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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텃새는 길잃은새를 사랑할까. [공연]
유저시나리오: <나쁜자석> 고든
* [나쁜자석]이라는 연극 속 '고든'이라는 인물의 하루를 상상하며 쓴 유저 시나리오이다. 눈이 떠진다. 여전히 피곤하고, 팔은 욱신거린다. 상체를 일으키고 이젠 속이 울렁거리지도 않는 매캐한 술 냄새를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고개가 툭 떨궈진다. 다시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허리를 반쯤 굽히고 세면대에서 대충 얼굴을 씻는다.
by
변선민 에디터
2025.05.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랑의 시작이 꿈의 시작으로, 귀를 기울이면 [영화]
어리고 풋풋한 사랑의 시작은 꿈의 시작이 되었다.
내 삶에 새로운 것이 들어왔을 때 우리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행동할까. 특히 첫사랑이 마음속에 찾아온다면 어떠할까. 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사랑의 시작이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이야기한다. 책을 사랑하는 소녀 ‘시즈쿠’는 매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다. 어느 날 빌린 책마다 도서 카드에 적힌 ‘아마사와 세이지’란 이름을 발견한다. 자신보다 먼저
by
조은정 에디터
2025.05.26
리뷰
공연
[Review] ‘짬뽕 같은 세상, 웃어나 불자’ 다시 찾아온 광주의 5월 - 연극 ‘짬뽕’ [공연]
5월 광주의 진짜 삶과 현재 진행형의 슬픔을 객석으로 데려오는 연극 <짬뽕>
1980년 5월 광주. 생명이 움트는 푸르른 계절, 광주에선 수많은 삶이 피 흘리며 스러져갔다. 독재에 항거해 민주주의와 정의를 수호하던 대학생과 시민군들은 물론이고, 삶을 영위하는 데만 충실했던 소시민들조차 계엄군에게 무차별적으로 학살 당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하 5.18)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고, 역사에 선명한 흔적을
by
이진 에디터
2025.05.2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ChatGPT와 은밀한 수다 떨기 [문화 전반]
네가 인간이라면 무엇을 사랑할래?
요즘 나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대상은 ChatGPT다. 대화 상대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어떤 질문에도 정성스럽게 대답한다는 점. 업무나 과제 해결 등 실용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정작 내가 가장 오래 GPT를 활용할 때는 수다를 떠는 시간이다. 나는 인간과 챗봇이 어떤 밀도의 대화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지, 단순한 대화를 너머 진정성이
by
박수은 에디터
2025.05.21
리뷰
도서
[Review] 그리고 사랑이 있었다 - 늑대가 있었다 [도서]
인간이 경계를 느슨하게 허물면 자연스럽게 사랑이 온다고.
자연에는 어떤 경이가 있다. 청록의 깊고 넓은 바다나 웅장하게 솟구친 지형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에 쉽게 압도된다. 그러나 자연의 경이로움은 그 거대한 크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 우리는 자연이 선물한 아주 작은 생명, 예컨대 콘크리트 벽 틈을 비집고 수줍게 피어난 민들레나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채 꼬물거리는 작은 생명체에도 금세 마음을 뺏기고 만다. 자
by
차승환 에디터
2025.05.21
오피니언
미술/전시
[오피니언]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인간뿐 [미술]
프리드리히 니체의 <비극의 탄생>으로 본 17-19세기의 인간의 모습
17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살펴본 인간의 모습은, 알을 깨고 나왔지만 다시 새로운 알에 갇히는, 마치 영겁회귀 같은 순환이 반복되는 영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세기마다 던지는 질문의 방식과 그 대상이 각기 달랐지만, 결코 극명하게 대립하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 만날 수 없는 대척점이 아니라 전환의 지점이 있었고, 그 지점에서 인간은 기존의 세상
by
이예린 에디터
2025.05.17
리뷰
전시
[Review] 나의 사랑하는 어른, 아이 - 앤서니 브라운 展 [전시]
좁고 광활했던, 어린 세계
