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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Opinion] 공기를 마시고 내뱉는 법 [만화]
나기의 삶은 늘 타인의 눈치를 보며 분위기를 맞추는 일의 연속이었다. 불합리한 상황도 참아왔지만, 직장 동료와 남자친구의 뒷담화를 듣고 결국 과호흡으로 쓰러진다. 이후 나기는 SNS와 인간관계를 정리한 채 낡은 아파트로 이사하며 ‘인생 리셋’을 시작한다.
나기의 삶은 늘 타인의 눈치를 보며 분위기를 맞추는 일의 연속이었다. 불합리한 상황도 분위기를 맞춘다는 명목으로 참아왔지만, 직장 동료와 사내 연애 중인 남자친구의 뒷담화를 듣고 결국 과호흡으로 쓰러진다. 이후 나기는 SNS와 인간관계를 정리한 채 낡은 아파트로 이사하며 ‘인생 리셋’을 시작한다. 공기를 읽는다 동명의 실사 드라마에서는 공기를 읽는 장면을
by
김수민 에디터
2026.05.23
리뷰
공연
[Review] 마음에 파란이 인다 - 연극, 너울
내 마음 호수이되 너는 노저을 배 아니라, 새 사랑은 너울처럼 오지 않기를
수요일 저녁이었다. 여전히 퇴근길 4호선 안은 서로의 체온을 오롯이 나눠볼 정도로 밀접했고 알갱이도 실한 물결인듯 우리, 인파에 휩쓸려 혜화로 쏟기듯 토해지다. 그때 내 얼굴엔 표정이 말끔히 비어 있었다. 그저 뒷사람이 앞사람을 밀고 밀고 또 밀리어 개찰구로 토해지기 전까지 나는 아무런 의지도 생각도 없어, 그건 뒷물이 앞물을 그저 따르는듯이 하나의 물결
by
서상덕 에디터
2026.05.22
리뷰
공연
[Review] 사랑할 권리, 사랑의 책임 - 연극 '너울' [공연]
연극 <너울>이 이야기하는 퀴어의 사랑과 책임
나에게 사랑할 권리를 달라 사랑은 자유로운 마음이고 그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자유가 항상 당연한 것은 아니다. 여기 한 커플이 있다. 바닷가 마을에 사는 50대 레즈비언 커플이다. 플로는 질병 후유증을 앓는 벨을 열심히 돌본다. 둘은 아름다운 한 쌍이다. 그들의 삶은 아주 자연스러운 파트너십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함께하기까지
by
김승주 에디터
2026.05.21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이 분노는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가 - 드라마 '성난 사람들' [드라마]
드라마 <성난 사람들>을 통해 살펴보는 분노에 대한 이야기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은 현대인이 마주한 ‘근원적인 화’의 정체를 추적한다. 극 중 에이미와 조지는 서로를 아끼는 부부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심연이 존재한다. 조지는 에이미의 내면에 도사린 어떠한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며, 그 감정을 이성적인 대화와 긍정적인 사고로 ‘해결하려고’ 한다. 반면 에이미와 지독한 도로 위 난투극
by
김승주 에디터
2026.05.19
리뷰
공연
[Review] 너와 우리의 물결 - 연극 너울THE SWELL
세 여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감정의 너울. 잔잔하다가도 격해지는 그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펼쳐내는 작품이다.
