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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못다 핀 꽃을 위하여 [도서/문학]
봄눈에 일찍이 이울어진 꽃을 담아두기로 했다. 봄을 쫓기에 부지런하지 못해도, 이렇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봄맞이 출사를 계획하던 중, 이런 글을 보았다. “이번 봄은 다했네요. 올해는 안 오셔도 될 것 같아요.” 이상하리만치 추운 봄이다. 어제도 봄 외투를 뚫고 들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먼저 상처받은 이는 꽃이었다. 안부를 묻자마자 봄비에 지는 것이 벚꽃이라지만, 시린 눈발과 만나는 일은 꽤 낯설고, 어색했을 것이다. 남들보다 한 발 느린 내게도 이번 봄은 다
by
백승원 에디터
2025.04.16
리뷰
도서
[Review] 발터 벤야민이라는 장르 - 고독의 이야기들 [도서]
『고독의 이야기들』은 꿈과 몽상, 여행과 이동, 놀이와 교육이라는 3부의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저 ‘발터 벤야민’으로 수렴한다.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만큼 독자 개인이 멈춰 서는 지점은 제각각일 것이다.
고독의 이야기들 『고독의 이야기들』은 발터 벤야민이 생전 남긴 단편들을 엮은 유고 문학집이다. 이 책은 이론가로서 익히 알려진 벤야민의 철학적 사유가 문학이라는 형식을 통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성의 영역과 환상의 영역 사이의 문턱을 넘나드는 꿈의 세계, 대도시 생활에 감도는 성애적 긴장감, 이동과 여행 중에 발휘되는 상상력을 비롯해, 유희 공
by
백승원 에디터
2025.04.1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오늘은 홈프로텍터 [사람]
대학 졸업을 코앞에 두고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시간 끝에 오늘이 되었다. 이 쉼은 우연이 아닌 온전한 선택이다. 뒤처질까 하는 조바심에 주말도 편히 보내지 못한 이들에게 홈프로텍터로 잘 살고, 살 쉬는 법을 공유하고 싶다.
‘쉰다’는 말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때가 바로 쉼이 필요한 때다. 최근 ‘쉬는 청년’들이 12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혹자는 청년들이 게으르다, 눈이 높다고들 말하지만, 120만 명 중에 한 명으로서 제대로 된 명함 하나 없이 살아가는 한 사람이 얼마나 위태롭고 불안한지 잘 안다. 쉬는 것보다 잘 쉬는 게 중요한 때이다. 자취 4년 차, 유명한 집순이인
by
백승원 에디터
2025.04.0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커튼콜, 당신들의 '가짜' 고백을 환영합니다. [공연]
공연 예술 속 커튼콜의 역사와 의미
무대 위를 비추던 조명이 꺼진다. 관객이 앉아 있는 곳과 관객이 바라보는 곳 모두 어둠뿐이다. 빛이라곤 무대 위 마스킹 테이프와 좌석 유도등이 전부인 순간, 접이식 의자들이 차례로 접히며 '탁, 탁, 탁, 탁'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관객석에서 첫 박수가 터져 나온다. 곧 귀가 쨍할 정도의 박수 소리가 극장을 꽉 채운다. 온 마음이 담긴 박수 소리는 파도
by
임예영 에디터
2025.04.0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불타는 필름을 끌어안고 - 아티스트 [영화]
영화를 위해, 영화처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대중을 위한 것과 나를 위한 것 예술 행위란 어쩌면 개인의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을 공개하는 것과 같다. ‘날 것의 향’이 나는 솔직하고 담대한 작품들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동시에 예술 행위는 남의 공감과 관심을 먹고 확장되기 때문에, 개인의 시각을 완만히 정제하여 타인에게 이해시키려 고군분투하는 일련의 과정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시대적인 입맛에 대항해
by
정영인 에디터
2025.04.08
리뷰
도서
[Review] 힘듦의 시각화 -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문장으로 끄집어낸 감정은 형태를 얻으면 그 무게를 덜었다.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는 이와 같은 이치를, 예술이라는 더 크고 다정한 언어로 풀어낸다.
