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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사랑이란 붉은 신호등 - 모순 [도서/문학]
"인생은 탐구하는 것이다." 『모순』 전체를 관통하는 작품의 태도
『모순』은 1998년 출간된 양귀자의 장편소설이다. 스물다섯 살의 안진진을 중심으로 가족과 사랑,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시장에서 내복을 팔며 살아가는 어머니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모는 일란성 쌍둥이지만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진진은 두 사람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무엇이 행복한 삶인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by
이수민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크리스마스의 온기와 그 바깥의 사람들 - Small Things Like These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영화]
모두가 따뜻해야 할 계절에 누군가는 추위 속에 있고, 모두가 가족을 이야기하는 날에 누군가는 가족으로부터 버려져 있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은 모른 척하며 평범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쉬는 날 점심을 먹고 식곤증이 몰려올 즈음 영화를 틀었다. 겨울이라 그런 것인지 아일랜드의 풍경은 내내 흐리고 어두웠다. 여기에 빌 펄롱 역의 킬리언 머피는 정말 말이 없다. 대사가 적은 인물이 아니라, 거의 침묵으로 영화를 끌고 간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점심까지 먹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 나에게는 꽤 치명적인 조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졸면 안될 것 같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13
리뷰
도서
[Review] 상자 속에는 어떤 마음이 들어있을까 - 상자 속의 양 [도서]
시나리오 만의 여백을 느끼며
보통 일반인이 영화를 접하는 방식은 영상을 통해서다. 직접 두 발로 영화관에 걸어가 2시간에서 3시간 남짓 집중하거나, 알고리즘을 통해 갑자기 뜬 영화의 짤막한 영상을 접한다. 우리는 어떤 한 사람의 머리로부터 떠오른 상상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것을 만나게 된다. 살을 덧붙이거나 더 채울 필요 없이. 간혹 빈틈이 있거나 발에 걸리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지
by
조유진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어제 먹은 물고기가 왜 저기에? [전시]
1,500년 전 제사상에 오른 물고기가 오늘 유물로 전시되어 있다. 《우리들의 밥상》을 둘러보며 든 생각은, 유물과 예술을 가르는 기준이 사물의 특별함이 아니라 그것이 견뎌낸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우리들의 밥상》을 보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 한가운데서 조금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어제 먹은 저녁과 비슷한 상이 유리장 안에 놓여 있었다. 청어와 방어, 복어.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낯설었다. ‘유물’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순간, 그것들은1,500년 전의 밥상이 되었다. 《우리들의 밥상》은 2026년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국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6펜스를 던지고 달을 쫓는 당신에게 - 달과 6펜스 [도서]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가 말하는 낭만과 예술, 그 본질적 갈망에 관하여
서머싯 몸의 대표작 《달과 6펜스》는 런던에서 안정적인 가정과 직업을 꾸리고 살아가던 중년의 남성, 찰스 스트릭랜드의 충격적인 선언으로 시작된다. 그는 어느 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내와 자식, 사회적 지위와 재산을 모두 뒤로한 채 파리로 떠나버린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화자는 그를 설득하고 추궁하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세
by
최수경 에디터
2026.08.12
리뷰
공연
[Review] 사람들은 왜 실수를 할까요? - 플리백
슬픔에 빠져 허우적 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악하는 한 사람이 영원히 혼자
책의 첫 문장에 매료되어 단숨에 완독했던 책이 있다. 그해 봄 나는 약간 정신이 나가 있었다. - 김사과, 『풀이 눕는다』, p9 이전에도 김사과 작가의 책을 몇 번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특유의 독특함에 밀려 끝까지 가지 못했는데, 『풀이 눕는다』만은 이 한 문장의 힘에 이끌려 곧장 마지막 장까지 갈 수 있었다. 앞으로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중
by
주영지 에디터
2026.08.11
리뷰
도서
[Review] 상자에서 꺼내진 양은 정말 양이 맞았을까 - 도서 '상자 속의 양'
상자를 열어 아는 게 힘일까, 열지 않고 모르는 게 약일까
