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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Opinion] 당일 아침에 구매한 비행기 티켓, 제주 동쪽 여행 [여행]
번아웃으로부터 도망친 곳에 제주도가 있었다
도망치듯 시작된 여행 작년 11월의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시험도 과제도 다 끝나지 않았던 학기 중이었지만 지금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대책도 없이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티켓을 구매한 뒤 침대에서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했다. 짐을 얼마나 챙겨야 할지 고민했다. 돌아오는 티켓은 사지 않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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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수 에디터
2026.07.17
리뷰
PRESS
[PRESS] 둥글고 말랑말랑한 상실 - 지상의 밤
상실 이후 나아가는 말랑하고 독특한 희망의 소설
우리는 마음을 끝낼 때 ‘접는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접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종이를 접었다 펼친 뒤에도 자국이 남듯, 사랑한 것이 사라진 뒤에도 사람은 함께 사라지지 않는다. 임선우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지상의 밤』에는 각기 다른 상실을 통과하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연인과의 이별부터 가족의 죽음, 반려동물과의 작별, 멀어진 친구와
by
오수민 에디터
2026.07.15
리뷰
영화
[Review] 열 길 물속은 알아도 – 영화 ‘파리의 사생활’
정신 상담사의 정신 분석하기
<파리의 사생활>은 파리에 사는 정신과 의사 릴리안이 9년간 담당한 ‘폴라’라는 환자의 죽음을 인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 심리학이라는 분야는 중요한 요소이다. 친절하게 토킹 헤즈의 노래 ‘싸이코 킬러’로 시작하는 데서도 알 수 있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심리 상담이라는 직업 자체가 릴리안의 중요한 특성이자 삶의 일부로 등장했다는 점에 더
by
류나윤 에디터
2026.07.14
오피니언
만화
[Opinion] 나를 돌보는 연습 - '산과 식욕과 나'가 건네는 한 끼의 시간 [만화]
나를 돌보는 연습 ― 『산과 식욕과 나』가 건네는 한 끼의 시간
『산과 식욕과 나』는 평범한 회사원 히비노 아유미가 주말마다 홀로 산을 오르고, 직접 가져온 재료로 산에서 요리를 해 먹는 일상을 그린 만화다. 특별한 사건도 없다. 매 화는 산을 오르고, 풍경을 바라보고, 따뜻한 한 끼를 만들어 먹는 하루를 담담하게 따라간다. 이 작품의 주인공 아유미는 자신을 '아웃도어 걸'이 아닌 '여성 단독 등산객'이라고 소개한다.
by
곽한별 에디터
2026.07.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랑을 말하는 방식 [영화]
같은 프레임 안에 있지만 서로 다른 빛을 받는 두 사람은 이미 다른 세계의 사람이다.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다소 엉뚱했다. SNS를 보다가 "인생 영화가 《드라이브》라고 말하는 남자는 한 번쯤 경계해 봐야 한다"는 농담을 접했다. 왜일까. 이 작품이 그런 밈의 주인공이 된 이유가 궁금했다. 《드라이브》는 자동차 액션보다 침묵이, 총격전보다 시선이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불필요한 설명을 덜어내고 빛과 색, 음
by
신수빈 에디터
2026.07.13
작품기고
The Artist
[Labyrinth] 스러져 섞이는 일
요새의 고민, 스러짐에 대한 고찰.
