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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무를 들여다보면 無가 보인다 - 이수명, '도시가스' [도서]
무를 사 온다. 뭇국을 끓이자
나는 다섯 살 무렵 재개발 지역으로 이사와, 쭉 그곳에서 살고 있다. 노인 인구가 많았으며 수도권이라기엔 다소 시골 같은 경관을 가진 곳이었다. 주변 친구들 역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투자 목적으로 이사 온 가족이 많았다. 곧 시작될 것이라던 재개발 사업은 매해 이런저런 반대와 이유에 미뤄졌고, 오랫동안 구옥 주택가와 전깃줄이 훤
by
양예지 에디터
2025.08.26
리뷰
영화
[Review] 청춘의 가장 빛나는 순간 - 슈퍼소닉 [영화]
시대의 아이콘 ‘오아시스’를 추억하며
1991년 맨체스터의 한 뒷골목에서 태어난 '오아시스'는 1990년대 영국 음악계를 뒤흔든 거대한 물결이자,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의 청춘을 대변하는 이름이다. 아웃사이더 인디 록 밴드였던 오아시스가 불과 3년 만에 25만 명 규모의 넵워스 공연을 성사해 내기까지의 눈부신 성장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소닉(Supersonic)>이 오아시스의 재결합
by
이소영 에디터
2025.08.2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안녕, 연두빛 - 현대약품 아트엠콘서트 ‘이든 콰르텟 리사이틀' [공연]
툭, 하고 건네온 네 줄의 안부 — 현대약품 181회 아트엠콘서트 ‘이든 콰르텟 리사이틀’ 공연 에세이
1. 버스 - 안녕, 안녕. 눅눅한 피로가 이마 위에 차곡차곡 쌓이면, 잠은 도망가고 관자놀이가 욱신거린다. 눈을 감아도 풀리지 않는 이 거슬림이 결국 두통을 만든다. 언제였더라? 전날 7시 30분에 서초동에서 공연을 보고, 바로 다음 날 또 다른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버스 위였던 것 같다. 입추가 지났다더니 더위는 여전히 기승이고, 부스스한 머리칼은 주체
by
장유진 에디터
2025.08.2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는 문학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 일 포스티노 [영화]
마리오가 발견한 언어의 얼굴
우리는 평소 문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베스트셀러 서점 코너에서 유명 작가의 신간을 사서 단숨에 읽고, 좋은 구절이 있으면 밑줄을 긋고 SNS에 공유한다. 혹은 교과서 속 시와 소설을 시험을 위해 분석하며 단어 하나하나를 해석하는 데 몰두한다. 대부분의 경우 문학은 그저 감탄의 대상이거나 지식을 쌓는 수단으로 소비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문
by
이소연 에디터
2025.08.25
리뷰
전시
[Review] 과거의 감정과 시선을 마주하다 -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미술관 19세기 컬렉션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미술관 19세기 컬렉션 전시를 보며 느낀 점들과 좋았던 부분들, 그림에서 감정을 느끼는 방법
감정을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의 눈을 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심리학에 깊은 조예가 깊은 편은 아니지만, 이 말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눈을 그릴 때이기도 하고, 표정은 억지로 지어낼 수도 있고, 몸짓을 꾸며낼 수도 있지만, 감정에 따라 흔들리는 눈빛까지는 감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by
윤소영 에디터
2025.08.25
리뷰
PRESS
[PRESS] 단절된 의식 속의 증언, 남아 있는 인간 - 도서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그 호흡은 우리에게도 오래 남아, 언젠가 각자의 쇠락을 맞이할 때 작은 등불처럼 빛을 비출 것이다.
