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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2026년 3월 25일
3월 25일 강아지를 보낸 기억을 재구성했다
평소 연락을 거의 나누지 않는 오빠에게 “소식 들었냐?”하고 카톡이 왔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예상이 돼서 더 듣고 싶지 않았다. 밀려오는 불안감을 누르고 애써 침착하게 무슨 일 있냐고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오빠는 엄마가 얘기 안 해줬냐고,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했다. 그게 올해 3월 25일이었다. 엄마한테 얘기 못 들었냐는 채팅을 보고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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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에디터
2026.08.19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무뎌짐을 경계 [사람]
글을 쓴다. 무엇에도 냉소하며 지나치지 않기 위해서.
길을 걷다가 빨간 꽃의 화단과 잘 어울리는 빨간 땡땡이 모자를 보았다. 무심코 사진을 찍다가 "이런 작은 우연에 카메라를 든 게 얼마 만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자니 곤란한 요즘이다. 썼던 소재를 오래전 말라비틀어진 막대사탕을 붙든 아이처럼 계속 핥는다. 아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난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는다. “애정으로 글을 쓴다”는 나름의
by
정영인 에디터
2026.08.1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어디에 두어도 그 사람인 사람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공연]
목화솜 같은 소리 사이에서 끝내 흐려지지 않은 것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리뷰'
나는 잠시 잊고 있던, 아직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단어들의 조합을 서서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목화솜을 비껴나가는 날카로운 잎사귀. 파도를 다 제쳐두고 수면 위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사람. 1. 성당과 유머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딱 걸렸다. 이 사람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이다. 진작에 내 생각에 ‘확신’을 얻었어야 했는데. 나는 왜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불안을 누르는 일상이라는 돌
불안할 때 나는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하루 세 끼를 먹고, 운동을 가지.
녹아내릴 것 같이 뜨거운 여름을 떠나보내고. 달궈졌던 아스팔트도 본래의 이성을 찾듯 제법 차게 식어가는 요즘.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던 계절이 반쯤 사라져 가서 그런 건지, 더위로 온통 어지럽던 머리가 말끔해져서 그런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 내겐 너무 익숙한 불안과 걱정이 그것이다. 아무리 떨쳐 내려고 해도 그대로인. 길바닥에 불안과 걱정을 버리고
by
채혜인 에디터
2026.08.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무와 계피 향은 겨울을 일찍 데려온다죠? - 2026 서울시향 시민과 함께하는 광복절 기념 음악회: 베토벤 ‘합창’
낯선 극장에서, 먼저 만난 겨울 - 2026 서울시향 시민과 함께하는 광복절 기념 음악회: 베토벤 ‘합창’ 리뷰
그러니까 세종대극장은 아이맥스 상영관만 같았다. 아직 아이맥스로 영화를 관람해본 적은 없지만, 내가 딱 상상한 만큼, 혹은 그 이상의 넓은 가로형 직사각형이 내 전면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음악회를 다녀와놓고서는 왜 나는 영화를 떠올렸을까? 대부분 예술의전당이나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났던 서울시향을 세종문화회관에서, 그것도 대극장에서 만나게 되니 그 자체로 색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강원도 여름 휴가
행복했던 여름휴가
무더운 여름과 함께 나의 여름휴가가 돌아왔다. 서울에서 쉬는 것보다 강원도에 내려가서 쉴 때 진짜 쉬는 느낌이라 강원도의 휴가를 많이 기다렸다. 내려와서 한 거라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먹고 잠을 잔 거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충전을 잔뜩 했다. 보려던 영화, 읽으려던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이 휴식 덕분에 남은 2026년의 바쁜 일정도 잘할 수 있을
by
김지연 에디터
2026.08.1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재조명 작업 - 13. 단기 속성 바퀴 전문가
단기 속성의 배움은 나를 어디로 인도할까?
[재조명] 어떤 대상의 의의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핌 익숙한 대상과 사건들이 다시 새롭게 보이는 중입니다 이 글은 당연함에 가려졌던 그 가치를 재조명한 작업입니다 무언가를 너무 싫어해도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어떤 대상을 극으로 싫어하는 기운의 가장 끝에 와 있다. 바.퀴.벌.레. 그렇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로 싫어하는 게 뱀도 아니
by
한세희 에디터
2026.08.1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시대의 미감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1992년의 지현 씨처럼, 일흔의 할머니처럼, 서촌의 횟집 사장님처럼
저 간판들이랑 SNS 화면이랑 좀 닮은 것 같지 않아? 하루는 누군가 그런 말을 꺼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번잡하고 피로한 형형색색의 간판들을 보며 감상을 나누던 와중이었다. 조잡한 유행어로 만들어진 입간판, 누가 더 크고 요란한지 대결이라도 하려는 듯 건물의 외벽을 잡아먹은 수많은 네온사인과 간판들. 거기에 적힌 글자들은 눈을 어지럽게 했고, 그 글자들
by
김그린 에디터
2026.08.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일상에서 조난 당하기
발끝에 감각이 없을 때쯤 무릎을 그러안았다. 무릎과 머리를 맞대고 잊었던 이야기를 오래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서 얼마나 더 걸어야 할지 생각한다. 생각이 끝나면 다시 걸어야지.
옆집에 끔찍한 소음공해를 만들던 남자 세입자가 나가고 한 몇 개월 전에 부부가 이사왔다. 집주인한테 듣기로는 신혼부부라는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싸웠다. 빈약한 벽의 두께 덕에 어떤 것으로 싸우는지 대충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대부분이 여자 쪽이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남자가 그럼 어떡하냐며 되받아치는 소리였다. 여자는 대부분 혼자 집에 있는
by
조수빈 에디터
2026.08.08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여행은 약탈과 모순에 의거하여
이렇게 모순된 감정도 여행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실뱅 테송의 말처럼 여행이 약탈이라면 여행은 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으러 떠나는 것이다. (중략)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 김영하, 『여행의 이유 (개정증보판)』
by
손가인 에디터
2026.08.0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분홍은 없는 색
분홍색은 사실 없는 색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이 일곱 빛깔이 하늘에 보이는 순간 우리들은 환호한다. 카메라를 하늘에 향하기도, 가던 길을 멈추어 멍하니 바라보기도, 일행을 툭툭 치며 손 끝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비단 흔치 않은 일이라 그런 것은 아닐 테다. 누가 보아도 그 일곱 색깔은 누군가가 하늘에 물감을 칠하고 거짓말을 하듯,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 덕에 우리들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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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에디터
2026.08.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의 손글씨 보물상자
편지 모으기
어릴 적 나는 온갖 것들을 수집하는 일을 좋아했다. 조금이라도 내 눈에 예뻐 보인다면 나의 보물 주머니 한 켠에 들어가 한참이고 나오질 못했다. 해변가의 조개와 길을 걷다 만난 예쁜 색감의 돌부터 포장지가 마음에 드는 초콜릿 포장지와 형형색색의 구슬, 심지어 흔들리다 빠진 유치와 아깝게 잘렸던 머리카락도 있었다. 지금 떠올려보면 조금 괴이해 보일 수 있는
by
김유라 에디터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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