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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별] 껍데기
품어온 것이 맞을까, 부화하지 않으면 어쩌나
[illust by EUNU] 파도가 세상으로 등 떠민다 넘실대는 오늘에 나는 또 쫓기고 만다 품어온 것이 맞을까 부화하지 않으면 어쩌나 서서히 부서지는 껍질이 마냥 반갑지 않다 껍질 속의 나를 그린다 단 한 줌도 견딜 수 없다 선을 잇는다 채워지지 않는다 겉이라도 치장해 본다 그리고 외친다 여기 사람 있어요
by
박가은 에디터
2026.07.28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어느 계절의 나를 다시 만난다 [음악]
노래는 계절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계절 속의 나를 함께 불러 온다.
햇살이 유난히 부드럽게 내려앉던 초여름의 오후였다.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었지만 땀은 나지 않았다. 이름 모를 풀에서는 짙은 초록 냄새가 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나는 그날의 산책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창밖에는 습한 공기와 함께 장맛비가 쉼 없이 쏟아지고 있다. 방금까지 걷고 있던 그 초여름은 음악이 잠시 꺼내
by
손혜림 에디터
2026.07.2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저의 취향을 소개합니다. [자기소개]
취향으로 채우는 삶의 낙
여러분은 삶의 낙이 무엇인가요? 저는 삶의 낙이 곧 취향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일상에서 채워나갈 때 자연스레 즐거움이 따라오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이번 자기소개는 제 삶의 낙과 취향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첫 번째 삶의 낙은 ‘영화와 드라마’입니다. 보는 것을 넘어 그 안에 의미를 찾아내는 걸 좋아해서 작품의 메시지를 스스로
by
조은정 에디터
2026.07.2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 앞의 수식어를 비워두기 [자기소개]
덕분에 앞으론 자기소개가 많이 어려워질 것이다. 후회는 없다.
자기소개를 쓰겠다고 호기롭게 나섰다. 학생 때도 나에 대해 쓰는 것은 나름대로 잘하는 편이기도 했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적어도 분량을 채우는 것에 있어선 자신이 있었으니까. 여전히 속에는 하고 싶은 말들이 많으니 잘 꺼내어 다듬기만 하면 이번에도 쉽게 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노트북 앞에 앉았을 때, 조금 (많이) 후회했다.
by
권혜선 에디터
2026.07.28
리뷰
PRESS
[PRESS] 지워진 이름, 덧칠해진 진실 - 뮤지컬 '소년의 초상' [공연]
덧칠된 캔버스 뒤에 묻힌 16세기 여성 화가의 존재와 존엄을 복원하는 뮤지컬 <소년의 초상>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화려한 부흥이 온 베네치아를 수놓던 1530년, 남성 거장들의 이름만이 미술사의 찬란한 업적으로 기록되던 그 시절, 그림자 진 화실 구석에는 오직 순수한 열정 하나로 붓을 잡았던 한 여성 화가가 있었다. 여성이라는 사회적 한계와 차가운 편견, 그리고 곤궁한 현실 속에서도 캔버스 앞을 결코 떠나지 않던 '로지나'는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by
이유빈 에디터
2026.07.28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왜 어떤 사람은 여름을 기다리고, 어떤 사람은 여름을 견딜까 [사람]
같은 계절을 전혀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여름은 모두에게 같은 계절이 아니다 여름이 시작되면 SNS에는 각종 피서와 휴가 관련 영상으로 넘친다. 요즘 인기 있는 바다와 계곡이 어디인지 끊임없이 알려준다. 입맛을 돋우는 상큼한 과일들이 나를 현혹한다. 마트에서는 당도별로 수박을 판매하는 공간이 나뉘어 있다. 시식 코너에서 판매원이 하염없이 수박 속을 자른다. 사계절 중에서 주위 풍경의 색채가 가장
by
강효정 에디터
2026.07.2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저에게도 재능이 있나요? [자기소개]
재능은 모르겠고, 일단 계속 씁니다.
사회에 나와서 하게 되는 자기소개에는 절박한 면이 있다. 나를 뽑아달라고, 기회를 주면 나도 잘할 수 있다고 단점을 포장하고 장점은 부풀린다. 그러다 보면 그게 진짜 나인지, 내가 되고 싶은 나인지, 사회의 요구에 맞춘 가상의 인물인지도 헷갈릴 지경까지 가버린다. 아트인사이트에 쓰는 자기소개마저 그렇게 쓸 수는 없다. 나를 뽑아달라는 용도의 글이 아니니
by
윤선주 에디터
2026.07.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너는 잘 될거야. 재미있으니까" -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영화]
우리는 재미없는 아이가 됐을 뿐, 어른으로 자라지는 못했다.
30대는 인생에서 가장 애매한 나이다. 10대에게는 아저씨, 20대에게는 선배, 사회에서는 가장 활발한 노동인구, 40대부터 그 윗세대에게는 아직 한창이자 젊은 혹은 어리다는 취급까지 받는 나이다. 누군가는 이미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인 반면에 이제야 새로운 시작을 내딛는 사람도 많은 나이다. 30대는 어른일까 아이일까. 어른이라는 건 몇 살부터 몇
by
김상준 에디터
2026.07.28
리뷰
공연
[Review] 무게를 진 채로 웃길 수 있다는 것 - 짬뽕 [공연]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연극 〈짬뽕〉은 무거운 역사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균형 감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 글은 그 힘의 근원을 배우들의 정교한 타이밍과 앙상블, 소품과 조명을 활용한 섬세한 연출, 그리고 매 순간 다시 반복되지 않는 라이브 공연 특유의 현장성에서 찾는다.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연극 〈짬뽕〉은 무거운 역사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균형 감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 글은 그 힘의 근원을 배우들의 정교한 타이밍과 앙상블, 소품과 조명을 활용한 섬세한 연출, 그리고 매 순간 다시 반복되지 않는 라이브 공연 특유의 현장성에서 찾는다. 〈짬뽕〉은 1980년 광주, 중국집 '춘래원'에서 벌어진 배달
by
김민주 에디터
2026.07.28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서로의 삶 끝에서 찾은 용기 - 미지의 서울 [드라마]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얼굴은 똑같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쌍둥이 자매 유미지와 유미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한 사람은 자유롭지만 삶의 방향을 잃었고, 다른 한 사람은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지만 지친 일상을 버티며 살아간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은 각자의 사정으로 삶을 바꿔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서로의 삶을 대신
by
이수민 에디터
2026.07.28
오피니언
음악
[Opinion] 하늘에 거인이 살아요! [음악]
아무도 보지 못했던 것을 믿는다는 건
“하늘에 거인이 살아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친 신하나 “늑대다!”를 외친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이 떠오르는, 막을 여는 외침! * 이 강렬한 외침은 뮤지컬 Into the Woods (1986)에 등장하는 한 넘버의 제목이자 첫 번째 가사다. Into the Woods는 스티븐 손드하임(Steven Sondheim)이 음악과 가사를, 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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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현 에디터
2026.07.2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심신 달래기
엉성한 나를 견디기
평일 저녁 6시,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가방을 챙긴 후 회사를 급히 빠져나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역으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면, 최근엔 역을 그대로 지나쳐 신당역 근처의 한 낡고 허름한 건물로 향하고 있다. 좁은 계단을 부지런히 오르다 약간 숨이 찰 때쯤, 지금 다니고 있는 요가원에 도착한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로 요가에 도전하는 것이지만, 이
by
서예진 에디터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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