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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PRESS
[PRESS] 나무 살인 사건 보고서 – 오염된 잔 [도서]
나무에서 피어난 완벽한 추리 판타지
자연은 압도적이다. 자연은 자애롭다. 자연은 어머니이고, 자연은 모든 존재를 품는다.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생겨난 산, 바다, 식물 따위를 이르는 말 ‘자연(自然)’. 그들은 때로는 가히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며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아름답고 무궁무진한, 가치중립적인 존재로 묘사되고 또 받아들
by
김혜원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는 자꾸 왼손으로 세상을 만졌다 [영화]
세상은 자꾸 몸의 방향을 바로잡으려 했고, 끝내 자기 방향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하여
오른손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던 아이 “너 생각나서 추천했어.” 친구는 아주 가볍게 영화 〈왼손잡이 소녀〉(Left-Handed Girl, 2025)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제목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오래된 감각 하나였다. 어린 시절 밥상 앞에서 몇 번이고 숟가락을 고쳐 쥐어야 했던 기억. 왼손으로 글씨를
by
최은파 에디터
2026.05.19
리뷰
영화
[Review] 미국 보안관의 잔혹한 소멸 보고서 - 노멀 [영화]
미국 소도시의 절망을 블랙 코미디로 터뜨리다
* 영화의 주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브레이킹 배드>의 '사울 굿맨'으로 유명한 밥 오덴커크는 코미디와 진지한 연기력 모두 입증한 배우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노바디>와 <노바디 2>에 이어 또 하나의 N으로 시작하는 제목 <노멀>까지 추가하면서, 독보적인 액션 커리어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주인공 율리시스는 과거 정식 보안관 시절 발생한 사건
by
채수빈 에디터
2026.04.1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전기 결핍의 세계가 도래한다면 [미술/전시]
일렉트릭 쇼크와 미디어 아트, 공유와 상상의 보고서
전기가 사라진 세계를 상상해 본다. 그 결핍은 과연 우리의 삶을 어디까지 흔들어 놓을까. 전기는 늘 우리 곁에 있다. 아침에 눈을 떠 휴대폰 알람을 확인한 후 뮤직 앱에 들어가 음악을 튼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생성형 AI에게 질문한다.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한다. 화장실의 불을 켜고 끈다. 이런 일련의 행위들은 모두 전기라는 기반 아래 구축되어
by
신영주 에디터
2026.03.2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이 세계는 멋져 보이지만 모두 환상이야 [영화]
멋져 보이는 환상으로부터 탈출한 코렐라인은 통제된 행복보다 불완전하지만 자유로운 삶을 살 것이다.
약속에는 대가가 따른다. 당신은 누군가가 눈에 단추를 다는 대신 영원하고도 완전한 행복을 준다고 약속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불길한 제안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완전함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내포한다. 영화 〈코렐라인〉(2009)은 바로 이 유혹과 선택의 문제에서 시작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대가 헨리 셀릭 감독의 작품으로 흥미로운 스토리와
by
최은파 에디터
2025.11.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람은 떠나지만, 기다림은 계절처럼 다시 찾아온다 [영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계절처럼, 공허 속에서도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1. 영화 <만추>, 기다림과 이별 사이에서 김태용 감독의 2011년 영화 〈만추〉는 이만희 감독의 1966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동일한 제목으로 여러 차례 재해석되어 온 이 작품은, 시대와 배우가 달라져도 여전히 인간의 정서를 반복해서 소환한다. 바로 기다림과 이별의 감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추〉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매해 다시 찾아오
by
최은파 에디터
2025.10.10
리뷰
도서
[Review] 외로운 시대, 끊어진 마음들을 다시 잇는 법 - 외로움의 함정 [도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사회 보고서
그 어느 때보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다. 누구와도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시달린다. 이 역설적인 현실에서 출발한 이완정의 <외로움의 함정>은, 외로움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일종의 사회 보고서다. 저자는 단순한 심리적 고립의 문제를 넘어, 현대 사회의 구조적 맥락 속에서 외로움이 어
by
장유정 에디터
2025.09.29
리뷰
도서
[Review] 미지의 예술 세계로 잠입한 스파이의 보고서 -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도서]
'현대미술'이라는 난해한 세계에 직접 잠입한 저널리스트의 유쾌하고 치열한 현장 보고서
현대미술. 그 이름만으로 낯선 감각이 엄습한다. 사회적으로 아름답다 부르던 것은 진작에 무너지고, 작가의 의도조차 명확히 알 수 없는 추상적 형상들이 캔버스 위를 유영하는 세계. 보통 사람들은 이런 현대미술을 두고 ‘난해하다’, ‘이해할 수 없다’는 평을 내리지만, 이는 결국 ‘모르겠다, 알 수 없다’는 솔직한 고백과 다름 없을 것다. 그러나 나는 현대미
by
최선 에디터
2025.09.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종결의 빈칸이 채운 영화, 현기증 [영화]
현기증의 끝과 종결, 그 사이에 있는 히치콕만의 나선형 모양을 띤 빈칸
1. 영화 〈현기증〉, 어지러움을 넘어서서 관객을 사로잡는 무언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현기증〉은 강렬한 서스펜스와 새롭고 효과적인 카메라 기법을 사용하여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역대 최고의 영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에 필수로 들어가는 시네필들이 사랑하는, 바로 그 영화. 사람들마다 여러 해석을 가지고 그의 영화를 분석
by
최은파 에디터
2025.08.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모든 것은 공하다, 어쩌면 기계마저도 [영화]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천상의 피조물’을 통해 AI과 인간 존재의 의미 변화
사유는 오랫동안 인간만의 것이었다. 창작하는 행위, 기도를 올리는 태도, 깨달음을 향한 수행.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의식과 감정, 한계를 전제한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공지능이 철학적 질문에 답하며, 소설을 쓰고, 설법한다. 사찰의 법당, 목재의 질감은 오래된 숨을 품고, 부드러운 햇살은 먼지를 감싸며 천천히 흐른다. 그 한가운데,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by
오수민 에디터
2025.08.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미완의 삶을 살아내는 모든 어른아이에게 [도서]
미완의 삶을 살아내는 모든 어른아이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창경궁 대온실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그린 이야기다. 이에 ‘대온실’이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여러 서사가 중첩되며 서술된다. 주인공 영두는 창경궁 근처 ‘낙원하숙’에서의 과거를, 창경궁 대온실 공사 책임자인 후쿠다 노보루가 작성한 기록과 지하 배양실에서의 어느 피난민 가족의 사연까지. 각각의 서사가 한 장소에 흘러들어
by
박서현 에디터
2025.08.01
리뷰
영화
[Review] 16개의 곡이 연주되자, 17번의 환호 어쩌면 그 이상의 순간 - 스탑 메이킹 센스 [영화]
Stop Making Sense. 토킹 헤즈가 연주하는 무대 위로 올라서기
나는 많은 악기를 다룰 줄 안다고 자부한다. 어렸을 때부터 다닌 피아노 학원부터 시작해 볼까? 피아노, 드럼, 기타, 플룻,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까지. 이 외에도 지금 당장 유창하게 연주하진 못하더라도 연주법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는 악기도 있다. 그렇기에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Stop Making Sense)》(2025, 재개봉)에서 무대에
by
최은파 에디터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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