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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누워있는 눈사람 [미술/전시]
작품이 놓여지는 환경에 따라 사라지는 것이 예술이 될 수도, 계속해서 존재하는 것이 예술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환경은 문맥을 가진 구체적인 공간이다. 그 문맥을 파악하는 체험이 우리에겐 예술이 된다. 구체적인 대상만이 예술이 되는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어릴 때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어느 날, 동네에서 나는 눈덩이를 굴렸다. 동갑내기 친구는 몸통을, 나는 머리를 만들기로 약속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눈덩이를 굴렸다. 정신을 차렸을 때 눈덩이는 이미 우리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무거워져 있었다. 눈덩이 하나를 들어 다른 눈덩이 위에 얹는다는 건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에겐 불가능했다
by
신유빈 에디터
2021.12.18
리뷰
공연
[리뷰]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 복서와 소년
그 많던 노인과 아이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글을 열며 아기 코끼리 한 마리가 있다. 그 코끼리의 발목에는 말뚝에 연결된 가는 줄이 묶여있다. 아기 코끼리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것을 뽑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고 아기 코끼리는 어른 코끼리가 되었다. 덩치도 커지고, 몸무게도 늘었고, 힘도 강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말뚝 주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는 학습된 무기력과 관련이 있다. 특수교육학 용어
by
신동하 에디터
2021.12.0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낭독회에서 만난 시집, 詩集 [도서/문학]
행과 행 사이에서, 연과 연 사이에서 잠시 쉬어가기
시 쓰기는 언어를 궁지로 몰아 쥐구멍에 빠뜨리는 일이다 언어 없이 사유할 수 있을까 시는 이미지로 사유하는 것 이때 언어는 덫에 걸리고 불구가 된 채 사라지지 않고 부스러기가 되어 그 물질성으로 이미지의 디테일을 구성한다 이미지에 불이 켜지면 언어는 그 그림자의 암흑 속으로 사라진다 사라져 없어지지는 않고, 빛을 빨아들인 검은 반죽으로 잠재한다 ― 채호기
by
권현정 에디터
2021.12.03
리뷰
전시
[Review] 공예와 예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 공예 트렌드 페어
공예는 쓸모 있는 것이어야만 하는가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공예 트렌드 페어가 11월 19일부터 11월 21일까지 코엑스 C홀에서 총 3일간 진행되었다. 공예 트렌드 페어가 이틀째 열리는 20일날 코엑스 C홀을 찾았는데, 3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만 관객들에게 개방되어서 그런지 인파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코엑스 C홀이 위치한 3층으로 들어서자마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보였고 표를 수령하기
by
김재훈 에디터
2021.11.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존재의 이유와 과거에 대한 대답 [도서/문학]
희망은 불멸이고 삶은 기적입니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마세요.
※ 해당 글은 에디터의 주관적인 해석과 견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노해, 1980년대 ‘노동 해방’을 외치며 노동, 저항 시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노동자의 의견을 피력하고 그들을 대변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그를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을 줄인 ‘박노해’라고 정의 내렸다. 그의 첫 시집의 『노동의 새벽』은 불공정한 세상에 대한 환멸 그 자체였다. 있는 그
by
이윤주 에디터
2021.11.27
리뷰
PRESS
[PRESS] 책 하나 읽는다고 고민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 압축 고전 60권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전 해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전 해설 “하지만 아무것도 읽지 않는 것보단 훨씬 낫지 않을까요? 두꺼운 책을 사서 읽지 않고 방에 장식해 두기보단, 전철 안에서 이 책을 읽는 편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p.7 요즘 어떤 고민 하고 있나요? 바쁜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점점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진다. 그러다 가끔 시간이 생겨서 책을 읽을 마
by
김인규 에디터
2021.10.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또다시, 부산국제영화제 (3) [영화]
2020년의 BIFF 여정을 끝마치며
* 본글은 "[Opinion] 또다시, 부산국제영화제 (2) [영화]"와 연결됩니다. BIFF 4일차 – 2020.10.27. 화요일 넷째 날은 2020 부산국제영화제 여정 중 가장 바쁜 날이기도 했다. 이날은 오전 9시부터 장장 3시간에 달하는 전공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다. 알람 소리에 맞춰 8시 50분경에 눈을 뜨고선 느릿느릿 의자에 앉아 줌을 켰다.
by
윤아경 에디터
2021.10.26
오피니언
여행
[Opinion] 나에게는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여행이 있다. ② [여행]
부산여행, 해운대, 광안리, 청춘
오전 늦게까지 침대에서 꾸물대다가 부산의 향토 음식이라는 밀면을 먹으러 갔다. 밀면은 부산의 또 다른 인기 음식, 돼지국밥에 필적할 만큼이나 부산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꼽힌다고 한다. 직접 부산에 가보니 지천으로 깔린 음식점이 돼지국밥집이요, 그 다음이 밀면집이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면 처돌이'라고 불리는 나는 밀면 먹을 생각에 들떴다. 가게
by
최지혜 에디터
2021.09.10
오피니언
여행
[Opinion] 나에게는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여행이 있다. ① [여행]
잠에서 깨어나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듯한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나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학창 시절의 수련회나 수학여행, 혹은 가족 여행을 제외하고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밖에 돌아다니면 체력이 금방 바닥나서 바닥에 드러누워 있기를 좋아했고, 이런 내가 여행을 가면 분명 숙소에만 누워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스무 살이 됐을 무렵에 '인생은 한 번뿐, 즐기면서 살자'라는 뜻의 '욜로(YOLO)'가 유행
by
최지혜 에디터
2021.09.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귀 기울인 순간, 비로소 보이는 가치 - 워스 [영화]
9/11 사태가 쏘아올린 하나의 묵직한 질문
협상 전문 변호사 '켄'(마이클 키튼)은 9/11 테러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금 기금 운용의 총책임자로 임명된다. 석면, 고엽제 등 여러 산업재해 관련 보상금 협상 과정들을 수차례 밟아온 '켄'은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넘어설 정도로 차원이 다른 유족들의 피해 규모로 뜻하지 않은 난관들에 봉착한다. 유족들의 80%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지만 보상금 지급이 가
by
김현준 에디터
2021.08.04
리뷰
도서
[Review] 어디에도 남지 못한 기록, 사라진 소녀들 [도서]
용감한 여성들의 서사
전쟁은 누구에게나 아픈 역사이다. 일으킨 입장이든 당한 입장이든 좋지 않은 이익과 손해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수많은 희생과 피해를 낳기 때문이다. 교과서에서 보는 것 같은 이 무미건조한 기술은 그러나 생생한 고통을 우리에게 전하지는 못한다. 짐작으로 힘들고 고생스러웠겠거니, 혹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하며 우리는 다음 챕터의 역
by
차소연 에디터
2021.08.03
리뷰
도서
[Review] 그들은 왜 사라져야만 했는가 - 사라진 소녀들
사라진 소녀들의 존재를 찾아가는 여정
<사라진 소녀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나는 미스테리 소설 속 흔한 설정을 떠올렸다. 이를 테면 추악하고 잔인한 범죄자로 인해 소녀들이 연쇄적으로 희생되는 스토리 라든지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1946년 뉴욕의 어느 평범한 풍경 속 출근에 늦은 한 여성 ‘그레이스’의 평범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것
by
박다온 에디터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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