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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열흘간의 동거
따뜻하고 든든한
언니가 여행 가있는 동안 강아지를 잠시 맡아주기로 했다. 코코(넛), 만 3살, 흰 말티숑, 식탐이 많음. 일하기 시작하며 이사한 내 자그마한 둥지는 7평 남짓한 원룸인데, 나름 혼자 살기엔 좁지 않다고 생각했건만 역시 맹견과 함께하기엔 확실히 좁았다. 내가 좁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 하얀 친구가 뛰어다닐 공간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도 배
by
이주연 에디터
2023.12.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어중된 글에게 바칩니다 [도서/문학]
청춘유감 리뷰
“나는 도망치는 데 선수였다. 실패하는 미래를 너무 많이 상상한 나머지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망한 기분이 들어 때려치우기 일쑤였다. 작게 성취하고 금방 버렸다. 전부를 걸지 않았고 조금씩 투자했다. 답이 안 보이는 곳에서 열을 내지 않았고 이 길이 아니다 싶으면 금방 선회했다. 완강한 거부에는 매달리지 않았고 쉽게 포기했다. 영화도, 소설도 그렇게 내던졌
by
이세연 에디터
2023.12.3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애틋이 여길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바르샤바, 그리고 쇼팽, 블루노트
지나고 보면, 전혀 뜬금없는 것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게 되는 순간이 있다. 시간차를 두고 찾아오는 가벼운 깨달음 같은 것들. 깨달음이라고 하니 어딘가 거창해 보이는데, 사실 좀 더 러프하게 말하자면 일종의 의미부여라고도 할 수 있다. 가령 올 여름 대전에서 본 영화와, 보름 전 홍대 소극장에서 본 공연 사이의 연속성을 소심하게 주장해본다든가. 지난 7
by
황수빈 에디터
2023.12.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가망없는 사랑에게 쓰는 편지
내 첫사랑아. 내내 행복하길.
* 이 글은 사실과 픽션이 합쳐진 짧은 팩션(Faction)입니다. * 팩션(Faction):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단어로, 사실에 근거에 재창조된 장르의 일종 그때 그 시절, 고등학교 1학년 때의 나 언제부터였을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중학교 때였던 것 같아.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이 참 많은 사람인데 왠지 너를 바라보고 있
by
김인규 에디터
2023.12.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피어싱, 귀에 새기는 소박한 일탈
피어싱, 아픈 순간이 아닌 꾸미는 즐거움에서 느끼는 작은 일탈과 같은 나의 취미생활
얼마 전 피어싱을 세 군데나 뚫었다. 사춘기 무렵 귀걸이가 너무 하고 싶어 엄마 손을 잡고 14K 금은방 가게에 가 귓볼을 뚫은 게 십여 년 전인데 연골 피어싱이라니. 누군가에겐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이 행동이 내겐 큰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다. 티브이에 보면 가수, 연기자들은 한 두 개씩 꼭 귓바퀴, 이너컨츠, 아웃컨츠 등 피어싱을 하고 있다. 한때 ‘
by
최아정 에디터
2023.12.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드라마를 쓴다는 것 ①
6개월간의 드라마 기초반을 수료하고 ①
드라마를 쓰기로 결심하다 12월,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6개월간의 방송아카데미 드라마 작가 기초반을 수료했다. 지금 생각해도 무모한 결정이었다. 6개월간 매주 토요일 3시간씩 수업, 집에서 왕복 2시간 거리인 데다 자잘한 과제들과 마지막에는 합평을 위한 단막 1편 완성까지. 강요는 아니라지만 비싼 수강료를 내는 마당에 누가 완성하고 싶지 않을까. 지금
by
주혜지 에디터
2023.12.2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유튜브 뮤직 2023 Recap 살펴보기
2023년 뭐 들었지?
12월 중반부터인가, 유튜브 뮤직에 "2023 Recap"이라는 플레이리스트가 떠서 보니 2023년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들을 모아준 것 같았다. 찬찬히 훑어보니 한 두세번 들은 노래도 들어가 있어서 해당 알고리즘에 적잖은 의심이 가기는 한다. 그렇지만 유튜브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지도 모르는 일이니. 김간지와 하현진은 부른다, <그댄 나보다 나를 많이
by
남영신 에디터
2023.12.2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상대의 세계가 궁금해질 때
굴 국밥과 낯선 언어가 담긴 친절한 세계
상대의 세계가 궁금해질 때 연애는 시작된다. 새파랗게 추웠던 어느 겨울날 J를 처음 만났다. 우리는 성수동의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백차와 보이차를 마셨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나는 속도 제한 없이 J의 세계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가 서울에서 구천 킬로 떨어진 도시에 태어나 내 옆에서 차를 마시는 그 순간까지, 그가 살아온 모든 이야기가 궁금해서 견딜
by
최은지 에디터
2023.12.2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삼재(三災)
삼재를 이겨낼 것이다
집에 택배가 와있길래 가져와서 뜯어보니 신년 달력이었다. 아, 벌써 연말이구나. 연초가 곧이구나.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볼 틈도 없었는데, 벌써 2023년의 마지막이다. 온 사방이 캐롤로 가득찼다. 빨간색과 초록색의 장식이 현란하다. 눈도 하얗게 내려 쌓이기도 했다. 한파특보에 시리는 발가락을 오므리며 따뜻한 곳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by
윤지원 에디터
2023.12.24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흔들려도 좋고, 넘어져도 괜찮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상황에도 당신은 아침에 벌떡 일어나 출근을 했고, 또 당신은 장화를 챙겨 신고 질척거리는 진흙밭에 발자욱을 만들며 뛰어다녔습니다.
친애하는 내 사람들에게 포털 사이트에는 매일 버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기사를 한숨에 읽어 내려가야 합니다. 노력 없이 무방비 상태로 마주하면 숨이 턱 막혀 버리기 때문입니다. 세상 소식에도 마음 준비를 해야 하는 요즘입니다. ‘하루하루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 ‘고물가에 안 쓰고 버티는 서민들’, ‘꼰대 소리
by
김민주 에디터
2023.12.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연습이라고 생각하자
이건 전부 어딘가로 이어지는 길 위에 한 점이라고
간만에 집에 혼자 남았다. 가족들은 김장을 하러 할머니댁에 갔고, 나는 나라에서 해준다는 취업상담과 누군가의 졸업공연에 가기 위해 남기로 했다. 아아, 이 고요한 평화. 거실에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티비로 내 취향의 음악을 크게 듣는다. 푹 쉬었으니 이제 운동 갈 준비를 해볼까. 기운을 내려면 뭐라도 챙겨먹어야 한다. 집을 한바퀴 둘러보니 냉장고에는 유통기
by
김인규 에디터
2023.12.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새로운 취미 없음
별거 아니어도 좋으니 새로운 취미가 필요하다
올해는 친구와 무료하다는 이야기를 유난히 많이 나눴다. 팬데믹으로 생활에 제약이 있었을 때는 활동 구역도 범위도 시간도 작게 썼고 몸도 그런 생활에 맞춰졌는데 다시 자유롭게 지내려니 뭔가 허전했다. 이렇게까지 무료한 적이 없었는데, 예전에는 시간을 어떻게 썼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빈 시간이 종종 생기곤 했다. 무료함을 떨치지 못하고 그저 지내고 있던
by
장미 에디터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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