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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리뷰
도서
[리뷰] 책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이 전하는 문화예술 접근성의 미래
시각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하는 음성해설을 단순히 화면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는 낭독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음성해설은 고도의 미학적 사유와 정교한 언어적 조율을 거쳐 수행되는 일종의 감각 번역이다. 눈으로 보는 입체의 세계를 귀로 듣는 선형적인 언어의 세계로 이동시키는 이 복잡한 번역의 최전선에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 문화예술 현장의 접근성을 맨땅에서부터 개척해 온 음성해설 작가 서수연이 있다. 서수연의 저서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은 그가 2003년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음성해설을 맡으며 첫발을 내디딘 이래, 약 7,800편의 작품을 거치며 쌓아 올린 치열한 기록이다. 이 책은 한 개인이 개척해 온 독보적인 실무의 역사를 아카이빙하는 동시에, 우리 문화예술계가 마주한 접근성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질문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 글을 열며, 시각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하는 음성해설을 단순히 화면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는 낭독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음성해설은 고도의 미학적 사유와 정교한 언어적 조율을 거쳐 수행되는 일종의 감각 번역이다. 눈으로 보는 입체의 세계를 귀로 듣는 선형적인 언어의 세계로 이동시키는 이 복잡한 번역의 최전선에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 문화
by
신동하 에디터
2026.07.19
리뷰
도서
[Review] 시청각 기호를 온전한 언어로 번역하는 세계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스크린 너머의 장벽을 허무는 음성 해설가의 삶
불편은 경험하지 않으면 온전히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부끄럽게도 내가 타인의, 특히 장애인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체감하게 된 계기 역시 철저히 내가 불편했을 때다. 눈병이 나 안대를 꼈던 날, 한쪽 눈으로 겨우 바라보는 세상은 어지럽고 균형을 잡기도 힘들었다. 인대가 늘어나 통깁스를 했을 때는 두 발로 자유롭게 걷는 행위 자체가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본
by
오금미 에디터
2026.07.1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말 말 말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대하여
나에게는 주기적으로 찾아보는 영상이 하나 있다. 길을 걷던 사람들이 하나둘 멈춰 서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따라 부르기 시작하는 플래시몹 영상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서 합창을 하는 부분을 보면서 이상한 부러움을 느꼈다. 몇 번을 다시 봐도 그 부러움의 정체를 정확히 말로 옮길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다시 보게 되는 것 같다. 지금
by
박지영 에디터
2026.06.15
리뷰
PRESS
[PRESS] 주변부에서 시작된 결단 - 연극 엘시노어 [공연]
연극 <엘시노어>는 왕자의 비극이 아닌, 그 비극을 지켜보던 이들의 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웃음과 침묵, 관계와 결단을 지나 도달한 말하기는 선택의 무게를 끝까지 따라간다.
연극 <엘시노어>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원작으로 삼지만 비극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 대신 성벽을 지키는 두 경비병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왕자도, 복수의 주체도 아닌 이들은 사건의 시작과 끝을 가장 먼저 목격하지만 서사의 중심에 설 수는 없는 인물들이다. 공연은 바로 그 주변부의 시선에서 고전을 다시 바라보며 관객을 익숙하면서도 낯선 《햄릿》의
by
김서영 에디터
2026.01.31
리뷰
도서
[Review] 인간관계도 연습이 필요하다 - 데일 카네기 New 인간관계론 [도서]
인간관계의 원칙을 실천 가능한 기술로 번역한 책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이 담긴 책은 넘쳐나지만, 대부분은 지극히 이상적인 해법만을 고수한다. <데일 카네기 New 인간관계론>은 이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메우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관계의 보편적인 원칙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일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풀어낸다. 이 책이 여전히 고전으로 읽히는 이유는, 인간관계를 이상적 태도의
by
김효주 에디터
2026.01.23
오피니언
음악
[오피니언] 번역이 필요 없는 음표로 건네는 위로 [음악]