"내 심장이 너울거려, 너 때문에"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였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지만, 맥락을 알고 있었기에 왜 그 단어를 꺼냈는지 바로 이해됐다. 무언가 울렁울렁거린다는 것, 물결친다는 것, 요동치고 있다는 뜻이겠지. 역시나, 넓은 물에서 크게 움직이는 물결이라는 뜻이었다. 상대에게 그런 마음을 느꼈다는 건 참으로 큰 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
by
김정현 에디터
2026.05.15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신이 주신 긴 휴식, 롱 베케이션 [드라마/예능]
여름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때가 꿈만 같이 느껴질 정도로 아득하다. 타고나길 겨울에 시들시들해지는지라, 한겨울이 오면 그렇게 난감해졌다. 추위가 지독해지면 억지로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을 찾아 닥치는 대로 폭식하기도 했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미덕인 걸 알고 있지만, 고작 네 개 있는 계절 중에서도 편식을 일삼으니 그냥 ‘줏대 있게 하고 싶은 걸 했다’고 잘 둘러대고 싶다. 그런 이유로 에디터는 한겨울에 처음 접하게 됐지만, 대게 많은 사람들은 초여름을 맞으며 이 작품을 찾는다. 5월, 녹음이 푸르고 이제 곧 반소매 하나 입어도 춥지 않은 날씨가 전국을 덮칠 것이다. 그럼 또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온과 습도가 우리를 괴롭힐 테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이 무더위가 이어질 테지만… 그래도 괜찮다. <롱 베케이션 ロングバケーション>(1996)의 계절이 돌아왔으니까. 야마구치 토모코,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1996년 작 일본 드라마 <롱 베케이션>은 방영 당시에도 일본 국내는 물론 한국에도 일명 ‘롱베케’ 열풍을 일으켰던 화제작이다. 인생에서 뭘 해도 안되는 시기인 ‘롱 베케이션’을 지나고 있는 두 사람, 세나(기무라 타쿠야분)와 미나미(야마구치 토모코)가 우연한 기회로 한 집에 살게 된다. 90년대 일본 문화와 당시 남녀의 애정 문화를 가벼운 초여름 향기를 통해 담아낸 드라마는 당시에는 전반적인 공감을 자아내며 인기를 모았고, 30여 년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때의 추억과 아름다움을 즐기는 시청자층에게 사랑 받아오고 있다. 겪어본 적 없는 30년 전 도쿄의 여름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찌질한 시기를 맞은 두 청춘이 서로에게 닿을 듯 말 듯한 사랑을 건네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때의 여름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미나미는 ‘미스 재팬’이 아닌 ‘미스 나가라가와쿠다리’ 출신으로 모델 생활을 이어왔지만, 31살이라는 나이와 변변치 않은 경력에 부딪혀 생활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결혼식을 앞둔 당일, 신랑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도망가 버렸다. 일본의 전통 혼례복을 입은 미나미가 급하게 약혼자였던 아사쿠라와 그의 룸메이트 세나가 함께 사는 집으로 찾아가지만, 이미 약혼자는 다른 여자와 함께 짐을 싸서 없어져 버린 지 오래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세나와 미나미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세나는 일본예술대학에서 졸업을 앞둔 24살 피아니스트로, 콩쿠르에서 연신 미끄러지며 피아노 학원 강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연주에 감정이 부족하다’라는 평을 받으며 꿈에 대해 좌절하고 고민하던 순간 미나미를 만났다. 갈 곳 잃은 미나미가 무작정 세나의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되면서, 찌질한 두 청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짝이 맞지 않은 빈티지 유리잔에 와인을 따라 마시고, 모델 일을 그만두고 지원하는 면접에서 족족 떨어지는 미나미의 털털하고 진솔한 모습. 특히 나조차도 나를 확신하지 못하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면접에서 떨어져 있는 그대로 흔들리는 모습의 미나미가 저릿한 마음 한편을 내비치는 장면은 세나를 비롯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피아노를 그만두려고 하는 세나의 등을 콩쿠르 쪽으로 다시 밀어주며 넥타이를 사주는 순간에도 그렇다. <롱 베케이션>은 세나와 미나미 외에도 세나가 짝사랑하던 대학 후배인 료코와 미나미의 남동생 신지가 함께 엮여 복잡한 애정선을 만들어내며 청춘남녀의 초여름 무더위 같은 사랑을 잘 드러냈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받쳐줄 수 있는 존재를 짝으로 맞이하게 되는 결말은 ‘롱 베케이션’을 끝낸 청춘이 궤도에 진입하는 모습을 그려낸 것만도 같다. 신지: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사람은 날개가 있어. 날개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날고 싶어도 못 날아. 미나미: 아니야. 세나씨는 세상에서 제일 큰 날개를 가졌어. 신지: 그런 건 사랑 고백이야. -9화, 신지와 미나미의 대사 중. 2026년은 ‘역대급 여름 더위’가 예상된다고 한다. 아마 질기도록 덥고 뜨거울 것이다. 언젠가 우리에게 찾아올 ‘롱 베케이션’처럼, 혹은 지금을 지나고 있는 순간이 ‘롱 베케이션’인 것처럼. 길을 영영 잃은 것처럼 방황하더라도 괜찮다. 초록의 계절에 힘입어 조금 헤매는 것조차도 오늘의 과업이라고 착각해 볼까. 길고 긴 ‘롱 베케이션’에서 비로소 서로를 만난 세나와 미나미처럼, 내게 맞는 길을 찾을지 모를 일이다.
