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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응달에 남은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기까지 - 오직 그녀의 것 [도서/문학]
지루하고 평범해 보이는 삶의 궤적을 묵묵히 밟아가는 이야기는 여전한 나의 책에 대한 끈질긴 사랑을 위로한다.
『오직 그녀의 것』을 마주했을 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공 석주가 조심스레 내딛던 모든 길목이 나의 과거와 공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열정이 언제나 미지근하다고 느낀다. 스스로 역량이 빼어나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자신을 혐오의 굴레에 가두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인정하고 나아갈 뿐이다. 처음엔 석주의 살얼음을 걷는 듯한 성격이
by
오금미 에디터
2026.02.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 있어요? [도서/문학]
세상은 언제나 내가 그린 그림보다 멋이 떨어지죠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이 있는가? 그 꿈을 이루고 나서 환호하던 순간은 막상 경험하고 보면 생각보다 별거 없다는 마음에 머쓱해지곤 한다. 실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하나의 큰 사건들로 인한 행복은 1년이 지나면 그 행복을 느끼기 전 만족도로 돌아온다는 결과가 밝혀지기도 했다. 세상은 언제나 자신이 그린 그림보다 멋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리며 이 책의
by
이지혜 에디터
2026.02.27
리뷰
도서
[Review] 하루 살다 간 버섯에게서 배운 것들 - 미코, 버섯의 모든 것
얼마 전에 집에서 키우던 식물에 출처 모를 버섯이 하나 자란 적 있다.
얼마 전에 집에서 키우던 식물에 출처 모를 버섯이 하나 자란 적 있다. 조그만 갓이 흙 속에서 비죽 튀어나왔다. 어라 저게 뭐지. 반나절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버섯은 쑥쑥 자라서 줄기 한마디 정도의 길이가 됐다. 버섯과의 동침은 하루 만에 끝났다. 식물의 양분을 앗아갈 수 있으니 빨리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는 주변 식집사들의 추천에 제거하려고 했으나 이
by
조수빈 에디터
2026.02.2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진실은 도미노에 없다 - 함수 도미노 [연극]
원인 불명의 교통사고, 무엇이 진실인가
마에카와 토모히로의 대표작 <함수 도미노>는 원인 불명의 교통사고로 시작된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려낸다. 2005년 일본 초연 이후 꾸준히 공연되어 온 이 작품은 2024년 한국 초연을 통해 인셀 문화, 페미니즘, 사회적 혐오와 분열 등 동시대적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며 강한 공감을 끌어냈다. 연극 <함수 도미노>는 2
by
진세민 에디터
2026.02.23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있지, 혹시 여기를 들여다본 적 있어? [문화 전반]
앨범 소개글에 담긴 곡의 서사
재생 대신 스크롤 취미가 있다. 대뜸 음원 스트리밍 앱에 접속해, 막 업데이트된 최신 앨범들의 ‘앨범 소개’를 무작위로 읽어 내려가는 것. 재생 버튼 대신 스크롤을 누르는 일. 사운드는 잠시 미뤄두고, 문장부터 통과한다. 어쩌다 가슴에 꽂히는 한 문장을 만나는 순간, 그날은 작은 유레카다. 아직 멜로디도 모르는 상태이지만, 이미 설득당한 상태. 대부분은 멜
by
김다영 에디터
2026.02.23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조연의 매력 속으로 [만화]
로판 속 여러 유형의 조연
로맨스 판타지의 매력을 끌고 가는 수많은 캐릭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하면 단연 주연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여성향 웹소설의 대표적인 장르로 꼽히기 때문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연은 대부분 여자 주인공이다. 소설 속에 빙의하고, 다른 인물로 환생하고, 과거로 회귀하는 모든 건 대부분 여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최근에는 오히려 남
by
서지희 에디터
2026.02.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팍팍한 일상을 위로하는 보통 밖의 김주아 - 성적표의 김민영 [영화]
반가운 향수와 작은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배우의 몸짓들
얼마 전 한 뉴스에서 지난 달 청년 고용률이 43.6%로 5년 만에 최저라며 심각하게 얘기하는 걸 들었다. 15세에서 29세 인구 중 일을 하는 사람보다, 일을 안 하는 사람이 절반 조금 넘게 많다는 건데. 그걸 곱씹으면서 생각했다. 무슨 마음으로들 살아가고 있을까. 늦었다고? 아니면 조급하다고? 간절하다고? 절망하고 있을까? 혹시 이미 포기했을까? 내
by
조예은 에디터
2026.02.20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다시 무대에 오른 ‘안나 카레니나’, 고전이 던지는 오늘의 질문
7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연출 알리나 체비크는 고전이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작품은 사랑을 넘어 사회적 판단과 개인의 선택을 묻는다.