할머니를 잠깐 돌본 적이 있다. 그녀는 거동조차 하지 못했고, 말도 거의 하지 않았다. 말을 하면 쳐다보기만 하시고, 대답을 하지는 않으셔서 할머니가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내가 할머니의 상태에 대해서 아는 사실이라고는 뇌에 문제가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 모습은 마네킹 같았다. 표정도, 말도, 움직임도 없이 앉아 계셨다. 그러나 엄마와 함께
by
이승주 에디터
2025.08.24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아픔이 화음으로 승화될 때 - 아트그룹 ‘화음’ 김현진 대표
평화와 치유의 의미를 담아 긴 시간 동안 폭격과 총성으로 고통받던 마을의 이야기를 국악으로 전달하고자 해요.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지금은 평화로운 마을이지만 2005년까지만 해도 일명 ‘쿠니사격장’이라 불리던 미 공군 사격장에서 나는 폭격 소리로 조용할 날이 없는 곳이었다. 1955년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주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어진 사격장은 이후 50여 년간 소음과 오폭 사고로 매향리의 주민들과 자연환경에 큰 피해를 입혔다. 주민들의 오랜 투쟁 끝에
by
김소원 에디터
2025.08.24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웃을 힘을 잃지 않는 것 - 실소: 네가 웃을 수 있다면 [드라마/예능]
유쾌한 여자 주인공과 냉정한 남자 주인공의 재밌는 로맨스
가끔은 이유 없이, 그냥 막 웃고 싶을 때가 있다. 머릿속은 복잡하고 몸은 지쳐 있는데, 그럴 때 나를 살려주는 건 뜬금없는 웃음이다. 그래서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옛날 무한도전 클립을 보기도 하고, ‘웃찾사’, ‘개그콘서트’ 같은 추억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다시 찾아보기도 한다. 그러면 화면 속 웃음소리에 나도 모르게 따라 웃게 되고, 잠시 동안은 그냥
by
김소연 에디터
2025.08.24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민소매의 외출 [사람]
'가려야 마땅한' 삶을 사는 당신, 그래서 나와 닮은 당신에게
사진 출처: Anand Swaroop Manchiraju 7월 막바지의 어느 날, 놀러 온 친구와 수다로 밤을 지새우고 경복궁 근처 소바집에 갔다. 밤을 샌 탓에 충동성이 깨어났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옷장 깊숙이 숨겨뒀던 민소매를 꺼냈다. 유치원 때 이후로 처음 민소매를 입고 집을 나선 날이었다. 친구는 “너 그것만 입고 나가게?”라고 물었고, 난 멋쩍게
by
정영인 에디터
2025.08.2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8월과 초록 : 나의 어거스트 페스티벌 - 랑데뷰 드 라 무지크 페스티벌 2025 (08.20) [공연]
소리와 계절이 겹쳐 흐른 8월의 풍경 — ‘랑데뷰 드 라 무지크 페스티벌 2025’ 감상 에세이
1. 2024의 물빛을 지나 2025의 녹빛으로 — 두 번의 랑데뷰 ⓒ 유진 8월에도 실내악 축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슈만을 주제로 한 2024년 줄라이 페스티벌이 끝난 직후였다. 그땐 인스타그램 알고리즘도 내 편이 아니었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몰랐기에 어떤 클래식 공연을 봐야 재미있을지 감조차 오지 않던 시기였다. 그저 “임동민 바이올리니스트
by
장유진 에디터
2025.08.23
리뷰
PRESS
[PRESS] 기억하는 한,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 치즈 이야기
썩음과 발효, 혐오와 사랑 사이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들
살면서 너무 찝찝한 꿈을 꾼 적 있는가. 지금 기억나는 아주 불쾌한 꿈은 아끼는 파우더를 아주 땀범벅에 냄새나는 사람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써서 짜증이 난 정도다. 그 정도로 내가 꾸는 꿈은 친구들에게 웃고 넘길만한 꿈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치즈 이야기』의 첫 장면은 부모님이 치즈로 변하는 꿈 이야기를 시작으로 독자를 곧장 낯설고 기묘한 감각으로 데려간다
by
박지영 에디터
2025.08.2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비로소 존재가 보이기 시작했다 - 미지의 서울 [드라마/예능]
사랑들은 존재로서 사랑받길 기다리고 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에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던 수많은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약해서 숨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남들이 해내지 못했다고 나도 실패하리라 속단하지 않는 것, 그런 ‘존재적 인정’ 말이다.
▲tvN <미지의 서울> ©tvN 말끔한 기분이다. 잠을 줄여야 할 만큼의 바쁨이 찾아올 때면 잇따라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죄책감 없이 몰아보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예감이 든다. 한계까지 차오른 갈증을 개운하게 넘길 휴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은 참으로 느리게 흐른다. 바쁜 일정이 일단락되고 나면 무엇을 볼까 하는 기대에 입꼬리가 씰룩댄
by
백승원 에디터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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