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웅장한 시대를 재현한 뮤지컬, 나폴레옹

오리지널 음악의 매력
글 입력 2023.05.18 00:1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포스터.jpg

 
 
뮤지컬 ‘나폴레옹’은 프랑스 대표 배우들이 프랑스어로 공연하지만, 한국에 판권이 있는 독특한 형식의 K-콘텐츠로, 오는 5월 21일까지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공연한 후 아시아 투어를 떠날 예정이다. 한국의 프로듀서가 판권을 산 후, 프랑스 현지 캐스팅을 통해 프랑스어 오리지널 버전으로 런칭한 새로운 방식의 공연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레미제라블, 로미오와 줄리엣 등 프랑스의 대형 뮤지컬에서 주연으로 활약해 온 로랑 방, 존 아이젠, 키아라 디 바리 등의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주연으로 공연을 펼친다. 동시에 군무와 코러스를 맡는 조연 배우들(앙상블)은 한국의 배우들과 프랑스 배우들이 함께 섞여 공연하여 한국과 프랑스의 화합에 주목해 볼 만하다.
 
공연이 진행되는 평화의 전당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뮤지컬 공연장의 2배 크기로 매우 큰 무대이다. 뮤지컬 ‘나폴레옹’은 효과적인 연출을 위해 무대 중앙에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하여 활용하였다.
 
무대에 영상이 장엄하게 펼쳐지기에 관객의 몰입감을 높인다. 마치 영화 속의 배우가 현실에 튀어나와 연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생생하다. 한편으로는 스크린으로 대부분의 무대장치를 대신하다 보니 큰 무대가 비어 보이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공연사진11.jpg

뮤지컬 '나폴레옹' 공연 장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우리나라에선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명언을 남긴 영웅의 이미지가 강조되었지만, 막상 프랑스에선 그에 대한 평가가 영웅 혹은 독재자로 엇갈린다. 그는 정복 전쟁으로 대승을 거두며 온 세상을 발아래에 두고 살아갔지만 러시아 원정에서 대패를 겪으며 완전히 추락하기도 했다.
 
또한 다양한 업적이 있지만 시민을 학살하거나 폐지되었던 식민지의 노예제도를 되살리는 등 독재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인생에 거대한 사건이 많았던 인물인 만큼 아직도 그에 대한 평가는 대립하고 있다.
 
나폴레옹은 18세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이탈리아 영토의 코르시카섬에서 태어나 촌놈이라며 무시당하던 군인이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프랑스의 황제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는지 뮤지컬 ‘나폴레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막에선 그의 생애의 파란만장하고 굵직한 역사를 훑는다. 특히 1막의 마지막 장면은 1804년 노트르담 대성당에서의 대관식 장면이었다. 무대의 배경으로 LED 스크린에 노트르담 대성당의 정교한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스테인드글라스로 빛이 들어오는 듯한 연출에 화려한 색감으로 공연 중 가장 인상 깊게 기억에 남은 장면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진행된 즉위식이 실제로 얼마나 화려하게 거행되었을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공연사진4.jpg

뮤지컬 '나폴레옹' 공연 중 대관식 장면

 
 

그리고 2막에서는 나폴레옹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의 개인적인 서사를 볼 수 있다. 전투의 승리 등의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빗대어 봤을 때 잔물결 같아 보이지만 그 파장이 엄청났다.

 

특히 조력자 탈레랑, 동생 뤼시앙과의 관계나 사랑하는 연인이었던 조세핀과의 관계는 그의 심리와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묘사된다. 공연을 보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옛말이 떠올랐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리는 법이라는 점은 그 명한 나폴레옹에게도 적용되는 말이었다.

 

뮤지컬 나폴레옹에서 단연 뛰어나다고 느껴졌던 것은 음악이었다. 좋은 음악으로 유명한 영화 ‘300’,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2’, ‘미녀와 야수’ 등 유명 OST를 작곡한 티모시 윌리엄스가 작곡을 맡았으며, ‘오징어 게임’의 김성수 감독이 편곡을 맡았다고 한다. 음악의 멜로디가 반복되며 스토리에 몰입을 도왔고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

 

평화의 전당의 음향효과가 감동적인 노래를 뒷받침해 주어 배우들이 노래하며 열연할 때 온 좌석과 몸까지 진동이 전달되며 여러 번 소름이 돋았다.

 

 

공연사진13.jpg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프랑스어로 진행되는 공연인 만큼 관객은 자막으로 이야기를 이해해야 하는데, 자막에 맞춤법 오타가 있다거나 대사와 자막의 싱크가 맞지 않아 스토리를 매끈하게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자연스럽지 않은 번역에 자꾸 몰입이 깨졌다.

 

새로운 방식의 우리나라 뮤지컬인만큼 앞으로 관객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눈에 띄었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가 제작되는 것이 즐겁고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높아진 한국 관객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작품들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권현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