삶이 힘들다는 감각은 대개 조용히 다가온다. 너무 사소해서 말하기 애매한 불안, 이유 없는 무기력 같은 것들.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문장으로 끄집어낸 감정은 형태를 얻으면 그 무게를 덜었다.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는 이와 같은 이치를, 예술이라는 더 크고 다정한 언어로 풀어낸다. ["감정과 느낌에 언어를 부여하는 행위가 살면서
by
백승원 에디터
2025.04.0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난 가끔 눈물을 흘린다
나의 눈물 연대기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도 우리 집에서만큼은 예외였다. 내가 눈물을 글썽일 때면 아빠는 안 그래도 큰 눈으로 날 빤히 바라보며 '울면 이거 안 해줄 거야'라고 말하곤 했으니까. 우는 아이는 산타에게 선물도 못 받는다는데, 주삿바늘이 제아무리 따끔할지라도 눈 딱 한번 감고 울지 않으면 '너 진짜 용감하구나'라는 칭찬까지 따라오니 어린 내가 눈물을
by
백소현 에디터
2025.04.02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비워낸 배경, 선명한 사람 [미술/전시]
워너 브롱크호스트는 타협한 절제가 아니라, ‘과감한 비우기’를 선택한다.
워너 브롱크호스트(Werner Bronkhorst)에 대하여 워너 브롱크호스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현재 호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대 미술 작가이다. 그는 SNS(@werner_bronkhorst)에서 120만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회화와 영상이 결합된 작업 영상을 공유하며 대중의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작업은 거칠게 채색된
by
백승원 에디터
2025.04.02
리뷰
공연
[Review] 라이카의 입을 빌려 묻는 인간다움의 의미 - 라이카
우리는 정말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소련과 미국이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던 냉전 시대. 두 강대국의 우주 경쟁 속에서 소련은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여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다. 소련이 미국을 제치고 우주 개발의 첫걸음을 내디딘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뒤이어 소련은 스푸트니크 2호 발사를 계획한다. 이번에는 무인 위성이 아닌, ‘라이카’라는
by
백소현 에디터
2025.04.0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거울 속의 나는 네가 아닐까 [미술/전시]
포스트 휴먼 시대의 예술이란
바야흐로 포스트 휴먼의 시대이다. 터미네이터 T-800처럼 인간의 신체를 완벽하게 복제한 로봇이 아직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미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딥러닝의 개발자이자 24년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 명예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의 주요 한계였던 '체력'을 없앤 것이 '산업 혁명'이었던 것처럼, 인간의 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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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에디터
2025.03.31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사랑하는 인간상에 대하여 [드라마]
드라마로 만난 나의 소중한 스크린 지인들을 소개합니다
같은 하늘 아래인데 빌런도 있고 귀인도 있다. 굳이 비율을 따지자면 빌런이 좀 더 우세한 것 같기도 하다. 하고 다니는 성품은 어찌나 다채로운지. 어휴, 말을 말자. 누구에게나 인생 빌런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고 그 빌런을 통해 나름 바람직한 인간상에 대해 교훈을 얻기도 한다.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어째 갈수록 때가 탄다. 하지만 때 타는 게 꼭
by
한세희 에디터
2025.03.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백마디 말보다 침묵 속 흐느낌이 크게 다가올 때 [영화]
'아노라'를 중심으로 감독 션 베이커 탐색하기
고등학교 시절,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되기 전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봤던 한 편의 영화. 아이는 할 말을 끝내 하지 못한 채 그저 흐느끼며 울지만, 그 진의를 알아차린 다른 아이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그 소녀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달려간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이 엔딩 때문에 나는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을 몇 년 전부터 무척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by
오태규 에디터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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