러시아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다시 한국 무대 위에 오른다. 2018년 초연과 2019년 재연 이후 약 7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단순한 고전 재현을 넘어, 시대와 문화의 경계를 넘는 인간 서사의 현재성을 다시 질문한다. 최근 국제 정세 속에서 러시아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복합적으로 변화한 가운데 이
by
김서영 에디터
2026.02.20
오피니언
미술/전시
[오피니언] 청취를 통한 수행: 김은영의 소리작업들 [미술/전시]
김영은의 작업은 소리를 둘러싼 행위가 어떻게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수행이 되는가를 탐구한다. <붉은 소음의 방문>은 한국 근현대사 속 두 가지 소리, 사이렌과 라디오를 통해 강제된 청취와 은밀한 청취의 역사를 되짚는다. 들어야만 하는 소리와 들어서는 안 되는 소리 사이에서 '듣는다'는 행위는 이미 하나의 정치적인 행위가 된다. 작품은 청취라는 일상적 행위를 낯설게 만들며, 우리가 무심코 반복해온 듣기가 얼마나 정치적인 몸짓이었는지를 감각하게 한다.
'소리'는 소리 내기와 소리 듣기를 수반하는 상호교류의 경험이다. 그것은 공기 중에 퍼졌다가 사라지는 물리적 현상에 머물지 않는다. 누가 말하고, 누가 듣고, 무엇이 들리고, 무엇이 배제되는가에 따라 소리는 관계를 조직하고 권력을 드러내며 공동체의 경계를 만든다. 김영은의 작업은 바로 그 지점, 소리를 둘러싼 행위가 어떻게 사회적·정치적 수행이 되는가를
by
이채연 에디터
2026.02.18
리뷰
도서
[리뷰] 기부라는 이름의 ‘사적 욕망’을 긍정하며 - 기부트렌드 2026
기부, 동정을 넘어선 주체적 연대의 행위.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가 발간한 <기부트렌드 2026>을 덮으며, 이 책을 쓴 저자들과 모든 시민사회 구성원, 모금가, 그리고 연구자들에게 어떤 리뷰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고민했다. 본서는 7가지 핵심 트렌드—AI가 대체할 수 없는 기부의 감정, 시급성에 반응하는 적시 기부, 기술을 넘어 가치를 빚는 사람 등—를 통해 기부 생태계의 청사진을 수준급으로
by
한승민 에디터
2026.02.18
오피니언
패션
물성의 충돌: 탈중심적 장소에서 패션의 아카이브를 제안하는 법
NEAREST. ARCHIVE가 패션의 상업성을 돌파하는 법
《NEAREAST.ARCHIVE: The Contemporary Archive》 © NEAREAST.ARCHIVE, 2026 전시는 대개 정적이다. 전시장에서 작가를 직접 마주하는 일은 드물고, 관객이 작품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순간 역시 많지 않다. 혼자 관람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질문은 마음속에 맴돌다 전시장을 나서는 순간 흩어진다. 혹은 함께 간
by
신영주 에디터
2026.02.16
작품기고
The Artist
[ME, WORLD] 가장 단순한 것 (#Pattern)
단순한 것에서 오는 복합적인 감각
우린 가장 단순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때가 있다. 나는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아름다움은 무엇일지 매번 스스로 정의하고자 한다. Pattern 시리즈의 일부인 이번 그림은 좋아하는 느낌대로, 느낌 가는대로 그어 만든 그림이다. 흩뿌려진 색과 대비되는 일정한 간격의 선들이 이루어내는 단순한 구조는 오히려 복합적인 감정을 끌어내곤 한다.
by
서민주 에디터
202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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