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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Review] 이해라는 허상 너머에 있는 - 내 말 좀 들어줘
대화의 삐걱거림, 즉 욕망의 불충분한 표현은 화자의 영역이 청자의 영역과 맞닿을 때야 비로소 발생하는 거다.
속에 숨긴 말이 여과 없이 쏟아지는 세상의 초상은 얼마나 처연할까. 익명성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얼굴과 이름을 앞세우면서도 당당히 비정제된 ‘말’을 배설할 수 있는 현재엔 시시한 물음일 테다. 분열과 폭력으로 촘촘히 점묘된 이 시대가 군더더기 없는 답변이니까. ‘비정제된 말’이란 걸 세밀히 조명할 수 있을 텐데, 예컨대 앞선 문단에서 주안점을 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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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 에디터
2025.08.21
리뷰
공연
[Review] 잊고 있던 가능성을 '감각'한 시간 - IMMERSION 몰입 [공연]
클래식 트리오와 신디사이저. 다름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이질적인 조합에서 오는 묘한 끌림 시작은 막연한 호기심이었다. ‘이질적인 요소가 따로 떨어져 있다가 하나로도 묶인다는 말이지?’ 클래식과 신디사이저의 합이 내 입장에선 상상이 잘 가지 않았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선율과 몽환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기계음이 만났을 때 과연 그 접점에서 어떤 소리들이 튀어나올지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상상이 어려웠다는 것이 이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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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희 에디터
2025.08.14
리뷰
전시
[리뷰] '힙'함으로 가득했던 예술과 놀이의 향연 - 어반브레이크 2025
다채로운 가능성과 실험 그리고 놀이의 콜라보, 2025 어반브레이크
2025년 여름, 서울 코엑스를 가득 채운 어반브레이크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를 넘어, 예술을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거대한 축제의 장이었다. '플레이 위드 아트(Play with Art)'라는 슬로건 아래, 화려한 색감과 리듬감 넘치는 라이브 DJ 음악이 어우러진 공간은 관람객을 압도했다. 예술과 놀이의 경계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LED 작품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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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민 에디터
2025.08.12
리뷰
도서
[Review] 산만한 몽상가만이 할 수 있는 일 -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집중과 몰입 너머, 방황과 산만함 속에서 피어나는 창조적 사유의 시간을 탐색하다
우리는 지금 집중과 효율을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시간 관리 앱과 몰입의 기술,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도구들은 하루하루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정말 그것이 우리 삶을 깊이 있게 만들고 있을까?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는 이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저자 머리나 밴줄렌은 산만함, 게으름, 몽상 같은 단어들 속에 우리가
by
최선 에디터
2025.07.04
리뷰
공연
[리뷰] 변증법적 세계관과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 - 기병과 마법사
'기병과 마법사'에서 변증법적 발전 과정은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먼저 기존 질서를 상징하는 '정'의 단계에서는 마법사들의 지배 체제가 공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마법이라는 특별한 힘을 독점하며, 기병들은 이들의 통제 아래 놓여있다. 이어서 '반'의 단계에서는 주인공을 통해 이러한 체제의 모순이 드러난다. 주인공은 기존 마법 체계의 한계를 깨닫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한국 SF 문학의 개척자로 불리는 배명훈 소설가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판타지 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출간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흥미로운 상상력, 깊이 있는 세계관, 뚜렷한 주제 의식, 그리고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특징이다. 유명 작가 김초엽은 이 소설의 정교한 세계관과 전투 장면 묘사를 높이 평가했다. 이 소설은 몽골이나 발해 같은
by
신동하 에디터
2025.06.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넷플릭스 시리즈 '러브, 데스 + 로봇' 살펴보기 [영화]
시즌별 명작 골라보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러브, 데스 + 로봇>이 어느덧 시즌 4로 돌아왔다. OTT 서비스를 구독하는 사람들이라면 뭘 봐야 할지 고민하다가 찜 목록만 한가득 채우고서는 결국 유튜브로 넘어가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영화 한 편만큼의 시간을 허비했던 적이 많은 나에게 <러브, 데스 + 로봇> 시리즈는 마치 들어둔 보험 같았다. 에
by
김지현 에디터
2025.06.15
리뷰
영화
[Review] 청춘의 가능성, 브레이킹 아이스
목적지를 정하고 시작했더라도, 사실 그것만이 목적지가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물은 낮은 온도에서 얼음이 되지만, 얼음을 꺼내 수면 위에 올려놓으면 순식간에 녹기 시작하고 다시 물로 돌아간다. <브레이킹 아이스>의 안소니 첸 감독은 이러한 자연의 원리, 물과 얼음의 순환을 포착하여 인물 간의 관계에 적용한다. 그리고 푸를 청에 봄 춘, 대개 뜨겁고 푸른 것으로 묘사되는 청춘 대신 얼어붙은 청춘을 그린다. 펜데믹 동안 실존적 위기와
by
한정아 에디터
2025.05.22
리뷰
공연
[Review] 배리어프리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 - 연극 견고딕걸 [공연]
<견고딕걸>은 배리어프리라는 기능적 목표를 넘어서, 연극의 ‘말’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시각과 청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감각을 제시한다.
