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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반
[Opinion] 다정한 이야기가 소설에서 연극으로 - 뼈의 기록 [문화 전반]
천선란 작가의 소설 <뼈의 기록>이 동명의 연극으로 제작되어 상연되었다.
1. 삶과 죽음을 이해하는 과정 천선란 작가의 「뼈의 기록」은 자이언트북스의 앤솔러지 시리즈, ‘자이언트 픽’인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를 통해 발표된 작품이다. 이후 작가의 소설집인 『모우어』에 수록되어 더욱 많은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를 접한 것도 소설이 먼저였다. 타 소설집에서 「서프비트」를 읽었고 천선란 작가가 전하는 따
by
박서현 에디터
2026.04.30
오피니언
공간
[Opinion] 키 재는 벽, 성장의 기록이자 경험의 완성 [공간]
집 안 귀퉁이의 삐뚤빼뚤한 선들을 통해 신체와 공간이 조우하는 성장의 궤적을 추적하며, 일상의 사소한 기록이 어떻게 아우라를 지닌 하나의 완결된 예술 작품이 되는지 고찰한다.
어릴 적부터 우리 집 벽 한 귀퉁이에는 가족들의 키가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었다. 평소 어떤 거창한 가풍이나 규칙을 강조하지 않으셨던 부모님이었음에도, 우리가 자라나는 동안만큼은 늘 의무적으로 우리를 그 벽 앞에 세우셨다. 연필로, 볼펜으로, 때로는 투박한 사인펜으로. 그곳엔 이름과 날짜, 그리고 층층이 쌓여가는 숫자들이 마치 지질학적인 지층처럼 남았다.
by
서지민 에디터
2026.04.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나를 경영하는 가장 작고도 단단한 예술 - 오늘의 기본 [도서/문학]
기분 좋은 생활을 위한 산뜻한 일상의 질서들이 담긴 소록집
저마다 단정한 일상에 로망이 있다. 햇살이 비스듬히 내려앉은 책상 위, 반듯하게 정렬된 책장과 규칙적인 루틴. 그 정갈한 공기 속에 무심한 듯 놓인 다기 세트에서 찻물이 쪼로록 떨어지는 소리. 나열하고 보면 그리 거창할 것도 없다. 지금의 생활 습관을 아주 조금만 비틀면 손에 잡힐 듯한 풍경이다. 하지만 우린 늘 '너무 바쁘고 지치다'는 말 뒤로 숨으며,
by
오금미 에디터
2026.04.27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우리가 셋로그를 하는 이유 [문화 전반]
우리들만의 온라인 아지트, 셋로그
지금은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다. 눈으로 담던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옮기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나눈다. 이제는 기록하고 공유하는 행위가 특정 세대의 유행을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 만난 사이에도 "SNS 하세요?", "맞팔 하실래요?"라는 질문이 오고 가는 모
by
조은정 에디터
2026.04.26
리뷰
영화
[Review] 초록이 늘 싱그럽지만은 않기에 - 올 그린스 [영화]
초록은 종종, 가장 눈부신 얼굴로 우리를 배신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배신 속에서, 비로소 무언가를 선택할 용기를 얻는다.
누군가는 청춘을 성장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가능성이라 부른다. 더 나은 도시, 더 큰 가능성, 더 눈부신 미래. 우리는 여전히 탈출을 꿈꾸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그 방향은 언제나 비슷하다. 지금 있는 곳을 벗어나는 것. 어쩌면 청춘이라는 단어 자체가 하나의 탈출 서사일지도 모른다. <올 그린스>가 ‘초록’이라는 단어에 기대는 방식은 생명이나 희망
by
오수민 에디터
2026.04.24
리뷰
영화
[Review] 당돌한 불온함이 피워낸 우리들만의 온실 - 올 그린스 [영화]
스스로 삶의 방향키를 돌린 소녀들에게 평범한 순응은 오히려 어울리지 않는다.
