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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오해와 이해 사이를 맴돌며 - 연극, 또 여기인가 [공연]
사카모토 유지가 그려낸 굴레와 해방, 오해와 이해의 경계. 주유소라는 작은 공간에서 만난 네 사람이 서로의 결핍을 스치는 이야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을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일상의 결을 따라가다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데려다 놓는 작가, 제76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사카모토 유지의 희곡이 한국에서 초연을 한다고 해서 바로 보게 되었다. 괴물을 볼 때 그렇게까지 깊이 파고들 줄 몰랐던 탓에 느꼈던 공포가 커서, 이번에는 긴장감을 안고 공연을 마주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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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6.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B급 영화, 니가 좋아 [영화]
진지한 사람도 가끔은 그냥 웃고 싶다. B급 영화는 그 욕구에 가장 솔직하게 답해주는 장르다. 럭키, 스파이, 와일드 씽. 뇌를 잠시 맡겨두기 딱 좋은 세 편을 소개한다.
살다 보면 가끔 뇌를 잠시 어딘가에 맡겨두고 싶은 날이 있다. 아무것도 분석하지 않고, 아무것도 해석하지 않고, 그냥 눈앞에 펼쳐지는 걸 보며 깔깔 웃다가 집에 오는 그런 날. 나는 꽤 매사에 진지한 편이고 생각도 많은 사람이라, 솔직히 그런 날이 자주 오진 않는다. 근데 오면 온다. 갑자기, 불쑥. 그럴 때 나는 B급 영화를 찾는다. 오해는 말자. B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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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5.18
리뷰
도서
[Review] 소소한 것들이 봄처럼 피어난다 - 타샤의 기쁨 [도서]
기쁜 순간이 생기면 무엇이든 그림으로 남긴 타샤 튜더. 작은 새 한 마리, 헛간으로 들어오는 햇살 한 줄기도 흘려보내지 않던 그녀처럼, 봄날의 풍경, 사람들의 웃는 소리 등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따뜻한지.
2026년 봄이 찾아왔다. 길고 긴 겨울을 지나 잎에서 초록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씨앗들은 저마다 자신을 퍼뜨리기 바쁘고, 사람들도 그 풍경을 마주하러 밖으로 나오기 바쁘다. 나는 이 책을 받아 든 순간, 초록빛의 향연과 "The Springs of Joy"라는 이름, 그리고 누구보다 따뜻한 바깥의 온기를 담은 표지를 보고 당장 돗자리를 들고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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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5.16
리뷰
공연
[Review] 너와 우리의 물결 - 연극 너울THE SWELL
세 여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감정의 너울. 잔잔하다가도 격해지는 그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펼쳐내는 작품이다.
"내 심장이 너울거려, 너 때문에"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였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지만, 맥락을 알고 있었기에 왜 그 단어를 꺼냈는지 바로 이해됐다. 무언가 울렁울렁거린다는 것, 물결친다는 것, 요동치고 있다는 뜻이겠지. 역시나, 넓은 물에서 크게 움직이는 물결이라는 뜻이었다. 상대에게 그런 마음을 느꼈다는 건 참으로 큰 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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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5.15
리뷰
전시
[Review] 알다시피 현실은 다소 메마르기 때문입니다. - 페르난도 보테로展 [전시]
메마른 현실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기준을 세우고 그것에 맞추려 한다. 보테로의 세계는 그 기준 너머에 얼마나 풍요로운 것들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메마른 기준, 둥근 악동 욕실 TheBathroom, 1989, 캔버스에 유채, 249 x 205 cm ⓒ Fernando Botero Foundation '미의 기준'은 무엇일까. 남자든 여자든 그러한 기준이 적용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그 기준을 공기처럼 들이마신다. 스크린 속 배우들의 갸름한 턱선, 고전 회화 속 이상화된 신체, 잡지 속 균형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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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5.09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개그를 통해 우리를 비추는 이수지 [문화 전반]
극한직업 유치원 선생님, 대치동 제이미맘, 슈블리맘 붓기차. 이수지가 보여주는 대한민국 풍자를 들여다 본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올라온 유치원 교사의 24시간이 화제다. 매번 자기만의 색깔로 한국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이수지가, 유치원 교사 이민지 씨의 끝나지 않는 하루를 담아 돌아온 것이다. 이수지는 이를 극한직업이라 칭하며 그 민낯을 들어냈는데, 더 충격적인 건 콘텐츠를 본 현직 교사들의 반응이었다. 개그는 원래 현실을 과장해서 웃긴다고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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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4.13
리뷰
공연
[Review] 쓰러진 비석 아래, 묻혀진 이름들을 위한 무대 - 연극 돔박아시, 고이래 [공연]
학살자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서 있는 동안, 희생자들의 이름은 발 아래 묻혀 있었다. 연극 〈동백아가씨 고이래〉는 주인공 대신,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죄책감과 두려움의 이야기로 제주 4·3의 진실을 완성해 나간다. 아직도 이름 짓지 못한 그 역사 앞에서, 우리의 백비는 오늘도 비어 있다.
