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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그저 개소리로 남지 않도록 - 낭만적인 개소리
단지 낭만을 좇는 것도, 허무맹랑한 개소리를 하는 것도 아니니
무대 정가운데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는 굴뚝, 그 위에 서 있는 두 사람으로부터 연극은 시작된다. 노조 지부장인 고진옹과 허수인은 아득하게 멀어진 아스팔트 바닥을 내려다본다. 굴뚝으로 올라온 지 어언 372일째 되던 날, 고진옹과 허수인은 며칠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홍성호의 추모식을 진행 중이다. 그들이 굴뚝 위에서 분주하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녹슨 쇠
by
임유진 에디터
2025.10.21
리뷰
공연
[Review] 노란 봉투 안에 들어있던 것 - 낭만적인 개소리
그러나 내 마음속엔 노란 봉투 하나가 들어왔다
밤은 길어진 만큼 일찍 다가와 있었다. 6시가 겨우 지났거늘 벌써 내린 이른 어둠 속에 서강대 교정을 밟아 지났다. 처음 보는 곳이었고, 전형적인 대학로 가로등 불빛 아래로 대학생들이 지나다녔다. 그 모습들에 괜한 웃음이 흘러나는 한편, 나이답지 않게 주책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겨우 몇 살이나 차이 난다고. 오늘의 연극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막을 올
by
서상덕 에디터
2025.10.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당신의 감정 렌즈는 행복을 포착하고 있는가(후편) [도서/문학]
당신의 의식 거울은 어디에
이어서, 행복의 발견 조건 중 세 번째는 겸손의 중용에 있다. 나는 대학 재학 중에 더닝 크루거 효과 그래프에 관해 본 적이 있다. 더닝 크루거 효과 그래프는 한 사람이 무지했던 무언가를 알아갈 때, 자신의 지식과 전문성에 관한 평가가 시간적으로 변화는 모습을 보여준다. 막 무언가를 알아가는, 공부한지 별로 안 된 사람은 실제 지식 수준보다 자신의 수준을
by
이윤재 에디터
2025.10.0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메리골드 마음세탁소, 당신의 감정 렌즈는 행복을 포착하고 있는가(전편) [도서/문학]
당신의 감정 렌즈는 안녕한가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메리골드라는 꽃의 꽃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능력자인 지은은 석양이 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도시를 발견하게 된다. 지은은 엄마가 좋아하던 메리골드와 이름이 동일한 아름다운 도시에 세탁소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지은은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치유하는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얼룩을 지워주는 세탁소를 피워내게 된다. 메
by
이윤재 에디터
2025.10.01
리뷰
공연
[Review] 궤도 바깥의 움직임 - TRANS III: 주어 없는 움직임
주어 아래 가라앉은 것들을 붙잡다
사진: ⓒ최근우 공연이 시작되고 사람들이 극장 안으로 입장한다. 이미 공연은 시작되었다. 사각형 무대 위에는 인간 혹은 퍼포머가 앞으로 코를 박은 채 누워있다. 어떤 미동도 느껴지지 않아 흡사 전원이 들어오지 않은 기계나 인형 같은 모습이다. 무대를 빙 둘러싸 앉은 관객들은 침묵 속에서 그의 동작을 기다린다. 이때 무대 전체의 철골을 반복적으로 때리는 날
by
변의정 에디터
2025.08.1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폭죽같이 빛나고 져버린 개츠비의 삶 [영화]
소설과 영화로 톺아보는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위대한 개츠비』는 액자 서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액자 서사에서는 ‘이 사람이 하는 말을 어디까지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읽게 된다. 소설에서는 닉이라는 화자의 발화를 통해서-영화에서는 글을 씀으로써-믿음을 준다. 개츠비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개츠비와 관련된 모든 인물을 만난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듣는 독자에게 신뢰는 준다는 것이다
by
최은파 에디터
2025.07.1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이 살인이 연극으로 만들어진다면 아득할 정도로 오랫동안 공연될 것이오. - 연극 '킬링시저' [공연]
<킬링시저>는 셰익스피어 원작 <줄리어스 시저>를 재해석한 연극으로, 로마를 위기로부터 살려낸 절대적인 지도자 '시저', 하지만 한 전쟁의 승리를 위해 수백명을 죽음으로 몰았던 그가 독재군주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해 '브루투스'는 그를 죽인다. '절대 죽지 않는 시저'와 독재군주를 막고 로마의 자유를 되찾고자 해던 이상주의자 '브루터스'의 처절하고 치밀하고 세밀한 갈등이 펼쳐진다.
