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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당신의 집은 어디인가요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 나의 뿌리를 찾아서
고등학교 때 해외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있다. 또래 같아 보이는 학생들이 친구들과 나를 향해 원숭이 소리를 내는 것을 들었다. 순간 당황하여 얼어붙은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 아이들을 그냥 지나 보냈다. 갈 곳을 잃어버린 분노는 내 안에 남아 오히려 나를 괴롭혔다. 밤늦게 숙소에 도착한 나는 새벽 두 시라 분명 자고 있을
by
윤채원 에디터
2023.04.18
리뷰
도서
[Review] 언어 놀이와 동시대성으로 보는 SF - 배명훈 소설집 '미래과거시제' [도서]
언어의 생성과 동시대성의 재현
SF는 무엇을 다루는 장르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손쉽게 ‘과학’이나 ‘우주’, ‘스케일이 큰 세계관’이라고 답하곤 한다. 그러나 진짜 SF의 맛은 우리가 백 퍼센트 이해할 수 없는 자연법칙이나, 아직도 다 밝혀내지 못한 우주의 비밀이나, 행성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우주에서 뛰노는 거대한 세계관보다는 작디작은 것, 우리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된 것, 바
by
양자연 에디터
2023.04.0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이 집 판타지 잘 하네 [영화]
영화관에 걸려있을 때 보세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기묘한 이야기> 시즌4 속 '던전 앤 드래곤' 플레이 ‘던전 앤 드래곤’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진한 판타지의 향기. 몰랐는데 엄청 유명한, 유명한 걸 넘어 RPG의 원조 게임이라고 한다. <기묘한 이야기>에서 하던 게임이 이 게임이라고. 넷플릭스 <아케인>,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등 게임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재밌게 봐서 솔깃했는데
by
신민정 에디터
2023.04.01
리뷰
도서
[리뷰] 이 책을 읽고 당신은 SF에 '빠졈다.' - 미래과거시제
당신은 훨씬 재.밈.다?
한국어에는 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가 있다. 과거 시제 혹은 완료를 나타내거나 그 두 가지를 겸하는 ‘-았/었-’과, 미래 시제를 보이거나 추측·추정·미정을 나타내는 ‘-겠-’이다. 그런데 미래와 과거가 함께 공존하는 시제가 있다면, 그건 무얼 뜻할까? 이 책에선 추측이 아닌 미래 시제와 과거 시제가 합쳐진, 선어말어미 ‘-암/엄-’이 등장한다.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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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에디터
2023.03.3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어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도서/문학]
어쩌면 밤을 기다리는 일은 낮으로부터의 도피일지도 모른다.
가만 보면 난 어둠을 사랑한다. 삶 속에서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어두운 순간들을 떠올려 보았다. 먼저 공연의 암전이 생각났다. 약간 산만한 음성들이 여기저기 울리는 공연장, 노랗게 켜진 객석등은 옆 사람이 보고 있는 휴대폰의 흠집까지 선명하게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공연을 시작한다는 안내 방송이 불현듯 흘러나오고 그 순간 사람들은 분주하게 하던 것들을
by
신유정 에디터
2023.03.28
오피니언
공간
[Opinion] 그래서 전 어디서 살 수 있는데요. [공간]
두꺼바 두꺼바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집 밖에 보이지 않았다. 왼쪽은 오래전부터 봐오던 집, 오른쪽은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하는 집, 뒤로는 아는 사람이 사는 집, 앞으로는 내가 사는 집. 온통 집뿐이었다. 이건 티브이를 봐도 변하지 않는 진리였다. 그런데 왜! 이 많고 많은 집 중에서 내가 살 수 있는 곳은 없냐는 말이다. 이제 막 자취에 입문하는 한 사람의
by
지은정 에디터
2023.03.25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청소년 퀴어 로맨스 단편집 -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 [도서/문학]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사랑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어쩌면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로 이상한 일이다. 온전하였던 ‘나’의 기준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 용납할 수 없었던 일들이 쉽게 용인되는 것, 나의 세계를 뒤엎고 새로운 것들을 빼곡하게 채워넣는 것들, 앞서 언급한 것들은 오직 사랑할 때 이루어지는 특이한 일들이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자아는 외부 세계와 뚜렷한 경계선을 가지고 있다. 외부 세계를 인식하
by
신채은 에디터
2023.03.23
리뷰
도서
[Review] 내 감각에 온전히 집중하다, ‘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의 '감각의 박물학'을 통해 감각의 세계에 빠져보다
나는 500페이지가 넘는 과학 논픽션을 끝까지 읽어 본 경험이 없기에 절반만 읽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과학 논픽션은 나에게 이해와 끈기를 요구한다. 내용을 이해하는 속도가 느리니 책을 읽는 속도도 느려지고, 항상 책의 3분의 1의 내용을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읽으며 어느 순간 내용에 질리게 되어 책을 접게 된다. 이번에는 이러한 점을 극복하고자 <
by
송유빈 에디터
2023.03.19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나도 너무 큰큰해
너무도 간절했던
너무 짧게 있다 가니까 눈이 큰큰해. 처음으로 내가 섬에서 나고 자란 것이 조금은 원망스러웠던 날이었다. 오랜만에 명절을 맞아 부리나케 달려갔을 때였다. 비행기에서 내린 지 6시간은 지났을까. 갑자기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불안감이 엄습해 일기예보를 급히 찾아보았다. 대략 나흘 뒤까지 작은 바람 그림이 떠 있었다. 명절은 물론 연휴가 끝나고도 하루 이틀은
by
이주연 에디터
2023.03.19
리뷰
도서
[Review] 내 진심은 신 포도 - 지나친 고백 [도서]
“내 진심은 아직 덜 익어서 맛이 없는 신 포도야. 안 먹길 잘 했어.”
이 글을 쓰게 되기까지, 정말 얼마나 많이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모른다. 가뜩이나 어떤 글을 쓸 때마다 표현, 문법, 단어, 조사 하나하나까지 검열하다 게슈탈트 붕괴의 호된 맛을 보고 나서야 직성이 풀리는 과민한 에디터에게, 이 책의 리뷰를 쓰는 일이란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었다. 결과부터 말해 보자면, 솔직히, 나는 이 책의 괴짜 상담가 ‘로젠 박사’와 그
by
민정은 에디터
2023.03.1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절벽 먼 곳의 세계로 [도서/문학]
지옥도 신도 참견할 수 없는.
다리가 후들거려 결코 절벽 끝에 서볼 수 없었다. 절벽 끝에 선다는 마음은 기꺼이 허공으로 몸을 던져볼 용기, 혹은 가없는 덤덤하게 아래를 내려다볼 담력을 가져야 한다는 강요의 문제다.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없고, 맞고 틀림도 알 수 없는, 날카로운 벼랑의 위아래로 뻗어 있는 저 말간 하늘은 오로지 절벽 끝에 다다라서야 만끽할 수 있다는 것. 그러므로
by
차승환 에디터
2023.03.09
리뷰
도서
[Review] 비워야 나로 살 수 있다면 - 지나친 고백 [도서]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고백과 우정의 연대기를 담은 책 '지나친 고백'
과감하다고 해야할까 위험하다고 해야할까. 책의 저자인 크리스티 테이트가 전하는 고백들은 말그대로 '지나치다.' 출간과 동시에 이슈와 뜨거운 논란을 낳은 '지나친 고백'은 그도 그럴 것이 개인의 역사, 내밀한 연인과의 관계, 트라우마 등을 담고 있기에 편히 읽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 여자가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그것도 순수 본인의 의지가
by
한승하 에디터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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