[illust by Y] 급하게 환경이 바뀌어가는 요즘이다. 그 환경에 섞이는 동시에, 스러지는 느낌이 든다. 원래의 나는 점점 사라지고, 사회가 요구하는 '나'만이 남게 되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요즘이다. 체리필터의 'Happy Day'에서는, '작은 일에도 날 설레게 했던 내 안의 그 무언가는 어느 별에 묻혔나'라는 가사가 있다. 삶은 전부 그
by
윤소영 에디터
2026.07.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쇼하키모프 씨, 성이 움직여요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는 선 위에서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리뷰
핀란드가 하늘에서 내려와 머리 위에 닿았다. 처음 겪는 방향이었다. 소리가 진작에 천장 아래까지 올라가 '우르릉 쾅쾅' 무언가를 끼얹고 있었다. 나는 온갖 빛 번짐에 뒤늦게 고개를 번뜩 들었다. 고작 내 손안에서만 붙잡히던 선은 어느새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물었다. 교향곡이 왜 좋으냐고. 그때부터 오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세계를 살아가는 방법 [영화]
은은히 달콤함이 감도는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어릴적, 이루어지길 바랐던 터무니없는 소원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그런 아이들의 순수한 믿음과 소원에서 출발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아낸 영화다. 기적을 좇는 아이들 영화는 분화하는 화산 때문에 쌓인 방바닥의 화산재를 닦는, 영화의 주인공, 코이치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코이
by
이수아 에디터
2026.07.12
오피니언
공간
[Opinion] 사색을 위한 서랍 속에서 [공간]
왜 굳이 거기까지 가서 노트북 작업을 해야 하는 건데?
가족과 함께 사는 나에겐 집에서 조용히 무언가에 집중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거실에서 TV를 보시는 아빠, 오늘 친구와 있었던 일을 들어달라며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동생, 세탁기에 넣을 빨랫감이 있는지 집안 곳곳을 탐색하시는 엄마.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여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겨우 집중을 시도해 본다. 그러다가 밥도 먹고 침대에 잠깐 누워본
by
방지수 에디터
2026.07.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심해에 가라앉은 고래의 외침, ‘더 웨일’이 말하는 진정성의 무게 [영화]
영화 <더 웨일>이 우리에게 묻는 것: 당신은 지금 솔직한가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더 웨일>의 주인공 찰리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은둔형 인물이다. 거동이 어려울 정도의 초고도비만으로 건강이 악화된 그는 죽음을 앞둔 마지막 일주일 동안,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진심을 하나둘 꺼내놓는다. 좁은 집 안, 단 일주일이라는 제한된 시공간 속에서 영화는 우리를 끝내 외면할 수
by
최수경 에디터
2026.07.06
리뷰
도서
[리뷰] 내 인생의 결말을 내가 정할 권리, '피날레'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은 일흔 살의 루이즈 부르주아에게 여성 조각가로는 처음으로 회고전을 열었다. 회고전은 보통 경력의 결산으로 여겨지지만, 부르주아에게는 국제적 평가와 후기 작업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1999년, 여든일곱의 부르주아는 《마망》을 공개했다. 어머니의 직조 작업에 대한 기억을 반세기 만에 거대한 강철 거미로 재현한 이 작품은, 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업이 되었다. 전성기가 생물학적 나이에 비례한다는 편견, 회고전을 은퇴로 여기는 시각이 틀렸음을 부르주아는 자신의 경력 전체로 증명했다.
# 글을 열며,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은 일흔 살의 루이즈 부르주아에게 여성 조각가로는 처음으로 회고전을 열었다. 회고전은 보통 경력의 결산으로 여겨지지만, 부르주아에게는 국제적 평가와 후기 작업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1999년, 여든일곱의 부르주아는 《마망》을 공개했다. 어머니의 직조 작업에 대한 기억을 반세기 만에 거대한 강철 거미로 재현한 이
by
신동하 에디터
2026.07.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스스로를 돌봐주고 있나요? - 소설 '카프네' [도서/문학]
깨끗한 방과 따뜻한 음식만으로 사람은 다시 살아갈 수 있다.
독서모임에서 선정한 책이라 읽게 된 아베 아키코 작가의 소설 '카프네'이다. 평소 일본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어느새 소설 속에 푹 몰입해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책을 덮었을 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잔잔한 힐링이 찾아왔다. '카프네'는 포르투갈어로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행
by
한우림 에디터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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