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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연
[Review] 뤼순의 서른 한 살 청년, '자객열전 2: 안응칠 워크숍'
다만 어떤 질문 하나를, 무대 위에서 흘러나오던 그 짧은 대사와 함께, 오래 품고 돌아왔을 뿐이다.
위대한 영웅의 서사는 언제나 사후적으로 완성된다. 그렇다면 완성된 신화를 걷어내고 남은, 행동하기 직전의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연극 <자객열전: 안응칠 워크숍>이라는 제목과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다가온 감각은 기묘한 낯섦이었다. 이는 '안응칠'이라는 본명 뒤에 가려져 있던, 불안하고도 치열했던 한 인간을 그려내려는 의도적인
by
이유빈 에디터
2026.08.06
리뷰
공연
[Review] 웃기는 짬뽕이었다면 - 연극 '짬뽕' [공연]
관객을 웃게 했던 무대는 결국 가장 깊은 슬픔을 전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 본 글은 연극 '짬뽕'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5·18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문구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연극 '짬뽕' 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22년을 이어온 극단 산의 대표 연극으로 오랫동안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고 한다. 사실 나는 이 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근현대
by
임혜인 에디터
2026.08.06
리뷰
공연
[Review] 필요한 건 한 번의 용서 - 플리백 [공연]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화목한 가정도, 끈끈한 우정도, 순전한 사랑도 변하기 전과 같은 모습으로 되돌릴 수는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우개도 다르지 않다. 연필로 쓴 글과 그림은 지울 수 있어도, 그 자국까지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다만 얼룩진 바닥은 걸레로 닦아낼 수 있고, 자국이 남은 종이 위에도 다시 새로운 문장을 써 내려갈 수 있다. 엎질러진 물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지 못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그저 단 한 번, 용서받을 수 있다면 한 사람은 다시 살아갈 수 있다. 좋고 나쁨을 잴 수는 없어도, 분명 이전과는 ‘다른’ 이야기다.
* 해당 리뷰는 연극 '플리백'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한 골목, 파산 직전의 기니피그 카페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여자 '플리백'이 있다. 섹스와 농담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는 그녀는 면접 자리에서 뜻하지 않게 상의를 벗어버리고, 성공한 언니와는 사사건건 부딪히기만 한다. 그야말로 구제불능인 나날의 연속이다. '지저분한 사람', '
by
백승원 에디터
2026.08.05
리뷰
공연
[Review] 지독한 농담을 방패 삼아 살아가는 당신에게, 플리백 [공연]
당혹감을 넘어, 한 인간의 외로움과 마주하기까지
"이 정도면 청소년 관람불가를 붙여야 하는 거 아닌가?" '플리백' 연극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다행히 19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공연을 보다보면 성적인 농담과 거침없는 욕설, 음담패설이 쉼 없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이 연극의 원작이 블랙 코미디의 대가인 영국이어서 더욱
by
한우림 에디터
2026.08.05
리뷰
도서
[Review]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 상자 속의 양 [도서]
상자 속의 양에 대한 단상
이 이야기는 인간의 '애도'에서 비롯되며, 오직 '애도'를 위해 시작된다. 건축가 오토네와 목수 켄스케 부부는 2년 전 불의의 사고로 7살 아들 카케루를 잃었다. 그리고 어느 날, 죽은 사람의 외모와 목소리, 기억을 재현한 휴머노이드를 렌털해 주는 업체 '리버스'의 광고를 접하고, 고민 끝에 아들과 똑닮은 로봇 카케루를 집으로 받아들인다. 2026년 개봉
by
문경란 에디터
2026.08.05
리뷰
공연
[Review] 삶은 무엇을 위한 면접인가 - 연극 '플리백' [공연]
연극 플리백에 대한 개인적 단상
1. 웃는 걸까, 우는 걸까 : 트라우마가 만든, '관종'의 무대 조명이 들어오고, 무대 가운데 딱딱하게 경직되어 앉아 있는 인물 뒤에 거대한 화면으로 창백한 얼굴을 엿볼 수 있다. 그녀는 어딘지 불안하고 초조해 보이는 얼굴로 면접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상의를 들어올려 기습적으로 속옷을 보이고, 이에 당황한 면접관이 이를 저지하며 당혹스러
