와 부를 위해서 인간이 변해가는 과정과 그 왜곡됨에 대해서 볼 수 있었고,
배우분들의 실감 나는 연기에 놀랐으며, 정말 한 편의 문학작품을 그대로 무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회의 만연한 상대평가와 스펙쌓기, 취업 전선 속 경쟁에서도
혹시 건만과 웅치의 삶이 담겨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전쟁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씨름'과 '소'라는 소재를 어떻게 접목할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었는데,
공연을 보고 난 후에서야 느끼게 된 것은 '씨름'은 한 사람이 쓰러져야지만 끝나는 게임이라는 것.
그리고 그 경쟁을 통해 공연에서 표현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가 있을 것 같은 연극 '씨름'
그 의미를 다 알고 연극을 봤다면 많은 것들을 느끼며 연극을 감상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씨름
일자 : 2015.04.04 ~ 2015.04.12
시간 :평일(월~금): 오후 8시 / 토,일요일: 오후 4시 (쉬는날 없음)
장소 : 동양예술극장 2관
티켓가격 : 일반석 25,000원
주최 : 극단바람풀
주관 :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
관람 등급 : 만 13세이상
문의 : 02-745-4566
관련 홈페이지(인터파크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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