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 세실극장

글 입력 2015.03.23 22:2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ena 체홉, 여자를 읽다 포스터1.jpg


연극 - 체홉, 여자를 읽다

- 일시 : 2015.1.9 ~ 2015.6.7

- 장소 : 세실극장

- 관람등급 : 만 15세 이상

- 관람시간 : 90분


- 작품설명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파우치 속의 욕망)>

2015년 3월 7일부터 6월 7일까지 안톤 체홉의 에로티시즘 미발표 단편을 극화한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부제: 파우치 속의 욕망)>이 정동 세실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의 부제는 <파우치 속의 욕망>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인 파우치.

항상 몸에 소지하고 다니는 물건 안에 들어있는 욕망이란 어떤 것일까.

핸드백처럼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그 안에 넣을 수밖에 없는 파우치 안의 욕망은 드러낼 수 없는 비밀스러운 욕심이다.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파우치 속의 욕망)>은 가정이 있는 여성들의 또 다른 사랑이야기이다.

남편의 감시와 위협, 불륜에 대한 수치심에도 불구하고 체홉의 여자들은 끊임없이 욕망하며 일탈과 자유를 꿈꾼다.

파우치 속에서 꿈틀대는 여자들의 마음에 대해 읽어보자.


남편이 있는 그녀들, 위험한 사랑에 빠지다

TV를 켜면 흔하게 나오는 드라마의 소재, 불륜. 과연 19세기 러시아에서는 어떠했을까.

체홉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자들이다.

남편과의 일상적인 지루함 속에 찾아온 옵테소프에게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끼는 약사의 아내.

계속해서 새로운 아내들을 살해하는 푸른수염 라울 시냐보로다.

젊은 한량 사프카에게 빠져 남편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시골 여자 아가피아.

그리고 남편 친구의 구애에 내숭 아닌 내숭으로 거절하지만, 사실 그런 구애가 싫지 않은 소피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주인공들의 이상과 욕망 사이의 갈등을 만나보자.




SAM_3636.JPG

날 좋은 날 (하지만 추웠던 날) 세실극장 ♪ 바로 어제 다녀왔다




SAM_3638.JPG

이렇게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포스터가 붙어있다

들어가니 로비에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렌즈를 안 끼고 갔더니 장님이 되어서 박형주 본부장님도 못 찾고 헤매다가

반갑게 인사하고 티켓 받고 다시 나왔다



SAM_3647.JPG

로비에선 <체홉, 여자를 읽다> 엽서를 천원에 팔고 있다

살까 말까 하다가 엽서부자여서 안 샀다

SAM_3640.JPG


2015년 3월 22일 일요일 오후 6시 공연

​매번 공연은 혼자 보러 왔었는데 <체홉, 여자를 읽다>는 친구랑 !

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여서 반갑기도 전에 친구가 10분 정도 지각하는 바람에

내가 먼저 입장하고 친구는 공연 도중에 들어왔다

​공연에 방해가 될까봐 직원 분이 뒷자리에 앉으라고 하셔서 공연은 따로 봤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공연 끝나고나서야 볼 수 있었다



SAM_3642.JPG


세실극장은 생각보다 굉장히 컸다

​아니 내가 요즘 소극장만 다녀서 그럴지도, 대극장까진 아니어도 중극장 정도로 보였다



SAM_3646.JPG

난 제일 앞에서 두번째 자리였다

​이렇게 큰 극장에서 앞자리라니 .... 러키 !!!!!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리뷰


프리뷰에도 썼다시피 ..............

<체홉, 여자를 읽다>를 보기 전에 나는 안톤체홉의 작품을 내가 과연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을 엄청엄청 했다

심지어 안톤체홉의 작품들을 많이 접해본 내 친구는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다고 당연하게 말했다

그런데 결론은 둘 다 엄청 웃으면서 나왔다는 거

미리 말하지만, 전혀 무거운 내용이 아니고 억지로 쥐어짜서 웃기는 연극도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연극관람에 조금도 방해되지 않았고

재미는 당연하며, 연극이 끝나고 친구와 토론까지 할 정도로 많은 생각을 하게한 연극이었다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는 세 여자가 누군가에게 쫓기듯이 달려오다가 마주치고,

어딘가로 떠나기위해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연극이 시작된다 

에피소드 하나하나 놓치고 싶은 게 없어서 에피소드별로 내 생각을 정리해보겠다


Episode 1. 약사의 아내

모두 잠든 시간. 약사의 아내는 오늘도 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 그녀에게 이 약국에서의 생활이 지겹기 때문이다.