‘견고딕걸’. 살인 사건의 가해자이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쌍둥이 동생으로 인해 은둔의 삶을 택한 ‘수민’을 묘사하는 말이다. 뜻하지 않게 ‘가해자의 가족’이자 ‘자살 유가족’이 되어버린 이후, 누구도 그 속내를 알 수 없도록 ‘수민’은 온통 까만 고딕룩으로 자신을 감춰버린다. 그런데 왜 ‘고딕걸’이 아니라 ‘견고딕걸’일까? 이 제목은 언뜻 들으면 ‘고딕
by
장연우 에디터
2025.04.16
리뷰
공연
[Review] 전통 콘텐츠의 현대적 변신, 판소리 뮤지컬 적벽
<적벽>이 써 내려가는 전통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한다.
공연을 보게 되면 가장 먼저 해당 공연의 장르를 찾아본다. 내가 관람하는 공연 예술의 부류는 주로 세 가지로 나뉜다. 연극, 뮤지컬, 창극. 그런데 <적벽>은 조금 달랐다. 판소리를 소재로 하기에 당연히 ‘창극’으로 분류될 줄 알았는데, ‘뮤지컬’에 속해있었다. 공연 소개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냥 뮤지컬이 아니다. ‘판소리’ 뮤지컬이었다. ‘창극이면 창극이
by
소인정 에디터
2025.04.04
리뷰
공연
[Review] 전통과 현대의 조화, 그 가능성의 저변을 엿보다 - 적벽
판소리와 뮤지컬과 삼국지, 도원결의 맺다
삼국지도, 판소리도, 나에겐 다소 낯설고 거리감이 있는 장르이다. 하물며 뮤지컬과의 결합이라니. 종종 <적벽>이 재밌다는 평을 듣긴 했으나, 과연 그 둘에 모두 관심 없는 내게도 재밌을까? 우려스러웠다. 그러나 막상 극이 시작되자 그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위, 한, 오 삼국이 분립하고 황금 권좌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난무한 한나라 말 무렵. 유비
by
양예지 에디터
2025.04.02
리뷰
공연
[Review] 판소리 뮤지컬 적벽이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 - 적벽 [공연]
화려한 뮤지컬과 강렬한 판소리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연
학창 시절 음악 시간에 판소리를 한 번쯤은 접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판소리는 익숙한 장르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이기도 하고, 고수와 소리꾼으로만 무대를 채우는 판소리의 매력을 알아가 보고 싶었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쯤 판소리 공연을 관람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판소리 뮤지컬 <적벽>을 알게 되었다.
by
임채희 에디터
2025.04.0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낯선 존재와 환경에 관한 가능성을 맞이하며 [전시]
인간 중심에서 벗아난 새로운 존재를 마주하며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리미널 >이 리움미술관에서 개최했다. 전시 제목인 ‘리미널’은 “생각지도 못한 무언가가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작가가 제시한 실재 세계에서 불가능하거나 상상을 넘는 그 이상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인간과 비인간의 상호 의존성에 대한 탐구가 이 전시회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by
여정민 에디터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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