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5.3.4 ~ 3.27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

글 입력 2015.03.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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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

- 기간 : 2015.3.4 ~ 2015.3.27

- 장소 :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 관람등급 : 만 15세 이상

- 관람시간 : 80분

  

- 줄거리

천둥 번개가 무섭게 내리치는 장마철의 어느 밤.

아빠와 엄머와 아이가 있는 평범한 가정집에 낯선 손님이 방문한다.

묘한 분위기의 이 손님은 유독 그 집의 아이를 경계하고 또 주시한다.

손님의 이름은 시에나. 국적불명, 나이불명, 직업불명, 정체불명.

심지어 실수로 품 안에서 떨어뜨린 소지품은 용도불명의 칼 한 자루이다.

밤은 더욱 깊어지고 어디선가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환경 운동가인 아빠와 엄마는 이 전화를 받자마자 외출준비를 하고,

손님은 엄마에게 자신이 아이를 재우고 돌아가겠다는 황당한 제안을 하는데..







언어를 갖지 못한 감정은 당신 마음 속 괴물의 먹이가 된다

 

 시에나, 안녕 시에나의 주 내용은 어렸을 때 받은 상처

무심하신 부모님 사이에서 소외되어 자란 시에나는 그 상처로 몇 십년 동안 괴물과 함께 자란다

괴물은 바로 언어를 갖지 못한 감정

그런 괴물을 죽이고 싶어하지만 한편으론 괴물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시에나는

극이 끝날 무렵 비로소 부모님께 '관심을 달라'라고 소리치며 괴물을 떠나보내고 어른이 된다


예상했듯이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는 전혀 ! 웃음 포인트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과장된 몸짓, 포즈, 말투로 연극이 진행된다


무심한 부모님을 둔 아이의 집에 시에나가 찾아오는 내용으로 시작되는데

사실은 그 집은 어렸을 적 시에나의 집이었고 아이는 어린 시에나였다

나는 이걸 나중에 깨달았는데 깨닫자마자 이 연극의 내용, 주제 등 모든 게 퍼즐 맞추듯 완성되며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시에나의 기억 속에 있는 달콤한 기억 한 자락이었다

잠들지 않은 시에나를 두고 늦은 밤 부모님은 다친 고래를 돌보러 집을 나서는데

천둥이 치던 그날 밤 시에나는 괴물과 싸우며 집에서 홀로 벌벌 떨고 있었다

늦게서야 집으로 돌아온 부모님은 시에나를 꼭 안으며 '우리 딸, 혼자 두게 해서 미안해'라며 자장가를 불러준다

그 장면이 너무도 달콤해서 깨고싶지 않았다는 시에나

그런 시에나를 보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결론적으로 시에나는 감정에 언어를 가지게 되었지만, 부모님은 시에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해피엔딩이기도 하지만 해피엔딩이 아니기도 한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

부모님이 감정에 언어를 가진 시에나를 한순간에 이해하게 되는 그런 드라마틱한 엔딩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비로소 시에나는 어른이 되었고 어렸을 적 시에나를 떠나보냈다


시에나, 안녕 시에나 ! 하고



너무 오랜만에 괜찮은 작품을 만난것 같아서 정말 행복했다

무대 동선과 연출, 조명, 과장스럽다고 느낀 연기까지 전부 하나도 빠짐없이 부족함이 없었다

내가 이런 깊이있는 연극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윤영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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