약국 이층에 위치한 집에 창문을 열고 기대선 그녀.  우연히 지나가던 장교들의 말을 엿듣게 된다.  약사의 부인이 미인이니 늦었더라도 약을 사면서 얼굴이라도 보자고 떠드는 말이다.  그녀 이상하게 이 상황이 흥분이 된다.

[코미디] 첫번째 에피소드, 약사의 아내

이 에피소드는 특이하게도 모든 배우들이 해설을 직접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몹시 흥분이 됫지만 침착하게 말했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 이런 식?

좀 어색할 것 같았는데 연기를 잘하셔서 오히려 웃겼다 막 문 여는데 "드르륵" 효과음도 넣고 ㅎㅎ

여자 마음을 디테일하게 잘 표현하는 안톤체홉의 작품답게

나 역시 매우 공감하며 봤던 약사의 아내였다

 

 

Episode 2. 나의 아내들

라울 시냐 보로다, 즉 푸른 수염은 자신을 7명의 아내를 살해한 기괴한 연쇄 살인마의 모습으로 묘사한 오페라를 인정할 수 없다. 그래서 그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의중을 전달하고자 편지를 쓰는데....

 

[그로테스크 코미디] 두번째 에피소드, 나의 아내들

솔직히 재미로는 나의 아내들을 따라올 자 없다

라울이 살해할 수밖에 없었던 7명의 아내들을 소개하는데

3명의 여배우분들이 다양하게 변신하며 7명의 아내들로 나온다

아무래도 가지각색 개성있는 아내들로 나오다보니 미친듯이 웃길 수밖에 없었다

첫번째 아내가 나올 때부터 쉬지않고 웃었던 것 같다


이렇게 재밌었던 에피소드지만 결론은 라울이 7명의 아내를 살해했다는 거

참고로 <체홉, 여자를 읽다>에서 나오는 모든 여자들은 매우 나약한 존재로 나온다

즉, 이 연극에서는 19세기 러시아의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Episode 3. 아가피아

나, 사프카, 아가피아는 지금 낚시터에 있다. 나와 아가피아는 아는 사이이며, 아가피아와 사프카는 불륜관계이다. 아가피아는 기차소리가 들리면 남편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하지만.... 


[목가극] 세번째 에피소드, 아가피아

아 ............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에피소드

진짜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친구와 나를 토론하게 만들었던 에피소드다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막는 남자 사프카

아가피아는 츤데레같은 사프카의 매력에 빠져 잠자리까지 가게 되지만

거기에 대한 모든 책임은 아가피아에 있었다

위험에 처한 아가피아를 끝까지 모른척 하던 사프카가 마지막에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고양이도 자기가 어떤 고기를 먹는지 알지, 멍청하구로"

내 쪽을 향해 말해서인지 나한테 하는 말 같이 느껴져서 소름이 돋았던 .....

이 에피소드 때문인지 뒤에 나오는 에피소드에서도 이 배우가 나오자 얄밉게 느껴졌다

 


 

Episode 4. 불행

변호사 일리인은 친구인 안드레이의 부인 소피아에게 긴 시간 구애를 해왔다. 미친 짓인 것을 잘 알지만 제어하지 못하게 된 지도 오래다. 소피아는 그런 일리인의 구애를 항상 거절해왔다. 그러나 그 거절이란 게 말뿐인 모습이다. 다시 말해서, 거절은 거절이지만 확실하지않고 모호한, 그래서 듣는 사람은 오히려 더 오기가 발동하게 된다.


[멜로드라마] 네번째 에피소드, 불행

아무래도 네번째 에피소드는 장르가 멜로드라마라 그런지 재미는 거의 없었다

일리인을 분명 사랑하는 소피아, 하지만 뭐 때문인지 그의 집착에 가까운 구애를 거절한다

그래도 결국엔 일리인과 함께 떠날 것 같았지만 끝까지 일리인을 거절하는 소피아...

그녀 때문에 나를 포함한 모든 관객들은 답답해했다

그렇게 허무한 일리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네번째 에피소드까지 끝 !

참고로 일리인이 첫번째 에피소드 약사의 아내에서 약사 역으로 나오는데

완전 천의 얼굴 ! 불행에서는 못 알아볼 정도로 완전 잘생기게 나온다





프롤로그에서 만났던 세 여자,

모든 에피소드를 거쳐 에필로그까지 다다르니 그제서야 프롤로그가 이해되었다

마지막엔 기차오는 소리가 들리고 세 여자가 현실을 떠나 어디론가 향함을 암시하며 끝이 난다


여자라면 !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연극, 정말 안톤체홉의 작품다웠다

커플에게도 부부에게도 그리고 친구에게도 !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연극이다

자극적인 소재와 다르게 야한거 전혀 없으니 부담갖지도 아쉬워하지도 마시길




[윤영신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5.11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