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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Review] 불완전한 이해의 자리에서 - 내 말 좀 들어줘
완전한 이해는 불가능하지만, 불완전한 채로라도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
* 본 리뷰는 영화 「내 말 좀 들어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팬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소파를 정리한다. 이미 충분히 말끔한 화이트 톤의 거실인데, 손길은 쉴 새 없다. 곧 현관문이 열리고 아들 모지스가 들어온다. 팬지는 못마땅하다는 듯 불평을 쏟아내고, 모지스는 익숙하다는 듯 대꾸 없이 방으로 향한다. 팬지는 그 뒤를 따라가 모지스의 장래까지
by
윤희지 에디터
2025.08.2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악쓰는 소녀가 발산하는 힘 [영화]
그녀의 분노는 정치적이다
보통 억울하거나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 감정, 특히 분노는 폭력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특성으로 인해 이성의 끈을 잡고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들 한다. 참다 참다 속에 천불이 나서 결국 화병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불특정 다수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이유도 참기의 미덕을 따랐기 때문일 것이다. 대개 참기의 미덕을 따르는 이들은 소위 사회
by
양아현 에디터
2025.08.21
리뷰
영화
[Review] 불행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 내 말 좀 들어줘
영화의 결말처럼 삶은 여전히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마이크 리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갈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이 점이 답답함으로 남을 것이다. 그럼에도 진단에 앞서 서로를 마주해야 하고, 결국 그의 곁에 머물러야 한다. 한 발 떨어져 관조의 시선으로 도움이 될 만한 몇 마디를 던지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여전히 막막한 상황 속에 샨텔은 다시 팬지를 포옹하고, 포용하며 그의 곁에 남을 것이다. 팬지에게는 해결이 아닌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버겁다 영화 <내 말 좀 들어줘(2025)>의 주인공 팬지(마리안 장 밥티스트)는 속된 말로 ‘아가리 파이터’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말을 다 하는 그녀의 입담은 솔직함을 넘어 무례하기까지 하다.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은 지적과 질책, 불만과 비난으로 가득하고, 무엇보다 그녀는 늘 화가 나 있다. 팬지가 화면에 등장할 때마
by
백승원 에디터
2025.08.2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청춘 영화에 대하여, '청설' [영화]
극복 가능한 고난, 빛의 마력이란
<청설>이 멜로라는 장르적 틀에 갇힌 작품이어도, 그 안에 갇힌 의미들은 정교히 감성을 조립한다. <태풍클럽>의 불완전한 몸짓이 그 자체로 헤맴이라면, <청설>의 몸짓은 언어의 부재와 감각의 이탈을 기호로 사용한다. 감정을 발화로 직접 전달하지 못하는 영화는 지각의 전이를 통하여 청춘을 묘사한다. 메를로 퐁티가 말하듯, 우리는 몸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지각
by
김홍일 에디터
2025.08.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끄는 법에 대하여 - 터미널 [영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을 그려낸 영화 터미널
* 이 글은 영화 ‘터미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차르트 클라리넷 트리오 ‘Kegelstatt' 오랜만에 가족과 휴가를 보냈다. 몇 달 만의 만남이었다. 휴가 이틀 차, 우리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관에 도착해 최근 상영작을 살펴 보는데, 쉽게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 각자 보고 싶은 영화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by
유희수 에디터
2025.08.17
리뷰
도서
[Review] 문학의 미적 가치와 철학적 사유를 경험하는 시간 - 데미안
데미안은 내밀한 마음의 양식이며, 머릿속에 부유하는 생각들의 실체적인 현상이다.
『데미안』은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다. 당대의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삶의 의미와 자아 성찰의 키워드는 현재까지도 문학의 미적 가치와 철학적 사유를 깊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데미안은 어떤 작품보다도 내밀한 마음의 양식이며, 머릿속에 부유하는 생각들의 실체적인 현상이다. 또한 작품을
by
안지영 에디터
2025.08.16
오피니언
음악
[Opinion] 귀로 보는 영화, 눈으로 듣는 음악 [사람]
영화 속 음악이 배경을 넘어 인물의 감정과 스토리의 핵심을 전달하는 예술적 언어로 기능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다섯 편의 영화와 OST의 사례를 들어 살펴보았습니다.
음악, 영화의 또 다른 언어가 되다.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바라보며 우리는 때로 영상보다 음악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한 곡의 멜로디가 주인공의 감정을 대변하고 가사 한 줄이 관객의 마음을 뒤흔들기도 한다. OST(Original Sound Track)는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서 영화의 또 다른 언어가 되어 이야기를 완성한다. 음악은 시각적 서사만으로는
by
주민경 에디터
2025.08.15
리뷰
도서
[리뷰] 불후의 고전, 전혜린의 번역으로 만나는 유일한 데미안
이미 데미안을 접해본 독자일지라도, 그녀의 문장을 경험하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독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전 소설 입문서 고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데미안을 읽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분명 그렇게 생각한다. 가장 좋아하는 책의 장르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고전 소설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은 대개 '데미안'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고전 소설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데미안 같은 책'이라고 답하곤 한다. 따라서 당
by
김규리 에디터
2025.08.14
리뷰
도서
[Review] 경계 밖에서 시작된 나의 세계 - 데미안 [도서]
"인간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은 오늘날 적다"
데미안! 이 고전을 이제야 제대로 읽어보다니... 조각조각 알고 있던 이야기를 한 호흡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좋았다. 고민할 거리가 아주 많은 책이라서 무엇부터 적어야 할지 망설여진다. 하지만 생각보다 책의 흐름은 단순한 것 같이 보인다. 1. 어린 싱클레어. 선의 세계와 악의 세계의 구분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선한 세계에서 점점
by
변선민 에디터
2025.08.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모든 것은 공하다, 어쩌면 기계마저도 [영화]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천상의 피조물’을 통해 AI과 인간 존재의 의미 변화
사유는 오랫동안 인간만의 것이었다. 창작하는 행위, 기도를 올리는 태도, 깨달음을 향한 수행.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의식과 감정, 한계를 전제한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공지능이 철학적 질문에 답하며, 소설을 쓰고, 설법한다. 사찰의 법당, 목재의 질감은 오래된 숨을 품고, 부드러운 햇살은 먼지를 감싸며 천천히 흐른다. 그 한가운데,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by
오수민 에디터
2025.08.12
리뷰
공연
[Review] 누군가의 라듐, 마리 퀴리를 만나다 – 뮤지컬 마리 퀴리 [공연]
라듐으로 무대를 재조명해볼까?
우리는 종종 역사 속 위인들의 업적만을 기억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이 걸어온 길과 그 과정에서 겪었던 고뇌와 희생을 깊이 들여다볼 때, 비로소 그들의 진정한 가치와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여기, 세상의 편견과 한계에 맞서 인류에게 빛을 선사한 한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가 뮤지컬 무대 위에 생생히 펼쳐져 깊은 울림을 전한다. 2025년 광림아트센터 BBCH
by
임주은 에디터
2025.08.10
리뷰
공연
[리뷰] 예측할 수 없고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에 온 맘이 들끓어 - 뮤지컬 '마리 퀴리'
<마리 퀴리>의 위대한 발견과 그 이면의 아픔, 그리고 한 여성의 이름을 되찾는 여정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마리 퀴리’.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초록빛 세계로 들어갔다. 매우 뜨거운 곳이었다. 관찰자인 나조차 가슴이 마구 뛸 만큼. "마리, 당신은 과학을 왜 하십니까?" -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즐거움, 그러나 두려움과 책임 예측할 수 없고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에 온 맘이 들끓어 이 매혹적이
by
원나루 에디터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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