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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여러 단편소설을 보며 이 소설들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것일까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해봤다. 고향일까, 집일까, 가족일까, 아니면 다른 것일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었지만 거의 다 읽어갈 때쯤 되니 하나로 모이고 있는 듯했다. 고향이건 집이건 가족이건 다른 것이건 그저 내가 ‘나’로서 살아가고 포근하고 편안함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내용인 것 같았다.

   

 

 

벌집과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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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정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쟁이나 강제 이주와 같은 이유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겪는 일이 나온다. 그렇게 일곱 편의 단편소설의 주인공들은 여러 이유로 어려운 삶을 살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또 그 시간 안에 주인공에게 잘해주는 주변 사람 또한 여럿 등장한다.

 

각 단편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안정감을 주는 공간이 없거나 그러한 공간에서 벗어난 삶, 이방인으로의 삶을 살아감에도 주변에 곁을 내주고 마음을 써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등장인물들은 삶에서 힘든 순간을 맞닥뜨려 현재가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나에게 작은 지지나 도움이더라도 주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집과 사람


 

그렇다면 나에게 집이란 어떤 공간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편히 몸을 누일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집 말고도 다른 공간들 중에서도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여럿 있지만 집만하지는 않다.

 

그리고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만큼 어렸을 때의 추억이 구석구석에 녹아 있다. 거실에서는 숨바꼭질을 하다가 깜빡 잠이 들기도 하였고, 복도에서는 넘어지거나 실수로 약이 터진 적도 있다. 내 방과 오빠 방에서도 여러 일이 있었다. 그렇게 집에서 보낸 시간만큼 공간마다 기억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또한 밖에서 집을 떠올렸을 때는 돌아가고 싶은 공간, 편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것에는 집과 같은 공간도 있지만 내 주변 인물들도 있다. 내 친구들은 학창시절 동안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내가 힘들어하거나 고민할 때면 항상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와주려 했었다. 또 내가 좋아하는 걸 기억해서 생일 선물로 사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일이 있었고, 친구들에게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았었다.

  

*

 

책을 처음에 읽을 때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이야기를 모두 읽고 나니 ‘집’이라고 느껴지는 공간을 떠나 낯설고 힘든 공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과 친근하고 다정한 주변인물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구성은 나에게 많은 것을 전달해주는 것 같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낯설고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고, 그 다음엔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 공간은 어디이고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몇 생각을 더 하다가 너무 나아간 것 같지만, 책을 읽으면서 책의 구성에 대해 이해하고 생각하게 하기보다 다 읽고 나서 되짚으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게 하는 것도 의미 있는 구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평소 이런 단편소설이 모여 있는 책은 잘 접해보지 않아서 낯선 구성의 책이었지만 「벌집과 꿀」을 읽으면서 이런 책들만이 나에게 주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를 여러 번 보고 그에 대해서 계속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보는 것을 즐겨했어서 그런지 이번 책을 읽고 각 단편소설의 내용에 대한 생각과 그 단편소설들 사이의 연결에 대한 생각, 왜 이 단편소설들을 묶어둔 책의 제목이 이러한지 등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겠지만, 책을 읽고 나서도 계속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단편소설들을 모은 구성을 가진 책을 더 시도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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