무대 한가운데에는 동상처럼 우뚝 선 비석이 있었다. 연극은 그 비석을 쓰러뜨리는 고이래로부터 시작된다. 조용히 해녀로만 살아온 고이래는 왜 갑자기 비석을 쓰러뜨린 것일까. 주변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그리고 형사 강선웅은 이를 집요하게 쫓는다. 그러나 이내 드러나는 것은, 고이래를 둘러싼 모든 인연이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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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4.11
리뷰
전시
[Review] 취향 무한 골라담기 -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전시]
아무런 제약 없이 나의 취향을 골라담는 곳. DDP 울트라백화점은 전시장이 아니라 나를 발견하고 돌아보는 공간이었다.
사람들의 눈과 손이 바쁘다. 나의 취향을 찾고 수집하는 데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소비가 의식주에만 머물렀다면 이제는 아니다. 바쁘고 복잡한 현대인들에게 문화적 소비는 또 하나의 소비로 추가되었다. 이 소비는 나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것 뿐만아니라 위로까지 건넨다. 그리고 이 새로운 소비를 마음껏 할 공간이 동대문 DDP 한가운데 생겼다. 이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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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3.3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K문화, 현재 가장 Hip한 언어 [문화 전반]
전통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나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힙한 언어가 됐다. MZ세대의 감성에서 출발한 힙트래디션은 뮷즈, 쉘랑코리아, 미스소희를 통해 일상과 세계 무대를 동시에 파고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힙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블랙핑크 제니는 MMA 무대에서 브랜드 르쥬(LEJE)와 함께 한글 서체와 한국적인 선을 현대적 실루엣으로 풀어낸 의상을 선보였다. 약 15m 길이의 베일이 무대를 압도하는 순간, 한국의 전통미가 세계적인 팝스타의 무대와 만났다. 이는 한글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온 제니가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자신의 뿌리를 세계에 말한 것이다. 전통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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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3.16
리뷰
도서
[Review] 어느 날 불어온 미술관 -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도서]
마음이 소란한 날씨를 지나는 모두를 위한 에세이. 한 권의 책과 그림들이 건네는 말은 명확하다. 당신은 완벽해야 하지 않다. 당신의 불안과 흔들림은 약점이 아니라 증거다. 살아있다는 증거.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꽃이 활짝 핀 봄 하얀 천 뒤의 나 작년 3월, 새로운 시작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나는 적응해야만 했다. 더욱 발전된 나를 위해 나는 과감하게 나와 정반대의 성향들을 만나고 그것에 부딪혀보았다. 그러한 일들이 매번 버겁기보다는 소소한 나의 일상들이 나를 버티게 해주었다. 그러다 나는 우연히 공원에서 활짝 핀 꽃나무 한 그루를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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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3.05
리뷰
영화
[Review] 내가 영화(映畵)하는 이유 - 극장의 시간들 [영화]
극장에 앉아 영화를 본다는 것은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잊어버렸던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경험이다. 이 글은 《극장의 시간들》이라는 세 편의 단편들을 통해 영화가 우리 각자에게 왜 다르게 닿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준다
무언가를 내 이야기로 영화, 연극, 음악 등으로 만들어본 경험이 있을까. 그렇게 만들고 나서 그 작품 자체를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더욱 생생하게 기억된다. 작품이 완성된 후의 결과물보다,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 작은 성취들, 그리고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훨씬 더 오랫동안 마음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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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3.03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글 하나하나 담겨있는 실타래 [셀프 큐레이션]
내 글은 서툴러도 진심을 담아낸 여정이었다. 각 글을 통해 예술적 깊이를 담아내고, 다른 사람들의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했다.
모든 에디터가 그렇겠지만, 애정 없이 쓴 글은 없을 것이다. 글을 쓴다는 건 나만의 생각과 감정을 풀어내는 일이고, 그 안에는 매번 진심을 담으려고 했던 고민들이 숨어 있다. 내가 처음 글을 쓸 때는 그 과정이 얼마나 서툴고, 얼마나 두려웠는지를 잘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느끼는 감정을 글로 풀어내고 싶었다. 그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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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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