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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방 안에 내려앉은 안개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도서]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애쓸 때면, 안개가 내려앉는다.
책을 펼치자마자 만난 첫 장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회한. 깊은 후회. 수치심과 죄책감, 슬픔을 수반하는 것. 마이라 칼만은 단어의 뜻을 하나씩 적은 뒤, 정물화와 실내화에는 과일이 담긴 그릇과 꽃병, 방 안에 놓인 여러 사물들 사이로 어느 정도의 회한이 숨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몇 장을 더 넘기면 한 남자의 그림이 나온다. 톨스토이다. 그림 옆에는 고
by
김지현 에디터
2026.10.03
오피니언
문화 전반
미술관의 텅 빈 상자: 미니멀리즘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을까?
작가의 손길과 감정을 지우고 '순수한 사물'을 선언했던 미니멀리즘. 그러나 그 텅 빈 상자 속에는 치밀한 규칙과 자본의 브랜드 가치가 꽉 차 있음을 날카롭게 조명합니다.
1. 서론: 미술관에서 마주한 '텅 빈 상자' 현대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갔을 때, 거대한 화이트 큐브 전시장에 덩그러니 놓인 철판 조각이나 네모난 상자들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1960년대 등장한 미니멀리즘(Minimalism) 미술은 "예술은 이래야 한다"는 온갖 장식과 의미를 싹 걷어내고, 오직 '사물 그 자체'와 그것이 놓인 '공간'에만 집중하겠다고 선
by
주아현 에디터
2026.10.01
오피니언
공간
[오피니언] 철학자가 백운시장을 보고 ‘비인간’에 대해 말한 이유 [공간]
가게와 골목, 오래 쓴 집기들은 그대로 있지만 사람의 활동이 멈췄다는 이유로 그 공간은 비었다고 여겨진다. 쓸모를 판단하는 기준도 대개 인간의 필요에 맞춰져 있다. 신유물론은 이 익숙한 시선에 질문을 건넨다. 인간의 삶은 수많은 사물과 환경에 기대어 이루어지고, 그 존재들은 사람이 움직이고 관계 맺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쇠퇴한 시장을 다시 살펴보는 일은 그곳에 남아 있는 존재들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관계의 가능성을 살피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생활용품의 강연 시리즈 ‘시장에 선 철학자’는 백운시장에서 이런 질문을 함께 나누는 자리다. 이곳에서 새로운 활동을 꾸리려면 공간을 어떻게 쓰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떤 관계를 맺을지 생각해야 한다.
시장의 셔터가 내려가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 그곳에는 무엇이 남을까. 가게와 골목, 오래 쓴 집기들은 그대로 있지만 사람의 활동이 멈췄다는 이유로 그 공간은 비었다고 여겨진다. 쓸모를 판단하는 기준도 대개 인간의 필요에 맞춰져 있다. 신유물론은 이 익숙한 시선에 질문을 건넨다. 인간의 삶은 수많은 사물과 환경에 기대어 이루어지고, 그 존재들은 사람이 움
by
신동하 에디터
2026.09.20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정지된 사진, 진동하는 사물 [전시]
사진은 정지된 순간을 붙잡는 매체지만, 이 전시의 아홉 작가는 그 정지를 반복으로 채우거나 결여로 비워내며 '진동'이라는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사진은 원래 진동하지 않는 매체다 사진은 흐르는 시간을 한 장의 이미지로 붙잡는다. 셔터가 열리고 닫히는 찰나, 움직이던 사물은 하나의 상태로 기록되고 이미지는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본래 '진동'과 거리가 먼 매체다. 진동이 두 상태 사이를 오간다면, 사진은 그 운동을 하나의 장면으로 남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홉 명의 사진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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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에디터
2026.07.29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행복의 미장센 - 조르주 페렉, ‘사물들’ [도서/문학]
조르주 페렉의 사회학적 문학 -물질 뒤의 행복을 향해 애처로이 손 뻗는 인간을 그리다.
