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춤과 소리의, 무대와 관객의, 전통과 우리의 '하모니'

글 입력 2015.03.3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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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창덕궁 소극장에서 진행되었던 영남 춤 공연 '온'을 관람했다. 영남교방청춤 보존회가 선보인 영남춤의 매력은 처음 전통춤을 접하는 사람도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내가 이번 공연 '하모니'에 관심을 가진 것도 그 때의 경험 때문이었다. 영남춤 보존회의 공연에서 느꼈던 영남춤의 그 매력이 명인 박경랑님의 춤에서는 어떻게 느껴질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두근두근, 기대를 품고 공연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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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근 공연장에서는 나무냄새가 났고 공연 전의 궁금함과 설렘, 웅성거림과 빈 무대를 비추는 조명이 기분좋은 곳이었다. 원형의 컴팩트한(!) 공간은 춤 공연을 하기에 꽤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의 대부분이 어르신분들이었고 젊은 관객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른 전통문화공연이나 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일것이다. 좋은 공연을 두루두루 즐기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워지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생각을 뒤로하고, 박정욱 님의 사회로 분위기가 풀어지자 박경랑 님의 춤으로 '하모니'의 1부가 시작되었다. '회상'이라는 작품이 올려졌는데, 대금을 부는 선비를 바라보는 애틋한 심정을 그리는 작품이었다. 정적이고 유연한 동작과 선율이 이어지다가, 감정이 격해지는 부분에서는 화려한 회전이 이어졌고 박수가 터져나왔다. 
 
 박경랑 님의 춤은 생각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한국무용의 대단한 점이 그것이다. 춤을 춰 보면 알 수 있다. 화려한 동작들로 이목을 끄는 것은 쉽지만 오히려 천천히 움직이며 그 연속성과 우아함을 잃지 않고 무게감을 유지하는 것은 화려한 동작 이상으로 어렵고 깊은 내공을 필요로 한다. 박경랑 님의 움직임은 그 점을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게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의 움직임은 '질량'이 달랐다. 무대에서 움직이는 한과 감정의 덩어리가 더욱 무겁고 진중한 느낌이 났다. 

 2부에서는 서도소리 명창 박정욱 님의 배뱅이굿을 볼 수 있었다. 영남교방청춤, 교방수건춤, 교방소반춤, 문둥북춤 같은 다양한 전통 춤들이 배뱅이굿에 등장하는 각각의 무당이 춤을 추는 형식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온' 공연에서 보았던 영남교방청춤 보존회 분들의 춤도 다시 볼 수 있었다. 박정욱 님의 자연스러운 진행과 관객을 극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인상적이었던 무대였다. 극 중간중간에서 관객들과 함께 '그래~서!', '이렇~게!'를 외치다 보면 절로 흥이 났고 박정욱 님의 재치있는 진행에 빠져들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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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춤판을 벌이고, 관객들과 막걸리를 걸치고 함께 춤을 추며 공연은 끝이 났다. 배뱅이굿과 전통 춤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짜임새있는 플롯이 더해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무대를 더 풍성하게 하는 새로운 시도였고 그 점에는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그래도 발전해가는 전통문화공연의 흐름에 함께 하는 관객이 될 수 있어 즐거웠고 박경랑 님의 춤을 직접 볼 수 있어 뜻깊었던 공연이었다. 이 공연을 보기 전에는 '내가 좋은 춤, 좋은 공연을 판단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전통공연을 택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도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지식이 없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예술은 생각보다 본능적이고 당신은 생각보다 예술적이다. 전통예술공연에 아직 생소한 모두에게,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느끼는 것이 모두 예술이라고 해도 좋다. - 그렇게 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조아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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