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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술과 취약한 해방
술과 헤어질 수는 없겠다. 고 아직은 생각했다.
술의 효능에 관해 생각한다. 술은 그야말로 유흥의 도상인데, 나에겐 그 자체가 즐거움이라기 보단 술로써 느낄 수 있는 감각에 매료되는 것에 더 가깝다. 술은 기꺼이 취약해지는 일이다. 정체 모를 긴장감으로 빳빳해진 신경들을 하나씩 달래는 돌봄이자 거칠게 끊어내는 외면이다. 얼마나 솜씨 좋게 신경들을 제거하고 살려두었는지에 따라 술은 유흥으로의 기폭제가 되
by
정해영 에디터
2023.09.1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가을의 마음
되돌릴 순 없어도 다시 시작할 순 있으니까
시도 때도 없이 귀청을 울려대던 우렁찬 매미 소리가 점차 사그라들고 풀벌레의 고요한 속삭임이 시원한 밤공기를 가득 채울 때, 가을만 되면 수없이 반복해서 듣던 그 노래를 무심결에 흥얼거리고 있을 때, 나는 가을이 왔음을 직감한다.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사이 수십 번의 낮과 밤이 지났고 어느새 여기, 여름의 끝자락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다. 낮 기온은 여
by
윤채원 에디터
2023.09.12
리뷰
공연
[리뷰] 무용으로 보는 죽음과 노화 - 서울세계무용축제, 이불 위에서 [공연]
무용을 통해서 보는 죽음과 노화, 자유에 대한 갈망과 속박으로부터의 해방
무용가 홍신자가 국제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제26회 세계무용축제에서 ‘이불 위에서’를 선보인다. 홍신자는 1974년 뉴욕에서 ‘제례’를 공연한 이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가 중 한 명이다. 무용가 뿐 아니라 명상가, 에세이 작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자유를 위한 변명’이 많이 알려졌고 최근에도 ‘생의 마지막 날까지’를 출간했다.
by
윤민주 에디터
2023.09.12
리뷰
공연
[리뷰] 이토록 우악스러운 젊음! - 서울세계무용축제 ‘코리얼리티’ [공연]
방황하는 젊음과 몰아치는 시퀀스
9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서울 일대에서 제26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2023)이 개최된다. 서울에서 세계무용축제가 열린다는 것도, 주최 기관이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라는 것도 모두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 놀라웠다. 서울에서 산 지도 어느덧 수년인데, 아직도 내가 처음 만나는 행사가 있다니! 서울은 언제나 내 생각보다 더 넓고,
by
박주은 에디터
2023.09.11
리뷰
공연
[리뷰] 아쟁, 전통과 현대의 황홀한 조우 - 2023 수림뉴웨이브 특별공연 [Re:Wave]
‘과거의 음악’이 아닌 ‘현재, 지금 이 순간에도 관객에게 말을 건네는 전통 음악’
전세계가 열광하는 K-POP, 그 이전에는 한국 음악의 근간이 된 전통 음악이 있다. 전통과 현대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현시점에, 한국의 뿌리 깊은 음악을 새롭게 발견하는 뜻깊은 장에 초대 받았다. 수림문화재단에서 개최한 우리음악 축제 '2023 수림뉴웨이브 특별공연 [Re:Wave]’를 관람하고 왔다. 모교가 있는 동대문구의 김희수아트센터에서 공연이 열린
by
신지예 에디터
2023.09.09
리뷰
PRESS
[PRESS] 앙상블오푸스가 들려주는 현대음악: 류재준 & 최우정의 소나타
소나타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던 순간이었다.
종종 공연 프로그램을 보다가, 초연되는 작품이 있으면 시선이 확 끌리게 되는 것 같다. 그 공연에서 연주되는 작품이 한국 초연이라면 한국에서 처음 연주되는 것이라서 궁금해지고, 세계 초연이라면 더더욱 레퍼런스가 없는 작품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접해볼 수 있기 때문에 관심도가 높아지는 편이다. 그래서 초연되는 작품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공연 일정
by
석미화 에디터
2023.09.09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봅시다." - 음악극 '푸른 늑대의 파수꾼' 지민영 작/연출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에너지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앞에서 인간 한 명은 무력하다.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도 없고, 혼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살아만 있다면 누구에게든 할 수 있는 일이 최소한 한 가지는 있다. 가위에 눌려 옴싹달싹 할 수 없을 때는 새끼손가락부터 움직여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작은 움직임에는 어
by
김소원 에디터
2023.09.0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9월의 나
9월을 닮은 나, 나를 닮은 9월
작년에도 9월이 되어 소회가 새롭다는 취지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9월은 내게 특별한 달이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난 9월, 9월은 가을이라는 계절로 넘어가는 달이기도 하며 한 해를 두 개로 분리할 경우 두 번째 것의 시작이 되기도 하는 달이다. 그래서 나는 더위에 지쳐가던 8월의 슬픔과 절망을 31일에 남겨두고 한껏 신선해진 마음으로 9월을 맞이한다.
by
윤지원 에디터
2023.09.07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예측 불허한 삶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 강명신 교사
예술과 교육, 그리고 삶
지난 8월 4일부터 8일까지 故 강희성 사진작가의 추모전시회 <붉은 생명의 빛>이 광주광역시 무등갤러리에서 열렸다. 전시를 기획한 사람은 작가의 친누나인 강명신 교사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그는 동생의 부고 소식을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강희성 작가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 넓은 세상에 알리겠다고 결심했다. 이번 전시는 그 결심이 맺은 첫 번째
by
김소원 에디터
2023.09.04
리뷰
PRESS
[PRESS] ‘가능’과 ‘옳음’ 사이의 거리를 재는 일 - 김동하 장편소설 ‘달고나 여행사’
SF 세계관을 경유하여 소설 '달고나 여행사'가 묻는 가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가능’의 의미를 더해주는 한자 ‘可’는 그 자체로 ‘옳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는(가능한) 것’과 ‘옳은 것’이 항상 같지는 않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이 둘 사이의 고민과 갈등은 처음 공동체 안의 규범이 생겨난 이후로,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계속 존재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특히 점점 더
by
김효중 에디터
2023.09.02
작품기고
The Artist
[오늘의 시선] 생각나는 음식이 있나요?
초코쿠키
생각나는 음식이 있나요? 단순히 맛있어서 기억되는 음식이 아닌 기억을 담고 있는 음식이 있다. 나에게 초콜릿 쿠키가 그렇다. 어렸을 때부터 단 음식을 좋아하던 나를 위해 할아버지 댁에 놀러가면 할아버지는 베개 옆에 초콜릿 과자를 준비해 주셨다. 그래서 할아버지 댁에 가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내가 오랜만에 시골에 내려가도 할아버지는 늘 배게 옆에
by
박지선 에디터
2023.08.28
리뷰
도서
[Review]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청혼했던 모차르트 - 모차르트 평전
거장의 일생을 덤덤하게 담아내며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 설명서
6살의 모차르트는 공주 두 명에게 안내를 받으며 쇤부른 궁전을 둘러보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러자 막내인 마리아 안토니아가 달려와 모차르트를 일으켜 주었다. 모차르트는 공주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친절한 분이로군요. 저와 결혼해 주세요." 평민 소년이 신성로마제국의 공주에게 청혼한 엄청난 일이었지만 둘의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진지하게 여겨지지는 않
by
이지연 에디터
202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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