by
문경란 에디터
2026.08.0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지평선을 결코 가운데 두지 말 것, ‘파벨만스’가 알려주는 삶의 구도 잡는 법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 <미지와의 조우>, <레디 플레이어 원>으로 대표되듯, 수십 년간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안겨준 거장이다. 하지만 <파벨만스>에서 그의 카메라는 돌연 가장 내밀하고 연약했던 자신의 유년 시절을 비춘다. 영화 속 주인공 소년 '새미'의 얼굴을 하고. 그러나 이 작품의 이야기
by
최수경 에디터
2026.08.05
리뷰
공연
[Review] 우리는 자신의 과오를 지우고 살아갈 수 있을까 - 연극 '플리백' [공연]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한 여자의 이야기
사람은 왜 실수를 할까. 우리는 자신의 과오를 지우고 살아갈 수 있을까. 연극 <플리백>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한 여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플리백(Fleabag)은 이름의 뜻처럼 ‘문제투성이’인 사람이다. 운영 중인 기니피그 카페는 파산 직전이고, 동업자이면서 유일한 친구인 ‘부’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새엄마와 결혼한 아빠와는 일 년에 몇
by
윤선주 에디터
2026.08.05
리뷰
PRESS
[PRESS] 끝에서 시작되는 역설, 뮤지컬 '죽음에 관하여' [공연]
남은 삶의 시간 동안 우리는 자신의 세계를 어떤 것들로 채워나가야 할 것인가?
뮤지컬 <죽음에 관하여>는 웹툰 원작이 가진 옴니버스적 세계관을 무대 위에서 '신'과 '인간'이라는 단 두 명의 배역으로 응축해낸다. 이 세계관에서 신은 종교에서 말하는 절대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 신은 죽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망자들이 가야 할 마지막 길을 안내하는 등의 중간자적 모습을 띤다. 망자들은 자신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전혀
by
이유빈 에디터
2026.08.0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로봇에게 배우는 인생 - 바이센테니얼 맨 [영화]
200년을 살아간 로봇의 이야기는 오히려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운다.
김소영 작가님의 <어떤 어른>을 읽다가 재미있는 페이지를 만났다. 자신의 삶을 시간 순으로 적어 내려가는 부분이었다. 김소영(8세) : 초등학교 입학 #사회생활시작 . . 김소영(48세) : 독서교실 선생님 겸 작가가 됨 #오늘 김소영( ) : 나도 따라 적어본다. 8세 : 초등학교 #입학 18세 : 입시 시작 #작곡 28세 : 대학원 졸업 #영상음악 3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04
리뷰
공연
[Review] 연필 끝에 지우개가 달린 이유 - 플리백
연필 끝에 지우개가 달린 이유를 설명해줄 단 한 사람이 필요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
무대 위에 여러 개의 의자가 놓여 있고 한 여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플리백 (fleabag)’. 직역하자면 더러운 몰골(을 한 사람) 또는 지저분한 짐승이다. 극의 시작은 그가 일자리 면접을 보고 있는 사무실에서 시작된다. 면접관은 이 회사에 성희롱 관련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 묻고 플리백은 능청스럽게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면접 시
by
최승윤 에디터
2026.08.04
리뷰
공연
[Review] 자신을 지키지 못한 여자 - 연극 '플리백'이 건네는 가장 솔직한 고백 [공연]
웃음과 슬픔, 공감과 불편함 사이에서 관객은 어느 순간 플리백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플리백(fleabag)’. 직역하면 ‘벼룩이 들끓는 가방’이다. 영어권에서는 '지저분한 사람', '문제투성이', 혹은 '누추한 곳'을 뜻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애초부터 정돈된 삶과는 거리가 먼 단어다. 작품은 이 이름처럼 상처와 혼란을 품은 한 여자의 내면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어쩌면 ‘플리백’이라는 이름은 세상이 그녀를 규정하는 말이 아니라, 주인공이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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