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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상처가 흉터가 되는 밝은 밤 [도서/문학]
하지만 언젠가, 그 밤이 밝아지고 밝아져서 밤이었던 것이 아주 흐릿해진다면 어떨까. 정선과 영옥, 미선과 지연이 그러했듯이.
누구에게나 논의의 취향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이때의 논외란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모든 서사와 문법을 무시한 채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마는 것, 그래서 다른 기준이 하등 중요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나의 경우 논외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터놓고 과감해지자면 여자끼리만 지지고 볶는 이야기라면 더더욱 좋아했던 것 같다. 수많은 삶의 궤적을 거쳐온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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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승 에디터
2026.07.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해가 실패한 자리에 들어온 것 [도서/문학]
최은영 단편소설 〈씬짜오, 씬짜오〉
최은영의 단편소설 〈씬짜오, 씬짜오〉는 ‘나’의 가족과 투이네 가족의 관계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배경으로 인해 어그러지는 과정을 다룬다. 익숙하지 않은 외국의 땅에서 서로 의지했던 두 가족은 베트남전이라는 상흔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미묘한 틈을 만들어낸다. 이해할 수 없다면 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상호 이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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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2026.06.1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데뷔 13년 만의 첫 산문집, 최은영을 읽다 - 백지 앞에서 [도서/문학]
데뷔 13년 만의 첫 산문집, 최은영의 『백지 앞에서』 리뷰
최은영 작가가 데뷔 13년 만에 첫 산문집 『백지 앞에서』로 돌아왔다. ‘13년’, ‘첫 산문집’이라는 묵직한 키워드만큼 강렬했던 건 흰 표지였다. 동네 서점 사장님에게 이 책을 건네받은 순간, 나는 갓난아이를 처음 안아 본 사람처럼 어쩔 줄 몰랐다. 너무 흰 탓이었다. 손끝만 스쳐도 금방 구겨질 것 같은, 새하얀 표지였다. 좋은 책의 기본 조건은 비가역
by
임예영 에디터
2026.05.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어느 날 카페가 없어졌다
사라진 카페와 새벽 단상
카페가 없어졌다. 이 도시에서 20년을 넘게 살았지만 친구가 우리 동네로 놀러 오면 어디를 데려가야 하나,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곳을 알게 된 후로는 그동안 굽었던 내 어깨가 판판하게 펴지는 기분이었다. 커피 맛을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도 깔끔한 뒷맛을 느끼게 해 준 아이스 아메리카노, 머금을수록 고소했던 아몬드라떼가 있던 곳. 무엇보다 이곳은 크로플
by
백소현 에디터
2024.05.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인간관계와 성장에 대한 깊은 고찰, '쇼코의 미소' [도서/문학]
단정할 수 없는 관계라는 선
표제작 「쇼코의 미소」를 읽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아릿하고 달큰한 감정이 피어오르던 그때는 단절된 시절 인연들을 불러 모았다.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적절히 풀어놓은 이야기를 통해 나는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우정이란 관계 속에서 느꼈던 모든 소용돌이는 이상한 것이 아니라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책은 「쇼코의 미소」
by
오금미 에디터
2024.05.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덜 무해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길 - 소설 <내게 무해한 사람> [도서]
모두에게 무해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덜 무해한 사람'으로 남을 순 있다.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 있을까. 난 자신 있게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너무 불행하고 무력한 사람이라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고 믿는 건 자기기만이자 오만함이다. ‘상처받은 나’에 취해 타인에게 준 상처를 보지 못하는 자기연민에 빠지는 건, 너무 끔찍하다. 모두에게 무해한 사람은 없다. 그 누구도 공격할 수 없는 둥그런 것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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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민 에디터
2024.04.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오해와 이해 속에서 마주한 현실 [도서/문학]
위 책들에는 완벽한 오해도 완전한 이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끊임없이 오해하고 때론 이해하며 지난날의 가증스러움을 부끄러워하며 사는 보통 사람들이 있죠.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은 상처를 주었던 과거가 있었기에 행할 수 있었어요.
따뜻하기만 해야 할 연말, 저는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었습니다. 아파야만 알아봐 주는 사람들은 때늦은 위로를 건넸지만, 그전의 가혹했던 냉대를 덮을 수 없기에 마음이 착잡했죠. 세상은 점점 차가워지는데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모순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답답했기만 했습니다. '아무도 한 인간의 노력에 주의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인간은 오해로
by
오금미 에디터
2024.03.0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 마지막 응원
소재도 무대도 다르지만 『밝은 밤』, 『완벽한 생애』 두 소설이 전하는 메시지는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너의 잘못이 아니야!" 『완벽한 생애』의 '윤주'가 '시징'에게 차마 전하지 못한 말엔, 『밝은 밤』의 할머니 '영옥'이 손녀 '지연'에게 편지를 읽어 달라며 부탁했던 일엔 이 말이 숨겨져 있다고요. 필자인 저도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2년이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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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미 에디터
2024.02.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쇼코의 미소 [도서/문학]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다시 말해 조금씩 나이가 들수록 관계에 대한 회의가 종종 든다. 카톡 친구는 과거에 비해 훨씬 늘었음에도 마음을 두고 연락하는 친구는 오히려 줄었다. 참으로 많고 다양한 관계가 단절되었고, 그 자리를 유희나 이익을 위한 피상적인 관계가 메꾸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인맥은 늘었음에도 '친구'는 줄었다는 역설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관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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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에디터
2023.10.21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너, 나, 우리의 이야기 -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도서/문학]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계속 나아갈 수 있어)
최은영 작가의 신간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발간되었다. 발간 소식을 모르고 있다가 광화문 역사 걸려있던 홍보물을 보고 그 길로 서점에서 구입해 귀가하는 내내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이번 신간은 책 제목과 동명의 단편을 포함한 7개의 중단편을 담고 있는 모음집이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세 단어로 구성된 짧은 문장의 제목에 매료되어 책을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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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 에디터
2023.08.2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도서/문학]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최은영 작가의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출간되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최은영 작가의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출간되었다. 최은영 작가는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밝은 밤』으로 잔잔한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 감정과 분위기를 세심하게 그려내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신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는 책 제목처럼 희미해서 나를 비추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나만을 비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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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지 에디터
2023.08.12
오피니언
도서/문학
우리가 우리가 되지 않도록
장강명 작가의 「알바생 자르기」, 최은영 작가의 「그 여름」, 황정은 작가의 「양의 미래」를 읽은 후 이 세 작품이 묘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작품들이지만, 내 나름대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고 소설 창작자로서 참고하고 싶은 지점도 발견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세 소설이 지닌 뚜렷한 개성과 장점 우선
by
변정현 에디터
202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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