영화 같은 사랑. 훌쩍 떠난 여행지에서 한눈에 반하기. 첫사랑과 10년 뒤에 운명처럼 재회해 결혼하기. 위험에 처한 나를 몇 번이고 구해주는 우연의 연속. 이런 건 다 영화에나 나오는 거니까, 현실을 살아야지. 그래서 적당히 직장이나 모임에서 인연을 찾는 것이 현실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결혼정보회사가 현실이다. 프로필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내 ‘계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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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린 에디터
2025.06.06
리뷰
도서
[Review] 모든 사물은 무언가를 담고 있다 - 도서 '우리가 인생에서 가진 것들'
초상화 한 점 한 점에 담긴 우리 각자의 인생
‘모든 사물은 무언가를 담고 있다’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싶은 우리 모두에게 그러나, 과연 영화 같은 삶이 행복하기만 할까란 생각을 한다. 가령 ‘체호프의 총’이라는 개념이 있다. 작품의 1막에서 ‘총’이 등장하는 것이 비춰졌다면, 그 총은 극이 끝나기 전에 반드시 발사되어야만 한다는 일종의 문학적 장치이다. 마치 지루한 부분을 잘라내고 압축된 인생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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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에디터
2025.02.03
리뷰
도서
[Review]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재미있는 이유 - 캐드펠 수사 시리즈[도서]
역사와 시점과 상징의 견고하게 활용한 추리소설의 고전
필자는 추리소설 장르의 애독자는 아니다. 오히려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좋은 기회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 6권부터 10권까지, 두께가 상당한 책들을 택배로 받아보게 되었을 때, 첫 감상은 솔직히 말하자면 ‘이걸 언제 다 읽어?’였다. 하지만 첫 책이었던 ‘얼음 속의 여인’을 집어든 순간, 예상보다 훨씬 더 쉽고 빠르게 넘어가는 책장
by
박보경 에디터
2024.11.28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현실과 이상, 그 간극 속 우리들 [도서/문학]
끊임없이 욕망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내려놓은 그 과정이 삶 그 자체다.
[그들은 부자가 되고 싶었다. 자신들이 부자일 줄 안다고 믿었다. 그들은 부유한 사람들처럼 옷을 입고, 바라보고, 웃을 줄 알았을 것이다. 그들은 요령과 그에 필요한 신중함과 가졌을 것이다. 자신의 부를 잊고 과시하지 않을 줄도 알았을 것이다. 으스대지도 않았을 것이다. 풍요로움을 호흡했을 것이다. 그들의 즐거움은 강렬했을 것이다. 걷기를 좋아하고, 빈둥
by
최은지 에디터
2023.12.13
리뷰
공연
[Review] 신나는 소리로 세대를 연결짓다 - 더 콘서트 37.5 [공연]
매력적인 구성으로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 보다 '쉬운' 클래식 공연
코리안 팝스 오케스트라 “심포니로 즐기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코리안 팝스 오케스트라는 단장 김미혜를 중심으로, 2002년부터 클래식에 팝이라는 장르를 접목하여 보다 많은 관객과 함께 즐기기를 목적으로 공연한다. 팝이라고 해서 흔히 아는 외국의 대중 음악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대중 음악인 트로트와 국악을 녹여내 폭넓은 연령대가 함께 자리할
by
강윤화 에디터
2023.11.25
리뷰
도서
[Review] 당신은 어떤 색깔이 되고 싶나요? - 컬러 인사이드 [도서]
I could every color i like
“세상에서 가장 좋은 색은 당신에게 잘 어울리는 색입니다.” - 가브리엘 샤넬, 메종 샤넬 설립자 퍼스널 컬러 검사를 받은 적 있다. 사람은 각자마다 타고난 톤과 색감이 달라서, 가장 잘 어울리는 색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색깔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래서 궁금했다.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깔은 무엇인지. 그 색깔이 무엇이든, 마치 그 색깔의 이미지와 분
by
임주은 에디터
2023.09.19
리뷰
PRESS
[PRESS] 사물과 사람과 이야기의 다정한 술래놀이 - 술래 바꾸기
술래는 주체일까, 타자일까?
김지승의 『술래 바꾸기』는 본문에 앞서 독자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술래는 주체일까, 타자일까? 우선, 이 문장을 쉽게 받아들여보기로 하자. 초등생 시절의 ‘술래놀이’를 생각해볼 수 있다. 혼자 집을 나서 놀이터 몇 군데를 차례로 돌며 제각각의 지형과 구조에 따라 어느 지점에서 뛰어내려야 도망치기에 유리한지, 친구들은 어떤 경로로 이동해 숨었는지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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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지 에디터
2023.07.3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신예슬 - 음악의 사물들 [도서/문학]
악보, 자동 악기, 음반. 3가지 '음악의 사물들'을 통해 바라본 음악.
클래식에 진심으로 빠지게 된 후 처음 실황 공연을 본 날의 감정을 생생히 기억한다. 난생 처음으로 본 클래식 공연은 아니었지만 클래식을 듣는 맛이 뭔지, 어떻게 감상하면 되는지를 익히게 된 이후로는 첫 관람이었다. 예습도 열심히 해 갔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의 공연이었기 때문에 잔뜩 기대했었다. 한껏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단 한음도 빠트리지
by
황연재 에디터
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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