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고 나서 처음으로 듣게 되는노래가 그 해의 길흉을 좌우한다는 흥미로운 속설이 있다.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애틋한 소망 내지는 자그마한바람을 담아 소위 이야기하는 ‘새해 첫 곡’을 신중히 고민하고있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노라면, 이처럼 귀엽고 재미있는 광경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느덧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된 지도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만큼, 조금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이쯤에서올 한 해의 출발을 따스하게 응원해 줄 몇 곡의 노래들을 한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한다.
아무쪼록이 글을 읽는 모두가 평안하고 안온한 2025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마이 앤트 메리 ‘공항 가는 길’
또 다른 길을 가야겠지만 슬퍼하지는 않기를
새로운 하늘 아래 서 있을 너 웃을 수 있도록
새로운시작에는 언제나 뜻 모를 불안과 설렘이 동시에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따금 드넓은 불안의 그늘이설렘의 영역을 무참히 침범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마이 앤트 메리의 ‘공항가는 길’은 또 다른 길을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떼어야만 하는 이들 모두의 안녕을 담담히 응원하는 곡이다. 직관적인 위로와 격려로 가득한 가사가 다소 진부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그 진부하고 뻔한 한 마디가 가장 효과적인 위안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법이다.
‘공항 가는 길’과 함께라면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여러 불안을 조금은덜어낸 채로 새로운 한 해의 출발을 다짐할 수 있지 않을까.
소리헤다 ‘설흔(雪痕)’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줄 알았었는데
알던 것마저 확신하는 게 우스워져
새로운해가 시작된다는 것은 곧 한 살의 나이를 더 먹게 된다는 것과 같다.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은 어른이되어가는 기분이지만, 여전히 내면에 자리해 있는 아둔함에 스스로 놀라거나, 아주 사소한 일에도 쉽게 상처받는 순간이 더러 있다.
하지만 ‘설흔(雪痕)’은 이러한서투름과 나약함을 똑바로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눈내린 흔적’이 언젠가 결국 사라지기 마련인 것처럼, 우리가나이를 먹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여러 고민들 또한 우리의 마음을 잠시간 소복이 덮고 있는 새하얀 눈에 불과하리라 믿어 본다.
정밀아 ‘환란일기’
보통의 사람 속에서 영웅이 나타났으며
제 할 일을 정성스레 하는 사람들
조금씩 바뀌는 세상
거스를수 없을 것만 같은 거대한 일련의 흐름 앞에서 개개인의 무력감이 유독 두드러지는 듯한 요즈음이다. 국가적이슈, 환경 문제, 전염병 등과 같은 거대한 시대적 고난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희망과 절망은 공존하는 것’이라는 가사를 담고 있는 정밀아의 ‘환란일기’는 양보와 이해를 마음에 품은 채로 저마다의 할 일에 집중한다면, 우리모두가 세상을 바꾸는 영웅이 될 수 있음을 진중히 역설하는 노래이다.
이렇게 또 다른 오늘을, 나아가 새로운 한 해를 정성껏 살아가다 보면, 작금의 환란에도 분명히끝이 있으리라 믿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