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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정의도 자비도 그대들의 것 - 연극 ‘베니스의 상인’ [공연]
오늘날 관객에게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은 8월 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은 불편하다. 모든 무대 예술은 극장에 가서 봐야 한다. 극장과의 물리적 거리와 환경, 표를 구하는 과정, 시간을 내서 극장에 오가며 체력과 정신을 쓰는 것까지. 공연 한 번을 보는 건 이처럼 어렵다. 연극은 더더욱 그렇다. 비교적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공연 예술인 뮤지컬에 비해 연극은 심리적 진입 장벽이 높다. 노래가 없는 만큼 텍스트의 밀도가 빽빽하
by
이진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만화
[Opinion] ‘귀멸의 칼날’은 왜 이렇게 회상을 많이 보여줄까 [만화]
귀멸의 칼날에서 인물의 서사를 완벽하게 만드는 전략에 관해서 살핀다.
소년 탄지로가 집에 돌아온 어느 날, 가족이 전부 죽어 있었다. 사람을 먹는 괴물인 ‘오니’가 끔찍하게 가족 모두를 죽였다. 간신히 살아남은 여동생은 오니가 되었다. 탄지로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복수를 위해서, 여동생을 다시 사람으로 돌리기 위해서 오니와 싸우기로 한다. 오니와 싸우는 부대 ‘귀살대’에 들어간 탄지로는 점점 더 강해지고 동시에 더 강한 오니
by
정진영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만화
[Opinion] 당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사랑해 – 이토 준지 '토미에' [만화]
긴 생머리와 하얀 얼굴에 날카로운 눈매, 그 아래에 찍힌 점과 서늘한 미소. 토미에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미치게 한다.
긴 생머리와 하얀 얼굴에 날카로운 눈매, 그 아래에 찍힌 점과 서늘한 미소. 토미에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미치게 한다. 이토 준지의 <토미에>는 토미에라는 팜므파탈적 존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파멸하는 이야기이다. 남자들은 토미에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욕망은 사랑보다 소유욕에 가깝다. 하지만 토미에는 누군가에게 소유되길 원하지 않는다. 그녀가 사랑하
by
윤선주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누구의 편도 아닌 신 - 모노노케 히메 [영화]
선과 악 그리고 사슴신 '시시가미'
인간은 끊임없이 세상을 해석하는 동물이다. 처음 보는 것들에 이름을 붙이고, 낯선 현상에는 이유를 만든다. 첫만남의 행동을 통해 성격을 짐작하고, 사건의 전말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오래 견디지 못하기에 우리는 쉬지 않고 기준을 세운다. 문제는 그 기준이 대부분 인간 자신에게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신을 상상할 때조차 인간
by
김유라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공간
[Opinion] 도망과 해방, 사색하기 [공간]
경주에서 <지상의 양식>을 생각하다
최근에 경주와 부산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사실 처음으로 서울을 벗어난 곳, 그것도 상당히 먼 지방까지 출장을 다녀오게 되어 내심 들뜨기도 했다. 게다가 경주는 내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 가는 하나의 관광 명소이고 부산은 다녀온 지 5년도 넘었기에 오랜만에 추억을 되살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관심을 사로잡았던 것은 불국사 템
by
유민 에디터
2026.08.0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도피가 아닌 선택으로 이룬 삶의 얼굴을 기약하며. - 싱 스트리트(2016), 원스(2007) [문화 전반]
예술은 현실로부터 도피한 결과물이 아니라, 삶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새롭게 엮어내는 방식이다
<싱스트리트 Sing Street>(2026, 재개봉) 감독: 존 카니, 출연: 퍼디아 윌시-필로, 루시 보인턴 외 지난 7월 26일, 서울 종로구의 복합문화공간 에무시네마에서 영화 <싱 스트리트>(2016)를 관람했다. 이 음악 영화는 무려 10년간 나의 ‘인생 영화’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었다. 즉, 최초 개봉한 해인 2016년에 영화를 본 뒤 오늘날의
