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작은 거인’의 시대 체험하기 – 뮤지컬 ‘나폴레옹’

시대 속으로 한 걸음 더.
글 입력 2023.05.15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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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18세기 유럽, 이집트 원정과 마렝고 전투 승리 등을 통해 황제의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아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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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서 출발해 시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


  

뮤지컬 ‘나폴레옹’은 유럽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정치적 인물인 나폴레옹의 ‘인간적’ 생애에 집중한다.

 

정치적인 인물은 그의 업적이나 활동을 바탕으로 평가되는 위치에 놓이기 마련이다. 그러한 인물의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구성했다는 것은, 단순히 나폴레옹의 활동과 정치적 행보를 나열하기만 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을 개인의 생애와 대조해 보게 한다. 그렇게 되면 그의 선택을 헤아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과감히 나폴레옹이 그의 커리어의 최후를 맞이하는 워털루 전투로 시작한다. 궁지에 몰린 병사들과 강하게 몰아쳐 오는 적군, 선택에 기로에 놓여 나폴레옹의 지휘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한계에 몰린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와 같이 구성하고, 수미상관 구조와 같이 마지막에도 같은 전투를 보여준다. 관객이 아직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게 되는 오프닝 장면과 나폴레옹의 생애를 세 시간에 걸쳐 지켜본 후에 보는 엔딩 장면은 비슷한 장면임에도 다른 감상을 일으킨다.

 

1부에서는 나폴레옹이 처음으로 정치계에서 주목받고 각종 전쟁에서 승리하며 시민들의 지지를 받다가 끝내 황제가 되는 모습을 그리고, 2부에서는 죠제핀과의 이별과 동시에 시작되는 그의 내리막길 인생을 보여준다.

 

형식적으로 균형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나폴레옹의 생애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관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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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 세력이 이야기하는 나폴레옹


  

뮤지컬 ‘나폴레옹’이 재미있는 점은 중심인물인 나폴레옹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배후 세력인 탈레랑의 입을 빌려 전해진다는 것이다.

 

탈레랑은 정계의 실세로,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는 타인의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인데, 그러면서도 부당하고 정의롭지 못한 짓을 저지르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관객에게 솔직하게 드러낸다. 탈레랑의 연기는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보여줘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데 탁월했다.

 

다만 복잡하고 정치적인 두 사람의 사랑과 관계가 자세히 보이지 않고 많이 축소되어 아름다운 세기의 사랑으로만 정의된 점은 아쉽다. 그러나 복잡한 사교계의 이야기와 그들 사랑의 모든 고비를 다 표현하기에는 내용이 장황해질 수 있고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나폴레옹’이므로 이야기의 축소는 납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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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즐거움 가득한 연극


  

이번 2023년 프랑스 내한 뮤지컬 나폴레옹에는 댄서 16명과 대형 LED 화면 6개가 넓은 무대를 화려하게 꾸민다.

 

댄서들은 활기찬 파리 시내부터 처참한 전쟁터까지 다양한 배경을 채워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대관식 장면에서는 촘촘한 배경 영상이 스스로 왕관을 쓰며 기세등등한 나폴레옹의 뒤를 화려하게 채우고, 이동하며 무대 공간을 확장한다.

 

이런 비주얼을 보고 있으면 뮤지컬이 단순히 배우의 노래와 연기, 이야기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심하게 연출된 미술이 뒷받침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류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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