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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들의 여름의 꿈 - 썸머워즈 [영화]
뜨거운 여름, 디지털 세계의 위기 속에서 발견한 가족과 사랑의 의미
8월, 한여름, 매미 울음소리. 이맘때쯤 꼭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썸머워즈>다. <썸머워즈>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친구네 집에서 다 같이 TV로 봤던 추억이 있는 영화다. 꽤 어릴 때 봤던 영화지만,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여름이 되면 늘 떠오른다. 영화 속 독특한 세계가 어릴 적의 나에게 굉장히 재밌게 다가왔고, 왠지 영
by
김희정 에디터
2026.08.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활처럼 휘어지다 부러진 사람 - 박하사탕 [영화]
영호의 인생을 망친 것은 증권회사 직원도, 도망간 동업자도 아니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봤다.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이 영화가 시간을 거꾸로 배치한 작품이라는 것, 1980년대를 지나온 한 남자의 트라우마를 다룬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의 잊은 채 영화를 봤으니, 사실상 아무런 정보 없이 본 셈이었다. 영화는 1999년, 마흔이 된 김영호가 20년 만의 야유회에 불쑥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한
by
김지현 에디터
2026.08.17
리뷰
도서
[Review] 돌아갈 곳을 저버리지 않았기에 - 오디세이아 [도서]
아주 오래된, 방황하는 인간의 이야기. 불사의 삶을 거절하고 유한한 생의 무게를 짊어지러 돌아온 한 인간의 이야기는, 3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3천년 전에 쓰인 이야기를 오늘 날까지 흡입력 있게 읽어내게 만드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오디세이아'는 그 질문에 나름의 답을 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원전은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임박한 시점에서 시작해, 그의 10년 간의 여정을 회상 형식으로 되짚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작가, 아우구스테 레히너는 이 구조를 과감히 풀어,
by
황지윤 에디터
2026.08.1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시대의 미감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1992년의 지현 씨처럼, 일흔의 할머니처럼, 서촌의 횟집 사장님처럼
저 간판들이랑 SNS 화면이랑 좀 닮은 것 같지 않아? 하루는 누군가 그런 말을 꺼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번잡하고 피로한 형형색색의 간판들을 보며 감상을 나누던 와중이었다. 조잡한 유행어로 만들어진 입간판, 누가 더 크고 요란한지 대결이라도 하려는 듯 건물의 외벽을 잡아먹은 수많은 네온사인과 간판들. 거기에 적힌 글자들은 눈을 어지럽게 했고, 그 글자들
by
김그린 에디터
2026.08.12
리뷰
전시
[Review] 저항마저 소비되는 시대 - 뱅크시 BANKSY : Still Here [전시]
웃음과 풍자로 권력과 자본주의를 비트는 뱅크시. 그러나 그의 저항마저 하나의 브랜드가 된 시대
뱅크시의 작품은 익숙하다. 풍선을 향해 손을 뻗는 소녀, 꽃다발을 던지는 시위자, 무표정한 원숭이.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보았을 이미지들이다.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이토록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부터 흥미롭다. 그래서 뱅크시를 이야기할 때면 자연스럽게 ‘그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B
by
이수진 에디터
2026.08.11
리뷰
PRESS
[PRESS] 캔버스 뒤 숨겨진 영혼의 자화상, 뮤지컬 ‘소년의 초상’ [공연]
'소년의 초상': 여러 겹의 자화상이 포개진 한 장의 그림
뮤지컬 <소년의 초상>은 귀족 가문의 초상화 의뢰를 받은 화가 공방을 배경으로, 그 그림을 실제로 그린 인물이 누구였는지를 둘러싼 이야기를 펼친다. 이 극은 역사에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 간 수많은 여성 화가들의 삶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듯했다. 질문에서 시작한 이 극에 대해, 나 역시 관람 후 이 극의 제목에 대해 역으로 두 가지 의문을 품게 되
by
이유빈 에디터
2026.08.1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AI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도서]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를 읽고 인간과 AI 사이를 생각하다
우리는 AI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하루에도 몇 번씩 AI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누군가는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상을 버티기 위해 대화를 나눈다. 또 누군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AI와 의견을 주고받고, 친구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도서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
by
강효정 에디터
2026.08.08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사라진 공동체와 시대에 대한 애도 (불)가능성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속 애도, 계급/젠더, 가르침/배움, 미래
2026년 4월 12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라이선스 4연이 공연되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대처 정부의 탄광 민영화 정책으로 인해 파업에 돌입한 영국 탄광촌을 배경으로 발레를 통해 꿈을 찾아가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000년 개봉한 동명의
by
이다연 에디터
2026.07.31
리뷰
영화
[Review] 미움의 시대 - 영화 지느러미
영화는 그저 체제에 순응하는 사람들과 오메가를 향해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들만 비춘다. 숨기지 않는 혐오 앞에서 괜히 내가 움츠러든다.
지느러미가 상영된 날은 호우특보가 해제된 직후였다. 중부 지방을 타격하던 비구름이 물러나자 이번에는 동그랗게 한반도를 감싸는 폭염이 시작됐다. 영화를 보러 가는 길에도 가방에는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를 대비한 우산이 들어 있었고 잠깐 걷는 사이에도 기이할 정도로 땀이 흘렀다. 지구가 종말에 가까워졌다는 이야기를 듣기엔, 아니 보기엔 딱 어울리는 날이었다.
by
조수빈 에디터
2026.07.13
리뷰
도서
[Review] 덧없는 삶을 구원하는 과거라는 창고,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 이후’ [도서]
프랭클이 강조하는 핵심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주체적인 '선택'이다.
빅터 프랭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테레지엔슈타트, 아우슈비츠, 다하우 등의 강제수용소에서 3년간 갇혀 지내다 가까스로 생존한 인물이다. 지옥 같은 고통을 직접 겪어낸 그는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아우슈비츠가 있다"라고 말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존재임을 역설한다. 『죽음의 수용소 이후』는 1946년부터 1984년
by
소인정 에디터
2026.07.1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지금'을 만들어준 바람과 사랑 -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공연]
일제시대, 흔들리면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 사람들 곁에 설레는 바람이 분다.
<스윙 데이즈_암호명 A>는 일제 치하의 1945년, 유일형이라는 한 인물이 암호명 ‘A’를 받기까지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실존 인물인 ‘유일한’ 박사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지만, 해당 공연은 한 인물을 무조건적으로 숭배하거나 관객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작품이 아니다. 핵심은 중대한 결심을 내리기까지 개인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지극히 인간적인 변화와 성
by
권혜선 에디터
2026.07.10
리뷰
영화
[Review] 기록되지 않은 시대의 잔향 - 시크릿 에이전트 [영화]
전 세계 평단을 압도한 정치 스릴러
일제강점기를 담은 영화 중 가장 충격적으로 기억되는 장면이 있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 중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과 일본 장교 ’카와구치(박병은)’가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던 중 꽃을 파는 조선 여학생이 카와구치에게 실수로 부딪히자 그가 사과를 하는 학생을 다시 불러 망설임 없이 총을 쏘는 장면이다. 역사 수업에서 듣고 보던 수없이 많은 실존하
by
이상아 에디터
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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