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세계로의 초대, 블라디미르 쿠쉬展

글 입력 2015.02.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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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쿠쉬전 (2015.01.19).jpg

블라디미르 쿠쉬 전에 다녀왔다.
평소에 몽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그림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더욱 기대를 품고 한가람 미술관으로 향했다.

IMG_20150205_104800.jpg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인상깊게 본 작품들에 대해 일일히 코멘트를 달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점들 위주로 써 보려 한다.
 
 
우선 블라디미르 쿠쉬의 작품들의 공통점은 기막힌 발상과 창의력이라는 것이었다.
전시를 보기 전에도 그렇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아니나다를까 그의 모든 작품들은 놀랍기만 했다.
 
어떻게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다양한 이미지들이 결합하여 작품이 탄생할 수가 있었을까?
물론 타고난 재능도 있었겠지만, 그가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위하여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하고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전시관 중간 위치쯤에 있는 ‘작가의 방’ 에서는 그의 드로잉을 볼 수 있었는데, 그림에 포함시킬 이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펜으로만 간략하게 스케치해 놓은 것들이었다. 그 모든 이미지들을 수정을 거듭하여 작품으로 발전시켜 나간 것이었다. 그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여러 곳으로 여행도 자주 다녔다고 한다.
역시 가만히 앉아만 있어서는 천재가 아닌 이상 상상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것인가 보다.
저번 학기에 ‘드로잉 기초’ 라는 과목을 수강했었다.
타 전공의 기초과목이었지만, 그 전공으로의 전과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수강하게 된 것이었다.
교수님께서는 ‘평소에 드로잉 노트를 갖고 다니면서, 일상 속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이미지가 떠오를 때마다
기록해두라’ 고 하셨었다.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한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고 해도, 그것은 그 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쉽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꼭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전공 공부에 치여서 결국 한 번도 실천하지 못했는데, 쿠쉬의 드로잉을 보니 후회가 되고 아쉽기도 했다.
 

 
 006.abobe rhe sea level, 66x116.8cm.jpg
보통 빙산의 형태로 알려져 있는 의식과 무의식의 구조를 소라 껍질과 성으로 표현한 게 인상 깊었다.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 보다 친근한 주제라서 뭔가 더 반가웠다.
039.Eye of the Needle.88.7x71cm.jpg
또 이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 - 마가복음 10:25절' 는 성경의 말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이 구절과는 다르게 끝이 보이지 않는 낙타들의 행렬이 바늘구멍을 줄줄이 통과하고 있다.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불가능한 일도 충분히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세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쿠쉬의 작품들에는 거의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이 있었다.
‘나비, 초승달, 다양한 형태의 구름, 바다, 배, 거미와 거미줄’ 등이 그것이다.
이 소재들은 아마 다 중요한 상징이었을 것이다. (오디오 가이드를 들었더라면 그것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을 텐데…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지 않은 게 뒤늦게 후회가 된다.) 그리고 모두 자연물이기도 하고.
 
쿠쉬는 자연물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특히 ‘생물+무생물’ 의 결합을 자주 사용했다.
과일을 악기로, 코끼리 머리를 트럼펫으로, 팽이를 무용수로, 넘어가는 책장을 갈매기로, 남녀를 열쇠와 열쇠구멍으로 표현한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신선한 결합이 바로 관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내는 주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블라디미르 쿠쉬 전에 다녀와서 든 생각을 정리하면 딱 2가지이다.
 
‘환상적이다’, 그리고 ’엄청나게 기발하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소재, 그리고 다양한 색채로부터 신선한 놀라움을 느꼈고, 그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그의 상상력과 노력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상상력은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생기는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아이디어를 붙잡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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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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