by
신지원 에디터
2026.08.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의 손글씨 보물상자
편지 모으기
어릴 적 나는 온갖 것들을 수집하는 일을 좋아했다. 조금이라도 내 눈에 예뻐 보인다면 나의 보물 주머니 한 켠에 들어가 한참이고 나오질 못했다. 해변가의 조개와 길을 걷다 만난 예쁜 색감의 돌부터 포장지가 마음에 드는 초콜릿 포장지와 형형색색의 구슬, 심지어 흔들리다 빠진 유치와 아깝게 잘렸던 머리카락도 있었다. 지금 떠올려보면 조금 괴이해 보일 수 있는
by
김유라 에디터
2026.08.02
리뷰
공연
[Review] 죄도 지우개로 지울 수 있을까 - 연극 ‘플리백’ [공연]
전 세계를 휩쓴 문제작, 연극 <플리백>은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집착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 불안하지 않은 인간도 없다. 그래서 연약한 우리는 감정 찌꺼기를 쏟아낼 대상을 찾아 헤맨다. 무언가에 불안을 토해내고, 매달리고, 엉겨 붙으며 자신이 아직 가치 있는 존재란 걸 확인받으려 발버둥 친다. 나약한 마음이 들러붙는 대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일을 하고 돈을 벌며 불안을 풀고, 어떤 이는 사람을 챙기며 자신의
by
이진 에디터
2026.08.02
작품기고
The Artist
[작은 집] 빛의 모험
햇빛 아래 잠든 아이와 그런 아이의 꿈 속으로 스며드는 빛의 모습
[illust 한수빈] 따스한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오후, 아이는 달콤한 꿈나라를 거닐고 있다. 세상은 고요히 숨을 죽이고, 바람은 살며시 아이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 햇살에 부서진 빛들이 아이의 꿈속으로 스며들고, 작은 모험을 시작하듯 꿈속 깊은 곳으로 한 걸음씩 나아간다. 평화로운 햇살 아래, 아이의 꿈은 빛과 함께 더욱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이
by
한수빈 에디터
2026.08.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기 반짝 살아있어요
결국 사람은 다 사람끼리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거대하고 엄청난 무언가가 아니다. 어딘가에서 반짝이는 이들이 서로에게 매일매일이 되어주고 있다. 누군가는 매일 당신 덕분에 무탈한 하루를 보내고 있으니, 스스로의 가치를 의심하며 조바심 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사춘기 때 한번은 나만 잘하는 게 없는 것 같아 속상했던 적이 있다. 종종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신은 누구에게나 잘하는 것을 한 가지 준다고들 하는데, 나한테만 안 준 것 같아 나를 잊었나 생각도 했다. 친구 A는 그림을 너무 잘 그렸다. 연습 한 적도 없는데 슥슥 샤프로 긋더니 금세 감탄할 만한 그림이 나왔다. 나는 작은 토끼 캐릭터만 그릴 줄 알아서
by
황수빈 에디터
2026.08.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누가 진짜 괴물인가 [영화]
영화 <호프>애 대한 단상
1. 왜 하필 호포항인가 외계 생명체의 등장이라는, 어쩌면 인류사를 뒤흔들 만한 대사건의 무대로 나홍진 감독은 '호포항'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선택하였다. 비무장지대 인근의 늙고, 낙후된, 세상의 관심에서 완전히 비껴 있는 어촌 마을, 그곳은 최전선이면서도 가장 방치된 곳이었다. '인류'라는 거대한 개념 아래, 실상 얼마나 불균등하고 무심한 분배로 생명을 영
by
문경란 에디터
2026.08.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도살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 [도서]
So it goes(뭐 그런 거지), 그 말이 감당하지 못한 것들
보니것은 이 소설의 서두에서 이미 자신의 실패를 고백한다. 전쟁이 끝나고 이십여 년이 지나도록 드레스덴에 관한 책은 "말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14~15)고 적는다. 그날을 함께 겪은 전우 오헤어를 찾아가지만 "우리는 마치 전쟁 이야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처럼 이따금 낄낄대고 싱글거렸지만, 둘 다 이렇다 할 만한 것은 전혀 기억할 수가 없었다"(28).
by
최은파 에디터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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