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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놓아줌이라는 재판 - 뮤지컬 '홍련' [공연]
스스로 만든 억울함의 지옥에서 심판과 놓아줌을 거쳐 마침내 자유로워지는 그녀의 여정
도입: 놓아줌과 심판 사이 뮤지컬 <홍련>은 두 개의 오래된 이야기를 한 무대 위에 불러온다. 처녀귀신 서사의 원조 격인 <장화홍련전>의 홍련, 그리고 죽은 자의 한을 풀어주는 무속의 여신 바리공주. 둘은 저승의 재판정에서 처음 마주 앉는다. 바리는 심판하는 자리에, 홍련은 심판받는 자리에 앉아 있다. 하지만 이 재판은 시작부터 어긋난다. 홍련은 죄를 인
by
이유빈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세상을 넓혀가는 과정 [여행]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지언정 행복하지 않을 리 없는 ‘여행’에 대하여
여행은 스트레스를 수반한다. 타인은 몰라도 나 한 사람에게만은 절대적인 문장이다. 극도로 효율을 추구하는 성향은 절대 바뀌지 않고 그것은 때로 제약이 된다. 여행,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현지에서 사용할 것을 제외한 고정경비가 많이 드는 편이다. 그런 만큼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에는 많은 이가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생각이 점차 강박으로
by
박서현 에디터
2026.08.31
리뷰
도서
[Review] 앎과 행의 궤(軌)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도서]
겹겹이 쌓인 세월에서 행해진 대화의 결실을 마주한다.
'유물'의 존재는 수업을 통해서 처음 인식하게 되었다. 역사 수업을 들을 때면 이야기와 함께 유물 사진이 자주 등장했다. 특히 '백제금동대향로'는 발굴 당시의 사진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사진으로만 봤던 유물 및 문화유산 실제로 본 것은 가족 여행, 그리고 학교에서의 소풍과 체험 학습을 통해서였다. 경복궁의 근정전 앞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무언가 압도된
by
안지영 에디터
2026.08.3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쓸모를 정하는 방식 [미술/전시]
무엇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무엇을 자원과 폐기물로 구분하며, 무엇을 쓸모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는가.
우리는 매일 많은 것을 ‘쓸모 있다’거나 ‘쓸모없다’고 판단하며 살아간다. 필요한 것은 남겨두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버린다. 그런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기준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유화수 작가는 그동안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를 작업으로 다뤄왔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노동에 미치는 영향, 기술과 장애의 관계, 기술 환경과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3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별의 침몰 [서간문]
나의 가장 맑은 별에게
너는 나의 바다를 보았다. 손끝에서 재현된 나의 소란한 어제를 가만히 들어주었다. 어느 날 바다의 파도가 너의 세상에 닿았다. 얼마나 높이 올랐는지, 별의 터전이 먼저 무너져 내렸다. 우리는 오래도록 하늘만이 길이라 믿어와서 떨어지는 별들을 건지려고만 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흐려지고 나서야 너의 오늘이 보였다. ‘아, 이건 정답이 아니었어.’ 일렁이는
by
박가은 에디터
2026.08.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파란 흔적, 그 상실을 들여다보기 [영화]
영화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감상
영화 속에 대사는 없다. 간결한 그림체와 인물, 색채로 상실의 고통을 보여준다. 윌 매코맥과 마이클 고비어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은 딸을 잃은 부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딸을 잃은 그 ‘이후’의 일상은 그 어떤 색도 담기지 못한다. 검은색과 회색, 무채색으로 이루어진 부부의 일상에 유일하게 색이 드러난다. 파란색. 세탁기 안
by
최승윤 에디터
2026.08.29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라는 맛에 대하여 [서간문]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며 내게 보내는 서간문. 처음에는 알 수 없지만 음미하면 할수록 감칠맛이 도는 음식처럼 내게도 나만의 맛을 내는 여러재료가 존재한다.
나를 처음 만나는 당신에게. 나를 음식에 비유한다면 무엇일까. 첫입부터 혀를 사로잡는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먹을수록 은근한 감칠맛이 도는 음식에 가깝다. 처음에는 미처 몰랐던 맛이 두 번째, 세 번째에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음식. 나 역시 한눈에 모든 것을 보여주기보다 알아갈수록 새로운 맛을 내는 사람이고 싶었으니까. 내 안에서 가장 먼저 맛을 내는 재료
by
최아정 에디터
2026.08.27
리뷰
PRESS
[PRESS] 규율의 벽, 종이 위의 저항 - 뮤지컬 '비더슈탄트' [공연]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옳지 못한 것에 저항하는 행위 그 자체로 그것은 의미를 갖는다는 것
1938년 독일의 한 스포츠 학교를 배경으로 펜싱부 소년들의 저항과 연대를 그린 창작 뮤지컬 <비더슈탄트>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순종과 복종, 계급으로 점철된 강압적 환경의 학교 안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사람의 비밀을 파헤치는 소년들의 이야기는, 무엇보다 이를 담아내는 연출과 무대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다. 전체주의적 규율이
by
이유빈 에디터
2026.08.26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서울은 어때? [서간문]
서울을 빌려 물어볼게
서울이라. 지금의 나에게 서울이란 어떤 존재냐면… 일단은 너무 멀어. 통학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너무너무 멀어! 사람도 많고, 복잡하고, 시끄럽고, 건물도 높고, 조용히 살아갈 수는 없는 느낌이야. 그리고 아름다워.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 일곱 시 쯤 용산역에서 수원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면, 그림 같은 한강이 펼쳐져. 그 순간을 기다리나 봐. 저녁 시간의
by
길유빈 에디터
2026.08.26
리뷰
PRESS
[PRESS] 다시 피어난 그들의 비밀 - 연극 ‘꽃의 비밀’ [공연]
연극 <꽃의 비밀> 기자간담회가 8월 19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렸다.
장진 작·연출 대표작, 연극 <꽃의 비밀>이 돌아왔다. 2025년 이후 약 1년 반 만에 또다시 서울 대학로에서 관객을 만나는 <꽃의 비밀>은 ‘장진식 코미디’의 가장 유명한 레파토리 중 하나다. 2015년 12월 초연된 후 10년간 꾸준히 무대에 오른 <꽃의 비밀>은, 2026년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아 젠더프리 캐스팅을 시도하며 파격 변화를 예고했다.
by
이진 에디터
2026.08.23
리뷰
PRESS
[PRESS] 인공지능은 우리의 사고를 멸종시키고 있는가 - 도서 '멸종 위기의 사고'
AI가 사고를 침범하고 노동을 재편한다는 위기감은 인정하나, ‘인간성의 상실’로 설명할 수 있을까?
1. '사고의 외주화'가 주는 위기감 생성형 인공지능(LLM)의 효용은 단순히 결과물을 산출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사고가 전개되는 속도 자체를 바꾼다. 이전에는 하나의 막연한 직관에서 출발해 개념을 찾고, 논리를 세우고, 반례를 검토하고, 다시 문장을 정리하며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원래 긴 시간이 필요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22
리뷰
도서
[Review] 운명 : 인간의 고뇌와 신의 부름, 오디세이아
잠시 표류하는 순간마저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면모
출처 :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구절이 담긴 파피루스 파편, 메트로폴리탄 사이트 (위) / 그리스에서 발견된 ‘오디세이’ 기록 점토판, 사진=EPA (아래) 고전 문학의 정수 '오디세이아'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어로 Ὀδύσσεια으로, 여정과 여행을 뜻하는 단어 Odyssey가 유래하였다. 오랜 시간동안 오디세이의 어원은 모험,
by
안지영 에디터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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