여름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때가 꿈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득하다. 타고나길 겨울에 시들시들해지는지라, 한겨울이 오면 그렇게 난감해졌다. 추위가 지독해지면 억지로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을 찾아 닥치는 대로 폭식하기도 했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미덕인 걸 알고 있지만, 고작 네 개 있는 계절 중에서도 편식을 일삼으니 그냥 ‘줏
by
정현승 에디터
2026.05.0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사실 우리 모두 '어른이' 아닌가요? [문화 전반]
회사에서 엄마 보고싶은 사람 ?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다. 학생이란 정체성을 품고 산 지가 20년이 넘었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돌연 일꾼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동안은 내가 ‘잘’하면 되는 주요 역량이라곤 공부뿐이었다. 수업 시간이 되면 앉아서 수업을 듣고, 과제를 제시간에 내고, 시험을 치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기업에서 노동하는 사람이 되니 지금껏 학생으로서 경험한 것들과는 성격
by
김하은 에디터
2026.05.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데뷔 13년 만의 첫 산문집, 최은영을 읽다 - 백지 앞에서 [도서/문학]
데뷔 13년 만의 첫 산문집, 최은영의 『백지 앞에서』 리뷰
최은영 작가가 데뷔 13년 만에 첫 산문집 『백지 앞에서』로 돌아왔다. ‘13년’, ‘첫 산문집’이라는 묵직한 키워드만큼 강렬했던 건 흰 표지였다. 동네 서점 사장님에게 이 책을 건네받은 순간, 나는 갓난아이를 처음 안아 본 사람처럼 어쩔 줄 몰랐다. 너무 흰 탓이었다. 손끝만 스쳐도 금방 구겨질 것 같은, 새하얀 표지였다. 좋은 책의 기본 조건은 비가역
by
임예영 에디터
2026.05.0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러브픽션: 사랑은 나를 위한 소설이 아니야 [영화]
이상주의적 남자와 솔직당당한 여자의 만남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나는 가끔 사랑의 품사가 명사인지 동사인지 헷갈린다. 사랑은 행위일까? 아니면 고정된 대상에 대한 정의일까? 연애하는 동안 내가 사랑을 하는 건지 사랑인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채워지고 싶어서 연애를 시작한 건데, 자꾸만 마음을 비우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던 참에 2012년 개봉한 영화 '러브픽션'을 보
by
전주현 에디터
2026.05.02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코르티스의 지양과 지향 사이 [음악]
신호등이 바뀐 순간, 선 밖으로 시작된 초록빛 질주
COLOR OUTSIDE THE LINES 2025년, 빅히트 뮤직에서 6년 만에 신인 보이 그룹이 등장했다. 바로 '코르티스(CORTIS)'다.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이은 3번째 그룹인 코르티스의 데뷔 앨범은 발매 35일 만에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 1억 회를 달성하며 혜성처럼 차트를 점령했다. 코르티스(CORTIS)라는 그룹명은 'C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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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주 에디터
2026.05.02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요란한 제목만큼 요란한 연극 '김치찌개 웨스턴 : 밥주걱과 45구경 권총의 결투' [공연]
그리고 물이 모든 걸 덮어버렸습니다.
* 본 리뷰는 연극 <김치찌개 웨스턴 : 밥주걱과 45구경 권총의 결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PLAY'라는 단어가 일러주듯, 연극의 근본적인 속성은 '놀이'에 있다. 연극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한바탕 놀이다. 사실 무대가 없어도 괜찮다. 어린 시절 자주 즐기던 소꿉놀이는 어쩌면 우리가 최초로 경험하는 연극일지도 모른다. 연극이 다루는 놀이
by
손현진 에디터
2026.05.01
리뷰
도서
[리뷰] 웨인 케스텐바움의 '굴욕', 그 오염된 렌즈로 '서브스턴스'의 몸을 읽다
웨인 케스텐바움의 에세이집 『굴욕』은 2026년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었다. 시인이자 비평가인 케스텐바움은 시, 소설, 영화, 미술, 음악을 넘나들며 활동해 왔다. 그는 이 책에서 굴욕을 개인적이고 신체적이며 외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으로 규정한다. 굴욕의 필수조건은 더럽힘이며, 굴욕은 피해자, 가해자, 목격자의 삼각관계를 전제한다. 그는 굴욕이 고갈되는 동시에 축적되고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고 분석한다. 그의 핵심 비유는 굴욕을 더러운 안경에 빗댄 것이다. 이 안경은 세계를 굴욕의 색조로 필터링하고, 그 필터링은 몸의 표면에서 실현된다.
# 글을 열며, 웨인 케스텐바움의 에세이집 『굴욕』은 2026년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었다. 시인이자 비평가인 케스텐바움은 시, 소설, 영화, 미술, 음악을 넘나들며 활동해 왔다. 그는 이 책에서 굴욕을 개인적이고 신체적이며 외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으로 규정한다. 굴욕의 필수조건은 더럽힘이며, 굴욕은 피해자, 가해자, 목격자의 삼각관계
by
신동하 에디터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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