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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누군가의 극복 서사에서 위안을 찾으며 [미술/전시]
에드바르트 뭉크의 삶을 따라가며
글로 쓰인 묘사만 읽어도 눈앞에 형상이 떠오른다. 그만큼 친숙하고 유명한 그림,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이 작품을 SF 장편소설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에서 오랜만에 마주했다. 필 레시는 한 유화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머리카락이 없고, 뭔가에 짓눌린 피조물이 묘사된 작품이었다. 머리는 뒤집어놓
by
최수인 에디터
2026.06.27
리뷰
도서
[Review] 빛을 그린 화가, 빛이 되어준 사람들 - 모네, 빛의 순간들
그래서 우리는 그림을 본다. 정확한 기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시선을 빌려 세계를 다시 보기 위해서.
작년 가을쯤 과천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모네 그림을 봤다. 아니, 단순히 본 게 아니라 그 그림을 보러 갔었다. 수련은 한 벽면을 통째로 비운 채 딱 그 그림 한 점만 걸려 있다. 모네가 그린 빛에 집중하라는 의도인지 전시장은 최대한 조도를 낮추고 몇 개의 조명만으로 그림을 비춘다. 사실 워낙 유명한 그림들이라 직접 보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요즘은 기
by
조수빈 에디터
2026.06.25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이어폰을 빼고 군산을 걸었다 [여행]
익숙함과 무료함에 지쳐 무작정 떠난 2박 3일 군산 뚜벅이 여행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가보았다. 회사에 휴가를 올리기도 전에 숙소부터 예약했고, 2박 3일이었다. 회사에서는 매일 비슷한 일을 반복했고, 출퇴근길에는 늘 같은 노래를 틀어 이어폰으로 귀를 막은 채 같은 길만 오갔다. 어렸을 때부터 늘 이런 익숙함이 가장 편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익숙함이 나를 무료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 같다. 복잡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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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2026.06.1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비 오는 날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비를 좋아하기도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일기예보에 비 표시가 뜨면 사람들은 한숨을 쉰다. 우산을 챙겨야 하고, 날은 습하니까 출근길은 막힐게 뻔하다. 뉴스에서는 일부 지역의 침수 피해를 걱정한다. 날씨 앱 속 작은 빗방울 그림이 우울한 소식처럼 떠오른다. 나는 비오는 날을 너무나 싫어한다. 눈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외출은커녕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 있을 생각을 하기 바쁘다. 눅눅한 공기, 젤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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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정 에디터
2026.06.11
리뷰
PRESS
[PRESS] B블록 15열에 앉으면 말린 장미를 볼 수 있다 - 에스메 콰르텟 10주년 리사이틀 [공연]
오른쪽으로 몸을 틀자, 네 사람의 시간이 한꺼번에 보였다 - 에스메 콰르텟 10주년 리사이틀 리뷰
당장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도, 내가 정말 별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때에도 이 안은 여전하구나. 여전히 예쁘다. 변치 않는 안전 지대가 거기 머물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마음 안이 시원해졌다. 바이올린 한 대가 가장 높게 음을 높이고, 그 길을 또 하나의 바이올린이 따라올 적에,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잘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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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군체: 좋은 설정이 좋은 영화가 되려면 [영화]
설정은 신선했고, 메시지는 끝내 도착하지 못했다 좋은 기획이 좋은 영화가 되기까지, 그 사이의 거리에 대하여
좋은 설정이 좋은 영화가 되기 위해 해당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과 장르의 문법을 꿰고 있는 관객이 같은 영화를 보면 전혀 다른 감상을 갖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군체〉가 바로 그런 영화였다. 나는 좀비 영화를 많이 접해오지 않은 편이라 전반적으로 꽤 괜찮게 만든 영화처럼 느껴졌지만, 함께 관람한 사람은 장르적 문법에 익숙한 탓인지 스토리 전개가 진부
by
김세진 에디터
2026.05.28
리뷰
도서
[Review] 죽음은 어디까지 영광될 수 있는가 - 가르멜 수녀들의 대화 [도서]
죽음을 앞둔 인간 존재의 고찰
어느 날, 문화 초대 알림을 받았다. 메시지의 가장 위에는 <가르멜 수녀들의 대화>라는 콘텐츠 이름이 적혀 있었다. 프랑스의 조르주 베르나노스 작가가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집필한, 영화 시나리오 형식의 도서라고 했다. ‘수녀’라는 단어에 왠지 모르게 끌려 눌러보니 해당 작품을 소개하는 글은 전체적으로 두 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었다. ‘종교’와 ‘죽음’
by
김혜원 에디터
2026.05.1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방구석 평론가의 2026 백상예술대상 수상 예측 [문화 전반]
한 명의 콘텐츠 애호가가 예상해본 올해의 작품과 연기
백상예술대상은 늘 흥미로운 시상식이다. 단순한 시청률이나 화제성만으로 결과가 결정되지 않는다. 대중적 반응은 물론 작품이 남긴 완성도와 업계 안에서의 의미까지 함께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매년 백상의 결과는 그해 한국 콘텐츠 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처럼 읽힌다. 2026년 역시 드라마, 예능, 영화 모두 강한 화제작들이 등장했다. 작품성과 대중성
by
정가은 에디터
2026.05.07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나만 아는 부끄러움 [사람]
누군가를 완전히 오해한 적 있나요?
▲ 출처 : 유튜브 디글, 방송 유퀴즈온더블럭 양심의 가책은 나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틀림을 자각할 때 밀려온다. 초자아의 하위 체계인 양심, 즉 내면화된 도덕적 기준이 그른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수치심은 타인에게 보이는 자기평가에서 발생한다. 군중이 보는 자신의 모습이 본인이 세운 자아 이상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거부되고, 거절되고
by
김하은 에디터
2026.04.27
리뷰
도서
[Review] 누군가는 반드시 열어 보아야 했을 판도라의 상자 - 굴욕 [도서]
수치를 무릅쓴 굴욕과의 정면승부
'이불킥'이라는 말이 있다. 잠들기 직전, 과거에 겪었던 수치스러운 일들이 떠올라 이불에 발길질하는 행위를 뜻한다. 지금까지도 이 단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이에 공감하고 실제로 행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평소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불킥은 이제 일종의 루틴 같은, 습관의 영역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분노,
by
조은서 에디터
2026.04.2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당신은 누군가에게 로키가 되어준 적 있나요, 질문. [영화]
거대한 우주 공간 속에서 진정한 교감의 순간을 발견하다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가를 새삼 느끼는 것처럼, 인류 구원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진 그레이스와 그 소동의 배경이 되는 광활한 우주를 지켜보며 작고 사소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나는 누군가에게 로키 같은 존재가 되어주었나.’ 이런 질문들이 자연스러웠던 이유는 영화의 방향성에 있다. 영화는 넓은 우주 공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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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현 에디터
2026.04.2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모든 관계는 결국 우정이다 -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이홍위와 엄흥도의 관계는 부성애, 브로맨스, 혹은 백성의 충성심 ?
모든 관계의 시작은 우정에서 비롯된다. 우정이란 벗 우(友)에 뜻 정(情)이 합해진 글자로, 친구 사이의 정을 뜻한다. 서로를 친구로 여기고 나누는 마음이 어떤 의미 있는 사이를 만들어낸다. 모든 관계의 최종적인 형태도 우정인 것 같다. 오래된 연인도, 수십 년을 함께 산 가족도, 일주일의 대부분을 함께 보내는 동료도, 이웃사촌도 그 관계의 시작과 궁극적
by
김하은 에디터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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