코야마 타카시 감독의 영화 <올 그린스>는 우리가 흔히 ‘청춘’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정형화된 푸르름을 거부하고, 생존을 위해 기꺼이 불온해지기를 선택한 소녀들의 대담한 질주를 그린다. 2026년 5월 6일 국내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1999년생 작가 나미키 도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여, 기성세대가 규정한 ‘순수한 청춘’의 틀을 깨부수는 동시에 Z세대가
by
장연우 에디터
2026.04.24
오피니언
공간
[Opinion] 공간의 점유에 대하여 - '브루탈리스트'와 '트랜짓', 그리고 '치뽈라' [공간]
공간의 생산과 소유가 분리된 구조 속에서 영구적 점유는 불가능하나, 그 경유의 과정에서 축적된 주체 간의 정서적 감응은 실존적 흔적으로 남는다.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가 허상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집’이 가리키는 것이 물리적인 거주 공간인지, 자산 가치로서의 부동산인지, 혹은 영혼의 안식처인지 이제는 누구도 확언하지 못한다. 설령 집을 무엇으로 규정하든, 그것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사실만은 매한가지다. 나는 현재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 중인 곳에 살고 있다. 어쩌다 보니 내가 사는 곳을 제외한
by
서지민 에디터
2026.04.23
리뷰
도서
[Review] 이토록 생생한 굴욕 레슨 - 굴욕 [도서]
비판과 자조와 성찰이 한데 묶인 이 시대 굴욕 안내서
웨인 케스텐바움 지음, 김정아 옮김 *웨인 케스텐바움: 미국의 작가이자 문학, 예술, 음악 등 대중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동경과 존경보다 시기, 질투가 더 쉽고 빠르다. 타인의 부진과 실패, 추락과 몰락은 그 어느 것보다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소재이며 그것은 내 일이 아니라는 것에 은연중 가슴을 쓸어내리다 안심하게 되는 묘한 교훈과
by
한세희 에디터
2026.04.23
리뷰
영화
[Review] 저마다의 푸릇함을 지닌 청춘들, 영화 '올 그린스'
심각하게 상황을 이끄는 듯하다가도 가볍고 발랄함을 보여주는 영화
작가 나미키 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올 그린스>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눈부신 미래를 스스로 쥐고자 하는 세 여고생의 작당 모의를 그린 청춘 크라임 무비라고 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 상영하며 호평받은 영화로, 세 사람의 우정과 성장을 강렬하게 전한다. 1. 적법하지 않은 그들을 향한 응원 청춘을 닮은 푸릇함이 가득한 포스터와
by
박서현 에디터
2026.04.2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시간을 붙잡는 기록
오늘을 기억할 한 줄
듬성듬성한 나의 일기장을 본다. 요즘 도통 자의로 글을 쓰지 않는다. 이곳에 글을 쓰는 이유도 8할이 마감 때문이다. 사진과 함께 간략한 글을 덧붙이던 일상 블로그는 어느새 휑해졌고, 개인 블로그 속 일상 게시판에 거미줄이 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적어도 분기마다 결산 게시글을 올리겠다고 다짐해 본다. 본래 천성이 그렇다. 스트
by
백소현 에디터
2026.04.16
리뷰
도서
[Review] 채울수록 허기지는 행복에 대한 고찰,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행복은 목표가 아닌 삶의 과정 속에 만나는 것, 빠르고 효율적인 태도보다 평온한 우아함을 잃지 않는 태도를 갖는 것
우리는 과거에 비해 너무나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닳고 닳은 옷을 입을 일도, 배가 고파 굶주림에 시달릴 일도, 길거리에 나앉아 잠들 일도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의식주뿐만 아니라 우리는 더 다양한 것들을 누리며 살고 있다. 클릭 몇 번으로 배달음식을 시킬 수 있고, AI로 쉽게 답을 얻어낼 수 있으며, 스크롤을 휙휙 넘기며 타인의 삶을 만날 수
by
고지희 에디터
2026.04.1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MZ세대가 일상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법 [문화 전반]
일상의 솔직하고 짧은 기록에 이끌리다
합법적으로 훔쳐볼 수 있는 일기장 월말이 되면, 블로그를 수시로 들락날락하곤 한다. 곧 친구들의 일상 블로그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멀고도 가까운 친구들이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구경한 후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같은 이의 일상이지만 솔직하고 진솔한 코멘트들은 인스타그램과는 분명 다른 재미가 있다. 마치 친구들의 일기장을 열어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by
윤경주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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