지금은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책벌레였다. 쉽사리 연상되는 그 모습이 과거의 나였다. 방 한편을 가득 메운 책장 앞에 앉아서 하루 종일 책을 보는 애. 무해하고 순진해보이는 그 어린애가 예전에는 익숙했다. 한 살, 두 살 자라고 내게도 의무라는 것이 주어지면서 과거의 모습을 잃게 되었다. 꽤나 이른 나이에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다룰 수
by
서지원 에디터
2025.05.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선물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게 중요하다 [도서]
냉소적이었던 내가 이승우 작가의 <사랑의 생애>를 읽은 후 든 생각
“나한테 정말 문제가 있나 봐.”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의 주인공 테드가 문득 충격적인 얼굴로 하는 말이다. 그는 ‘hopeless romantic’이다. 우리말로 하면 ‘못 말리는 낭만주의자’ 정도 되겠다.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낭만적인 사랑을 믿는 사람, 이는 어떤 역경에도 사랑이 있을 거라 믿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에게 문제가 있을 거
by
채수빈 에디터
2025.05.17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은 삶의 파편을 매만지는 일이다 - 도서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세상이 나를 내버려두지 않을 때, 나를 숨겨주는 아름답고 유일한 곳이 있다" - 마이클 페피엇
삶의 어떤 순간은 예술과 구별하기 힘들고, 어떤 예술은 삶 속의 한 장면과 같다. 좋은 창작물은 내가 언젠가 한번 쯤 삶 속에서 겪었고 또 만났던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를 위해 예술가는 자신이 체험한 고통, 슬픔과 기쁨을 해체하고 또 그 속에 몰입 해야한다. 그렇게 골몰하다 마지막에 만나는 삶의 민낯이 아름답기만 하면 좋으련만 “어떻게 이런 일이
by
최태림 에디터
2025.05.16
리뷰
도서
[Review] 예술가를 읽고, 나를 읽는 시간 -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인간'의 삶을 읽는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위대한 예술과의 교감은 그 무엇도 감히 깨트릴 수 없는 특유의 신성한 감동을 선사한다"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는 말머리에 예술과의 교감을 통해 느낀 바를 풀어준다. 독자들에게 예술가를 둘러싼 환경, 생애, 사상을 분석하며 작품이 더 흥미로워졌던 경험을 들려준다. 이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거나, 작품에서 풍겨지는 아우라를 함께 공감한다거나, 예술가
by
고지희 에디터
2025.05.16
리뷰
도서
[Review] 삶의 격랑을 예술로 승화시킨, 또 다른 영감이 될 27인의 이야기 –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도서]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다.
본인을 포함한 예술 애호가들의 머릿속에는 저마다의 우상으로 채워진 예술 신전이 있기 마련이라고 저자는 말하지만, 입문자라는 표현도 과분하게 느껴지는 내게는 일정한 규격이나 뚜렷한 질서 없이, 그저 좋다는 말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그때그때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들이 난잡하게 늘어선, 좁은 다락방 정도로 소개하는 편이 훨씬 어울릴 것 같다. 물론,
by
김소형 에디터
2025.05.15
리뷰
공연
[Review] 죽음 앞에 선 자, 신의 얼굴을 구하다 -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눈에서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
안헬리카 리델, 그녀가 그려내는 예술의 본질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 마음속은 차분하고 미묘하게 절망스러웠다. 어떤 무게를 가진 덩어리가 나에게서 툭 떨어져 나가 저 바닥에 나뒹구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귓가에는 아직도 그녀의 갈라지는 목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목이 쉬도록 그녀가 쏟아내던 말들은 대체 무엇에 관한 것이었을까. '죽음'. 그녀는 몇 시간에 걸쳐 ‘죽음’에 대해 얘기했다. 나
by
김승아 에디터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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