셰익스피어 원작 <줄리어스 시저>를 재해석한 연극 '킬링 시저'는 미장센이 탁월했다. 가운데 메인 무대를 둘러싼 반원 무대가 있었고, 배우들은 양옆 계단을 타고 올라가 반원 무대 위에서 관객석을 바라보며 공연을 펼쳤다. 이러한 입체적인 무대 구성은 배우들에게 시선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며, 마치 로마 공화정을 연상하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주었다. 극을
by
양유정 에디터
2025.05.26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에어비앤비에서 만났던 이태리 노인 [사람]
에어비앤비에서 만난 이태리 노인에게서 느껴지는 멋과 교훈을 소개한다. 이름 모를 노인은 머나먼 동쪽을 동경하고 있었다.
약 3달 전, 그러니까 런던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나는 런던 동부에 위치한 스트랫포드(Stratford)라는 지역의 에어비앤비에 머물고 있었다. 숙소에는 총 4개의 방이 있었고, 가끔 주방에서 다른 방의 투숙객들과 마주치면 대화를 나누고는 했다. 스트랫포드 근처 교회 사진. 출처: 직접 촬영 어느 겨울날 오후의 이야기 여전히 쌀쌀하지만 제
by
정진형 에디터
2025.05.03
사람
ART in Story
[마스터피스] 마블의 이야기를 파헤치다, 홍지운 저자의 세계
여러분들이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만드는 시대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상을, 그들의 시선과 역사를 빌려 완성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마스터피스를 이해합니다. SF를 사랑하고 마블을 분석하다, 홍지운 저자 -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웹 소설 창작 전공 교수 홍지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Augustine Park -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동녘 출판사의 [
by
김푸름 에디터
2025.04.1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3년차 직장인이 되어 보게 된 세일즈맨의 죽음 [공연]
자본주의 사회 속 인간이 자존심을 지키는 법
둘리 대신 고길동에게 마음이 쓰인다면 어른이 된 거라고 했다. 대학 시절, 가장 위대한 영미희곡 중 하나라고 꼽히던 세일즈맨의 죽음을 처음 읽을 때 나는 윌리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어느새 3년 차 직장인이 된 나.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하늘 아래 빌딩의 불빛이 해보다 더 빛나기 시작하던 금요일 밤, 나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보러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
by
채수빈 에디터
2025.03.0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와 삶을 부산에서 만나다 –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미술/전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부산박물관 교류기획전 후기.
비가 쏟아졌던 지난 여름날, 나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전시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을 감상했다. 전시를 본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전시의 시작과 끝, 그리고 벽에 새겨져 있던 북미 원주민들의 기도와 노래 구절들은 묵묵한 감동의 감각으로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었다. 부산으로 돌아온 나는 해당 전시가 교류기획으로 2월 16일까지 부산박
by
신지원 에디터
2025.02.10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올해도 살아갑니다 [음악]
새로운 한 해를 함께 시작할 음악
새해를 맞이하고 나서 처음으로 듣게 되는노래가 그 해의 길흉을 좌우한다는 흥미로운 속설이 있다.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애틋한 소망 내지는 자그마한바람을 담아 소위 이야기하는 ‘새해 첫 곡’을 신중히 고민하고있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노라면, 이처럼 귀엽고 재미있는 광경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느덧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된 지도 한 달에 가까운
by
김선우 에디터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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