AI의 발전이 빛의 속도만큼 빨라지고 있다. 작년만 해도 챗GPT로 내가 기획한 걸 한 번 검토받는 정도였는데, 어느샌가 기획 자체를 AI와 하고 있고, 이제는 코딩도 AI가 대신 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인공지능’하면 빠질 수 없는, 인간을 본 떠 만든 안드로이드나 인간성을 탑재한 휴머노이드처럼 상상 속에서나 마주할 만한 일들이 이젠 더 이상
by
배지은 에디터
2026.08.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람과 영웅 사이: 스파이더맨 [영화]
가깝고도 먼 당신의 친절한 이웃
5년 만에 돌아온 스파이더맨 만약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의 존재가 모두 지워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해 보면, 마치 영원히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리는 기분일 것 같다. 문 뒤엔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가며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그들은 나의 이름조차 모른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by
윤경주 에디터
2026.08.11
리뷰
공연
[Review] 한 인간을 재구성하는 과정 속에서 - 자객열전Ⅱ, 안응칠 워크숍 [연극]
한 명의 인간은 어떻게 위인이 되는가
한 명의 인간은 어떻게 위인이 되는가? 영웅의 일대기처럼, 위인은 처음부터 위인으로 고귀하게 태어나 시련을 겪고 귀환할 것 같지만, 당연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작가 '박상현'의 <자객열전 2 - 안응칠 워크숍>은 1909년, 하얼빈 의거 이후 안중근이 수감된 뤼순 감옥과 연극 '안응칠 워크숍'의 연습이 한창인 21세기 연습실을 오가며 인간 '안응칠'에
by
양예지 에디터
2026.08.09
리뷰
PRESS
[PRESS] 내게 복잡하게 이리 오는 게 아니라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티모시 리다우트 & 프랑크 뒤프레 듀오 리사이틀 (8.18) [공연]
비올라는 한여름을 밤으로 데려간다지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티모시 리다우트 & 프랑크 뒤프레 듀오 리사이틀' 프리뷰
근래의 무더위는 생각만 해도 눈앞이 다홍이 되는데, 비올라가 군청을 노래하니 나는 까만 시원함을 느꼈다. 요즘은 오후 4시 무렵 퇴근해 건물 밖을 빠져나오는데, 그때마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기다렸다는 듯 눈앞을 가득 채웠다. 출입문을 빠져나오기 전에는 무척 바쁘다. 문 밖에서 방패가 되어줄 양산을 꺼내야 하니, 이어폰을 미리 귀에 꽂아 놔야 하고, 가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09
리뷰
공연
[Review] 재현할 수 없는 사람을 재현하는 일 - 연극 '자객열전Ⅱ, 안응칠 워크숍' [공연]
역사적 인물을 재현하는 서사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더군다나 그 인물이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라면 어떨까? 우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내용을 넘어 실제 그 인물을 재현하는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연극 <안응칠 워크숍>은 단순히 독립운동가 안중근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은 어떠했는지를 알아가기 위한 시도를 다룬다. 안중근에 관한 연극을 만들어가는 연출가와 배우들, 그리고 무대감독은 기존의 신화화된 안중근을 다루는 대본에 문제를 제기하고, 다른 서사의 가능성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들은 안중근이 뤼순 감옥에 투옥되어 있을 때 쓴 <안응칠 역사>와 <동양평화론>을 바탕으로 여러 놀이와 시도를 반복하며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역사적 인물을 재현하는 서사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더군다나 그 인물이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라면 어떨까? 우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내용을 넘어 실제 그 인물을 재현하는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연극 <안응칠 워크숍>은 단순히 독립운동가 안중근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은 어떠했는지를 알아가기 위한 시도를 다룬다. 안중근에
by
노미란 에디터
2026.08.08
리뷰
공연
[Review] 그럼에도, 다시 시작해볼까요 - 연극 '플리백'
프레임은 바뀌지 않아도, 우리는 바뀔 수 있으니까
※ 이후 내용은 연극 '플리백'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플리백(Fleabag)'이라는 단어는 영어권에서 오래전부터 '지저분한 사람', '누추한 곳'을 뜻하는 표현으로 쓰여왔다고 한다.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에서 시작해 에미상과 골든글로브를 휩쓸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 무대에 오르기까지 이 작품을 따라다닌 화려한 수식어들을 생각하면,
by
유지현 에디터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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