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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우연한 취향에 대해
그게 살구였다. 솜털이 촘촘하게 느껴지는 살구를 먹을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취향은 우연에서 발현된다. 그래서 날마다 취향을 찾아 살아가는 순간은 삶을 재밌게 만들어준다. 겨울의 차갑지만 나무 향이 더 진하게 나는 겨울의 한숨. 봄의 따뜻한 벚꽃과 햇살의 향, 여름의 시원한 바다향과 박하 같은 풀 향이, 가을의 낙엽과 도토리와 밤이 가득한 절 향이 내 취향이다. 이는 정말 우연하게 내 코 끝을 지나간 순간의 향과 느낀 감정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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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4.09.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쥴 앤 짐'의 한 사랑 [영화]
두 사람 아닌 세 사람, 어쩌면 한 사람의 분방하고 혼란스러운 러브스토리
* 본 글에는 영화에 관한 스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쥴 앤 짐>은 1912년 파리를 배경으로 둔 프랑스 누벨바그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의 로맨스 영화다. 금발 머리에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인 독일인 쥴이 까만 머리에 콧수염이 매력적인 프랑스인 짐과 우연히 만난 후 깊은 우정을 맺으며, 마치 사나이의 우정을 그려낸 영화인 듯 둔갑한 채 시작한다. 이윽
by
김서현 에디터
2024.09.3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우린 일면식도 없지만, 나는 당신의 행복을 빌어요
우린 안면을 나누었을 수도 있고, 따로 일면식이 없을 수도 있지만, 항상 당신의 삶을 응원하고 행복을 빈다.
지도를 따라 처음 가보는 독립서점을 간다. 망원동은 시장에서 조금 더 주택가 쪽으로 깊게 들어가면, 무지 따스하고 고요하다. 안쪽 동네의 느낌은 대개 따뜻하게 옷을 다린 수증기향과 함께 세탁소 안에서 들려오는 옛날 라디오 소리, 동네 작은 슈퍼에서 초등학생 두 명이 아이스크림을 고르며 나누는 개구진 대화들. 가을바람이 불어, 나뭇잎들이 사락 거리는 소리
by
황수빈 에디터
2024.09.3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내 마른 서랍 속의 바다
내 서랍 속 파도가 일렁이는 이야기
하루에도 분초 단위로 쏟아져나오는 기사들 중 이따금씩 함께 손잡고 나온 친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취재수첩] 등의 말머리와 함께 등장하는 이 친구들은 기사의 본편에는 실리지 않은 취재 과정과 기획 의도, 미처 싣지 못한 뒷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대중에게 판단의 몫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사실 위주로 채워지는 본편과 달리, 기자의 해석이
by
김서현 에디터
2024.09.2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설명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애정의 깊이
최서영 에디터는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노래 한 곡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글을 보면, 찾아듣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최서영 에디터의 플레이리스트 여러분은 하루에 음악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인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필자는 한때 기상과 동시에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잠드는 순간까지 음악을 들었다. 하지만 음악활동을 하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듣기’를 멀리하고 있다. 합주실과 녹음실을 오가며 귀가 피로해졌다는 그럴듯한 핑계로 말이다. 그래서일까. 매주 아트인사이트에 기고
by
임지우 에디터
2024.09.2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는 서로를 도울 수 있다 [영화]
영화 ‘새벽의 모든(All the Long Nights)’
편두통이 있다. 평소 두통이 자주 찾아오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참을 만한 정도다. 그런데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 다른 날들과는 차원이 다른 고통을 겪는다. 정확히 12년째 주기적으로 극심한 편두통을 앓고 있다. 하루에서 이틀 동안 머리 한 쪽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은 것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 머리가 쿵쿵 울리고, 눈앞에 섬광이 번쩍거리고, 속이 하루
by
박지연 에디터
2024.09.27
리뷰
도서
[Review] 미술의 가치, 경제와 감상의 경계에서 - 그림값 미술사 [도서]
미술 시장에서도 예술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미술 애호가로서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그림값 미술사>는 미술 작품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9가지 요인으로 나누어 설명하며, 자본주의사회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평가되고 거래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개인적으로는 미술품을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투자 상품으로 보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몇 년 전현대 작가의 작품을 조각으로 투자하게 된 경험 덕분이었다. 주식처럼 작품의 일부를 소
by
이수진 에디터
2024.09.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도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영화]
[딸에 대하여], 이해에 의존하지 않는 수용의 온기를 읊다
〈딸에 대하여〉 속 엄마에게는 큰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요양병원에서 돌보고 있는 어르신 제희다. 왕년에 작가로 활동했던 제희는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고아들을 후원하며 의미 있는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이제는 가족 하나 없는 치매 노인이 되어 열악한 시설에 보내질 위기에 처한다. 엄마는 상태가 좋지 않은 제희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병원 직원과
by
윤채원 에디터
2024.09.26
리뷰
공연
[Review] 탐욕의 그늘과 복수의 역설, 몰타의 유대인 [공연]
16세기와 21세기, 목숨을 쥐고 흔드는 것이 변하지 않은 세상
편견과 혐오, 복수와 탐욕, 난무하는 배신과 배덕을 매력적으로 연기한 연극이다. 크리스토퍼 말로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몰타의 유대인>은, 16세기의 몰타와 주변국을 배경으로 욕심에서 파생된 전쟁과 파멸을 그린다. 작품의 주인공 바라바스는 유대인 상인으로, 엄청난 부를 소유한 인물이다. 몰타의 지도층은 그녀가 가진 막대한 재산에 눈독을 들여, 몰타가
by
김하영 에디터
2024.09.26
리뷰
도서
[Review] 매번 새롭게 펼쳐지는 밤하늘로 - 화가가 사랑한 밤 [도서]
나는 밤의 고요한 시간을 사랑한다.
"나는 밤의 고요한 시간을 사랑한다. 행복한 꿈은 그때 떠오르기 때문이다." - 앤 브론테 나는 낮보다 밤에 깨어있는 것을 좋아한다. 규칙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습관이지만 세상의 많은 것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밤공기와 밤하늘을 보는 시간이야말로 하루 중 가장 평온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누군가는 과거를 떠올리고
by
강지예 에디터
2024.09.26
리뷰
도서
[Review] 화가가 그려낸 아름다운 그들만의 밤 - 화가가 사랑한 밤
저마다의 다채로운 밤의 모습, 이야기
매일 밤 잠들기 전, 유튜브나 OTT, 휴대폰 대신 책을 들고 그 속의 문장을 읽는 습관을 늘 들이려한다. 전자기기가 아닌 종이책을 들고 그 안에 작가의 사색, 글을 통한 새로운 세상으로 빠져드는 과정은 그날의 밤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특별히 이번에 읽게된 <명화에 담긴 101가지 밤 이야기 - 화가가 사랑한 밤>은 글뿐 아니라 이미지 내용도 풍성하여
by
조은서 에디터
2024.09.26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가을을 맞이하는 가장 확실한 5가지 방법 [문화 전반]
오감만족의 계절, 가을
새 계절을 불러온 비가 한바탕 쏟아지고 완연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가는 여름이 아쉬워 구질구질하게 붙잡아도 봤지만, 수족냉증을 달고 사는 내겐 밀어낼 수 없이 확실한 온도로 체감된다. 여름을 더 강렬히 즐기지 못했다는 미련에 끝이 보이는 온기를 꼭꼭 씹어 소화시켰다. 뒤를 돌아보며 밀려오는 변화를 무방비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는
by
김영원 에디터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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