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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이 '소원', 아니 '사랑', 제대로 이뤄진 걸까? [영화]
영화 <옵세션>이 사랑을 다루는 방식
#0. 공포라는 장르가 오랫동안 기대 온 문법은 '미지'였다. 크리처, 살인마, 정체를 알 수 없는 타인. 관객이 아무런 정보도 갖지 못한 대상일수록 공포를 조성하기는 쉬웠다. 하지만 이 문법은 어느 순간부터 힘을 잃기 시작했다. 비슷한 구조의 콘텐츠가 너무 많이 쏟아졌고, 이성적 사고에 익숙해진 관객은 더 이상 미지의 존재가 실재하여 자신에게 닥쳐올 것이
by
문경란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지는 순간 [도서]
이해할 수 없어서 더 궁금해지는 사람의 마음
짧은 이야기 하나가 잊고 살았던 기억과 감각을 일깨울 때가 있다. 작가 김서해의 <라비우와 링과>는 그런 작품이었다. 단편소설이라 잠깐의 시간에도 한 사람의 이야기로 들어갈 수 있었고 책을 읽는 동안 오래전의 분위기와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표지에 적힌 문구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내 외로움의 책임을 빠짐없이 묻고 싶어졌다.’ 문장을 읽자마자 사
by
강효정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박멸'이라는 말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 연극 '노인박멸' [공연]
‘노인박멸’이라는 제목은 노인과 노화를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의 모습을 꼬집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안에 있는 노화를 외면하고자 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극은 80대 노인 정복이 나이를 먹으며 인지증을 겪고, 가족들의 돌봄을 받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를 다룬다. 정복을 비롯한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실제 나이와 조금씩 어긋나는 나이의 배역을 연기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이처럼 기저귀를 차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인처럼 얼굴에 밀가루를 바른다. 아이와 노인, 청년의 이미지가 한 몸에 겹치는 이 모습은 노화가 사회 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연극은 성인용 기저귀를 입은 13명의 배우에게서 시작된다. ‘노인박멸’이라는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장면 앞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고 있으면, 한 배우가 머리에 밀가루를 뒤집어쓴다. 얼굴을 새하얗게 만들고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 뒤, “이 사람은 80대 노인입니다.”라고 선언한다. 이후 차례로 중년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얼굴에 밀가루를
by
노미란 에디터
2026.09.15
리뷰
PRESS
[PRESS] 괴담 좋아하세요?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 [도서]
책에서도 특이한 연출을 시도해 볼 수 있다면
3-바번 항목은 거짓입니다. …… 여러분의 주인을 만나보십시오그분은진정한보리심이자인의로써자신의고토를더럽힌여러분바저감싸ㅇㅣ아야ㅗㅠ방,ㅡ, 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 p. 131 공포의 근원은 익숙함의 해체와 관련이 있다. 러브크래프트가 ‘가장 강력한 공포는 미지에 대한 공포’라고 주장할 만큼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이런 와중 나폴리탄 괴담
by
최수인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죄를 덮은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 성해나의 기담집 '인비인' [도서/문학]
친일한 이들의 친족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의 내용이 현재와 맞물리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내게는 <인비인>을 읽을 때가 그랬다. 배우 하영이 방송에서 4대째 의사 가문이라며 자신의 가족을 자랑스럽게 언급하고, 사람들이 증조부인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들춰내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성해나의 기담집 <인비인>을 읽은 독자라면 이 사건을 보며 기시감이 들 수밖에
by
윤선주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에게는 과거, 너에게는 현재 - THE DRAMA 더 드라마 [영화]
어쩌면 사랑은 상대의 과거를 모두 아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가 나에게 현재가 되었을 때에도 이 사람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둘이 하는 것이다.
결혼을 앞둔 찰리와 엠마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커플이다. 특별할 것 없는 두 사람의 관계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서로가 의도하지 않았던 진실과 성격이 드러나면서 작은 문제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영화보다 먼저 시작된 ‘연인 테스트’ 이 영화에서 먼저 흥미로웠던 것은 마케팅 방식이었다. 청첩장 형식의 홍보물부터 메
by
신수빈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혹시, 왓챠피디아 하세요? [문화 전반]
웹서핑하듯 모르는 이의 감상을 즐겨보는 것도 좋고, 알아가고 싶은 이나 친한 친구와 팔로우를 맺고 서로의 취향을 탐색해보는 것도 좋다.
취 향 이 어 떻 게 되 세 요? 네모반듯한 인스타그램 속 취향은 싫고, 무턱대고 블로그에 방문 하자기엔 남의 일기장을 마음대로 펴보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을 알아가 보고는 싶은데, 그냥 뻔한 방법으로는 싫을 때. 그럴 땐 무적의 문장을 꺼내본다. 일명 질문으로 정면 돌파하기 수법.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평소엔 어떤 노래를 듣는지 고개 넘
by
정현승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정말 무서운 건 니키가 아니다 - 옵세션 [영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 이 글에는 영화 <옵세션>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SNS에서 <옵세션>의 클립을 정말 많이 봤다. 짧은 장면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계속 흘러 들어왔는데, 보통 영화를 보기 전에 너무 많은 장면을 접하면 오히려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옵세션>은 반대였다. 클립을 볼수록 앞뒤 맥락이 궁금해졌다. 저 장면 앞에는 무
by
김지현 에디터
2026.09.14
리뷰
PRESS
[PRESS]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밤 - 유령들 [도서]
진솔한 영원을 찾아라.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세사르 아이라의 대표작 『유령들』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그가 고수하는 미학인 ‘앞을 향한 탈주’에 따라 쓰인 유령들. 앞을 향한 탈주란, 개연성과 미리 선정된 플롯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방식을 말한다. 『유령들』에서 눈에 띄는 방식은 ‘역설
by
정예진 에디터
2026.09.14
리뷰
공연
[Review] 각기 다른 음악의 행성을 여행하다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 또 낯선 음악을 따라 음악의 행성을 찾아다니는 페스티벌
음악 페스티벌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물론 좋지만, 평소라면 찾아 듣지 않았을 음악을 우연히 마주하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무대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은 지난해 롤링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된 음악 페스티벌이다. 올해는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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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여행
[Opinion] 가을바람이 불면 걷고 싶은 서울의 문화유산 [여행]
폭염이 지나간 자리, 천천히 걸으며 만나는 서울의 시간
낮과 밤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폭염이 이어지던 여름에는 밖을 걷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무더위가 가시고 나니 낮에도 바람을 쐬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계절이 찾아왔다. 나는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여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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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정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여성의 삶과 노동을 다시 읽기 - 연극 '역행기' [공연]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는 일은, 그 사람이 살아온 경험을 나열하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삶이 어떤 시대와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무엇이 남아 있고 무엇이 지워졌는지를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 연극 ‘역행기’는 여성의 노동과 삶을 수메르 신화와 엮어 풀어낸다.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는 일은, 그 사람이 살아온 경험을 나열하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삶이 어떤 시대와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무엇이 남아 있고 무엇이 지워졌는지를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 연극 ‘역행기’는 여성의 노동과 삶을 수메르 신화와 엮어 풀어낸다. 수메르 신화 속 여신 인안나는 지하 세계를 정복하려다 저승의 여왕이자 자신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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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란 에디터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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