혼자 있고 싶은 오후, 이 세 곡은 나에게 조용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누군가의 목소리도, 위로의 말도 필요 없는 그런 시간. 그저 계이름으로 이루어진 소리들이 내 감정을 대신 흘러가게 하는 시간. 때로는 그렇게, 아무 말 없이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유독 힘들고 지친 오후, 사람들의 응원이 내게 닿지 않는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영화도, 내 마음을 보여주는 듯한 음악도 전혀 다가오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그저 혼자 있고 싶은 것이다. 음악으로 힐링을 한다는 것.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가사의 뜻이 전달되는 음악을 듣는다. 때때로 사람들의 이야기와 응원이 힘이 되지
by
김정현 에디터
2026.01.22
리뷰
PRESS
[PRESS] 향의 언어화, 그 섬세한 번역의 미학 - 도서 '명화와 향수'
풍부한 감각적 인식의 세계를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확장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1. 감각과 사유 사이, 평론이라는 매개 인간은 언어를 통해 세계를 재구성한다. 사유와 감각은 서로 다른 차원에 속하지만, 감각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사유 없는 감각은 언어화될 수 없다. 일상에서 우리는 이 둘을 분리된 것으로 경험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를 의도적으로 접속시키는 작업이 바로 평론의 본질이다. 여기서 말하는 평론은 전문적 비평의 영역을 넘어
by
이승주 에디터
2025.12.06
리뷰
PRESS
[PRESS] 웃기고 힙한 할머니 얘기 좀 들어보실라우? -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공연]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 속 장면들이 뮤지컬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그리고 낯선 미국 문화의 장벽을 굳건히 깨부수고 한국적인 감성이 더해진 푸근한 다웃파이어 할머니를 만나고 싶다면,
뮤지컬, 영화 그리고 소설은 창작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뮤지컬이 최초의 원작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하여 영화가 만들어지고 그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뮤지컬이 그 이후에 만들어진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역시 소설 '마담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토대로,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엄청난 흥행
by
이유빈 에디터
2025.10.19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아 반가워라, 가수 스텔라장 x 번역가 황석희 [사람]
두 언어 천재의 만남
전할 수 있는 가장 적확한 뜻으로 언어와 언어 사이를 매개해 주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났다. 언어의 마술사이자 본업 천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가수 스텔라장과 번역가 황석희! 섬세한 감각으로 일상을 노래하며 공감을 일으키는 스텔라장은 불어, 한국어, 영어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싱어송라이터 가수이다. 동화같이 아름다운 음색으로 귀를 황홀하
by
이한별 에디터
2025.09.17
리뷰
도서
[Review] 낯섦을 들여오기 - 영혼 없는 작가 [도서]
다와다 요코 문학의 핵심을 보여주는 산문
다와다 요코의 초기 에세이 <영혼 없는 작가>. 5월에 대산문화재단 행사로 뵈었을 때 모국어를 통해 국가의 폭력성을 감지하고 독일어와 일본어를 오가며 언어의 특성을 통찰하는 여러 인상 깊은 말들을 들었는데, 그때 말씀하신 철학들이 이 오래 전에 쓰인 에세이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그때 강연과 이 에세이집 사이에 내가 읽은 다와다 요코의 소설들(비교적
by
안태준 에디터
2025.09.13
리뷰
도서
[Review] 어? 지박령이다! 재밌는 이야기 하나만 해주세요! - 영혼 없는 작가 [도서]
누구라도 귀신을 만나는 사람은 이 가장 재미난 이야기꾼에게서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
귀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근거 중 하나로 ‘지평좌표계 밈’이 있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귀신이 제자리에 존재하려면 지구의 자전과 공전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귀신을 본다면 무서워하는 대신, “어? 지박령이다! 어떻게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죠?”라고 물어보란다. 너무 과학적이어서 도리어 황당무계하게 느껴지는 이야
by
김지수 에디터
2025.09.12
리뷰
도서
[Review] 문학의 미적 가치와 철학적 사유를 경험하는 시간 - 데미안
데미안은 내밀한 마음의 양식이며, 머릿속에 부유하는 생각들의 실체적인 현상이다.
『데미안』은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다. 당대의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삶의 의미와 자아 성찰의 키워드는 현재까지도 문학의 미적 가치와 철학적 사유를 깊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데미안은 어떤 작품보다도 내밀한 마음의 양식이며, 머릿속에 부유하는 생각들의 실체적인 현상이다. 또한 작품을
by
안지영 에디터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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