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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Opinion] 사랑과 약점 [사람]
약점이 두려워 사랑하지 않기
어릴 적 물고기를 키웠다. 구피라는 물고기였는데, 집에서도 번식을 곧잘 해서 처음엔 몇 마리에서 시작했지만 금세 수십 마리로 불어나 있었다. 늘 하교하고는 길다란 원통형 어항을 쳐다보는 낙으로 지내기도 했지만 불행은 예고 없이 다가오지 않던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구피들은 떼죽음을 당하였고(지금 와서는 아마 전염병 같은 게 아니었을까 생각할 뿐이다) 어린
by
김유라 에디터
2025.12.02
리뷰
도서
[Review] 세 번의 굳이와 암전 - 도서 fin
이 글이 희곡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버렸다.
첫 번째 굳이 이 책을 잘 읽어 보려고 <밤으로의 긴 여로>를 먼저 읽었다. 두 권을 다 읽고 나니 굳이 읽을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애초에 문학이란 게 예술이란 게 다 굳이 굳이 태어난 것들 아닌가. 굳이 읽지 않아도 되었을 만큼 작품이 별로라는 의미의 ‘굳이’는 죽어도 아니다. 유진 오닐의 그 희곡을 읽었든 읽지 않았든, 이 소설의 감상에는 차이가 없었
by
김지수 에디터
2025.12.01
리뷰
영화
[Review] 감처럼 숙성된 가족서사 - 고당도 [영화]
감이 가진 오묘한 속성을 공유하는 게 결국 가족의 의미가 아닐까.
제사상에 반드시 올라가야 하는 네 가지 과일, 대추, 밤, 배, 감이 있다. ‘조율이시(棗栗梨柿)’라는 심오한 이름을 가진 4인조 중에서도 단연 감은 오묘한 매력의 존재감을 지닌다. 감은 숙성 정도에 따라 떪은 감과 단감으로 나뉘며, 그로부터 다양한 파생종이 생겨난다. 초반에는 떫고 덜 익은 감이 점차 숙성되며 달달하고 물렁해지는 점에서 반전 매력을 지닌다
by
소인정 에디터
2025.12.01
오피니언
음식
[오피니언] 제주 맛집 - 이걸 본 당신은 매우 운이 좋다. [음식]
항상 제주도를 다녀오면 좋은 기운을 얻어 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출발과 끝에는 내게 줄 기운이 가득 담긴 한상들이 있었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성산과 세화 안에서 한입 가득 사계절의 맛과 소리를 가득 담아 가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내리 적어본다.
삶에서 나를 찾고 싶을 때 나는 제주도로 떠난다. 진한 녹색의 숲, 내게 키를 맞춰 주는 작은 건물들과 기댈 수 있는 돌담. 자연이 들려주는 맑은 종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푸른빛을 향해 따라가다 보면 투명하게 속을 보여주는 하늘색의 바다와 윤슬까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제주도. 나는 보통 관광보단 맛과 분위기를 즐기러 가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정말 애
by
황수빈 에디터
2025.12.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를 붙잡아보려 한다
2026년에는 그러고 싶다
나는 살면서 무엇을 붙잡고 살아왔나를 오랜만에 생각했다. 이 물음은 몇 년 전 한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자기소개 질문으로 처음 만났다. 정확히는 이런 질문이었다. '무엇인가에 간절해져 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이었는가?' 스물을 넘은 지 얼마 안 됐던 당시에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게 없었다. 8시 30분까지(그보다는 늦은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by
박수진 에디터
2025.12.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자몽 살구 클럽에 초대합니다 [도서]
한로로의 '자몽 살구 클럽'을 읽어야 하는 이유
누군가를 더 잘 알고 싶을 때 찾아볼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희망적이다. 팬의 마음도 그렇다. 더 깊게 알고 싶을 때 다양한 작품이 있다면 우리를 더 강렬하게 이끈다. 한로로의 음악을 들을 때면 늘 여리지만 단단한 새싹의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우리의 숨겨진 마음들을 당돌하게 노래해주는 모습이 만화 속 캐릭터 같다. 소개 할 <자몽살구클
by
김은서 에디터
2025.12.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삶의 아름다움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 [영화]
답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이 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최적의 루트가 되어버린 대한민국. 그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오로지 정답에만 집착하는 우리들의 삶을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비추고 있다. 대한민국 1%가 모인 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 대한민국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에
by
강소정 에디터
2025.11.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완벽히 무너지지 않은 가까운 곳 [영화]
완벽한 낙원은 없을지라도, 완벽히 무너지지 않는 가까운 곳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말 먼 곳 - 박은지 멀다를 비싸다로 이해하곤 했다우리의 능력이 허락하는 만큼 최대한먼 곳으로 떠나기도 했지만정말 먼 곳은 상상도 어려웠다그 절벽은 매일 허물어지고 있어서언제 사라질지 몰라 빨리 가봐야 해정말 먼 곳은 매일 허물어지고 있었다돌이 떨어지고 흙이 바스러지고뿌리는 튀어나오고 견디지 못한 풀들은툭 툭 바다로 떨
by
한소현 에디터
2025.11.30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은 죽었다!” - 예술의 종말에 대한 고찰
박원재 작가의 <예술은 죽었다> 를 통하여 예술을 바라본 관점과 회고록
우연한 기회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최근 예술 쪽 업무에 종사하거나 현직 작가로 활동하는 분과 연락이 닿게 되는 일이 많았다. 다양한 예술 학과를 전공하여 작가와 예술가, 창작자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시리 내 가슴이 다 두근거렸다. 그러던 중 한 작가님의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전공과 상관없이 모두가 예술을 할 수 있다면 좋지만
by
서민주 에디터
2025.11.29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을 사랑한다면 꼭 읽어봐야 할 - 예술은 죽었다 [도서]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가는 누구인가?
수업 중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나요?" 나는 너무 당연하게 "네"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들로 근거를 대야할지 몰라서 망설였다. 나는 모두가 각자만의 예술을 하고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십명이 있는 강의실에서 정리되지도 않은 의견을 내보이기엔 당시에 내 용기가 부족했던 탓이다. 교수님께서는 "누구나 예술을 경험할
by
한우림 에디터
2025.11.29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제 이름은 김그린입니다 [자기소개]
어중간한 우주 속 작은 대양에게
0. 제 이름은 김그린입니다. 1. 사랑이라는 단어는 어떤 때에는 쓰기에 너무 가볍고 또 어떤 때에는 쓰기에 너무 무겁습니다. 돌이켜보면 말로는 입 밖으로 사랑한다는 문장을 꺼내어 발음해 본 적이 없고, 글로는 어쩐지 사랑이라는 단어가 부재한 문장이야말로 사랑이라는 단어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아 줄곧 사랑 이외의 표현을 찾아 헤매곤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
by
김그린 에디터
2025.11.29
리뷰
공연
[리뷰] 할머니의 상상할 자유, 춤출 자유 - 연극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할머니'
완벽한 해결책 없이도 함께 살아가는 것, 그것 자체가 이들이 선택한 연대의 방식이며, 연극이 줄 수 있는 진심 어린 위로다.
1. 파편화된 개인사와 공감 가능한 보편성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는 2막 구성의 작품으로, 1막에서 6명의 배우가 각자의 이름을 단 배역을 맡아 삶의 순간들을 분절적으로 펼쳐낸다. 이 1막의 표현 방식은 두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첫째, 각 장면이 개인적이면서도 공감 가능하다는 점이다. 둘째, 그 장면들이 파편화된 형태로 제시된다는 점이다
by
이승주 에디터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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