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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어느 밤 전화 벨이 울렸다
회피하고 싶은 현실은 때를 가리지 않고 연락해온다
늦은 밤 아빠의 핸드폰이 울렸다. 어지간해서는 누군가에게 전화하지 않을 시간. 우리에게 급하게 걸려 올 전화라면 예상할 수 있는 곳은 딱 한 군데. 전화를 받은 아빠의 입에서 나온 호칭은 원장님이었다. 우리가 아는 원장님이라고는 할머니가 오랜 시간 지내고 있는 요양원의 그분밖에 없다. 그래서 '원장님'이란 한 마디에서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다. 이윽고 고
by
장미 에디터
2025.08.01
리뷰
PRESS
[PRESS] 위로라는 말 없이 위로하는 극 –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인생은 내 키만큼 깊은 바다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이하 <쇼맨>)의 3연이 찾아왔다. <쇼맨>은 초연 당시,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극본상(한정석 작가), 남자주연상(윤나무)을 수상하며 대중에게 작품성을 각인시켰다. 특히, 주연 캐릭터들을 비롯하여 초연과 재연을 함께한 배우들이 다시 캐스팅에 총출동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쇼맨>은
by
주영지 에디터
2025.07.3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싫어요의 진심
어느 불편충의 변명
어떤 걸 좋아하시나요? 어떤 영화, 어떤 음악, 어떤 음식, 어떤 옷, 어떤 계절, 어떤 장소, 어떤 시간, 어떤 책, 어떤 장르, 어떤 운동, 어떤 사람을 좋아하시나요? 이런 질문 수도 없이 주고받아 봤겠죠. 그럼 이렇게 물어볼까요? 어떤 걸 싫어하세요? 뭘 좋아하는지가 그 사람의 정체를 단단하게 쌓아 올린다면 뭘 싫어하는지는 그 사람을 촉촉하게 만듭니
by
강신정 에디터
2025.07.31
리뷰
영화
[Review] '말이 안 되는' 것에서 탄생한 완전한 센스 - 스탑 메이킹 센스 [영화]
<Stop Making Sense>는 기존의 논리적 질서를 해체함으로써 새로운 감각적 질서를 창조하라는 예술적 명령처럼 들린다. 토킹헤즈는 '말이 안 되는' 요소들을 조합하여 새롭게 '말이 되는' 미학을 구축했고, 감독 조나단 뎀은 그 창조의 순간을 영화사에 영원히 각인시켰다.
"Stop Making Sense." 영화 제목은 그 자체로 데이비드 번과 토킹헤즈의 미학적 태도를 압축한다. 번이 2023년 NPR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토킹헤즈의 대표곡 Burning Down the House는 "감정적 충격을 주는 논리적 비연속성"의 집합체라고 했다. 이는 토킹헤즈의 음악이 문자적 논리보다는 감정적 울림을 우선시한다는 그의
by
권수현 에디터
2025.07.31
작품기고
The Artist
[Labyrinth] 창을 통해 들여다보기
새로운 환경과 주제를 접하며 생각한 것들, 그리고 그것들을 그림으로 옮기기까지
창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맨눈으로 바라보는 것과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카메라가 렌즈 한 겹을 사이에 두는 것만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다시 달라지는 것처럼, 창을 하나를 사이에 두는 것은 이질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이 때문인지 창밖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직접 밖으로 나간 경험은 드물었다. 활동적으로 무언가 해내는 대신, 방 안에서 커튼 하나
by
윤소영 에디터
2025.07.31
리뷰
영화
[리뷰] 말이 안 되는 게 말이 되는 거야. 유남쌩? - 스탑 메이킹 센스 [영화]
수상하게 킬리언 머피를 닮은 프런트맨 데이비드 번과 섹시한 밴드 크루의 1시간 반짜리 음악 폭격
짧게 정리하자면, 1시간 반 내내 음악의 은혜를 받고 왔다고 할 수 있겠다. 밑에서부터는 늘인 나의 감상평이니, 한 줄 감상평을 찾고 있다면 이제 당신은 본 목적을 이루었다. 음악이라는 분야에 있어서 내 배경지식은 한없이 얕다. 멋진 전문 용어를 말하며 감상하고자 할 학술적인 욕망이 없었던 데다가, 하기 싫은 ‘공부’라는 걸 취미인 음악까지 끌고 들어오기
by
박주은 에디터
2025.07.31
리뷰
영화
[Review] 리듬과 몸짓이 만들어낸 88분의 기적 - 스탑 메이킹 센스 [영화]
이 영화가 콘서트 실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생명력 넘치게 느껴지는 이유는, 공연 자체가 시대를 초월한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서칭 포 슈가맨’에서 로드리게즈의 음악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기적처럼 되살아난 이야기와도 닮아 있다. ‘Stop Making Sense’는 바로 그 ‘불멸하는 감각’의 사례다. 시대와 국경을 넘어, 리듬과 몸짓, 불안을 품은 가사와 눈빛 하나가 스크린을 뚫고 오늘의 관객에게까지 도달하는 경험.
1983년, 할리우드 판타지스 극장. 한 남자가 기타와 카세트 라디오를 들고 무대 위로 올라선다. 거대한 조명도, 관객의 환호도 없다. 오직 한 줄기 조명이 남자를 비춘다. 그리고 시작된다. 데이비드 번(David Byrne)이 읊조리듯 노래하는 “Psycho Killer”. 이 소박한 오프닝은 이후 폭발적으로 확장되는 공연의 서막이자, 음악이 어떻게 무
by
노세민 에디터
2025.07.31
문화소식
영화
[영화]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
애플, 나이키, 에르메스부터 <그녀> 총괄 디자인까지
애플, 나이키, 에르메스부터 <그녀> 총괄 디자인까지 일상의 기쁨에서 출발한 드로잉으로 세계를 매료시킨 그래픽 아티스트 애플, 나이키, 에르메스 등 글로벌 브랜드가 사랑한 그래픽 아티스트 제프 맥페트리지가 꿈꾸는 일상과 예술의 균형을 그린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가 오는 8월 개봉을 확정했다. [원제: Geoff McFetridge: Drawi
by
박형주 에디터
2025.07.30
리뷰
영화
[Review] 스탑 메이킹 센스 - 망가지는 걸 멈추지 마 [영화]
기꺼이 망가지면서 달성되는 예술의 신기록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체험을 위해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이 작품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일부러 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가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봐도 될 정도로 노력했다. 그러나 뇌를 잠시 어디다 던져두고 싶을 때마다 다음에 뭐가 나올지 모르지만 일단 넘기고 보다 보면 삼십 분째 그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숏폼 콘텐츠 애청자인 나
by
안태준 에디터
2025.07.30
작품기고
The Artist
[별바라기] 9. 낙하
또다시 그 화살, 어지러이 낙하
“뒤돌아보지 않아.” 살점이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른 채로, 내일이라 여기는 곳에 겁 없이 칼날을 쏘아댔다. 궤도 없이 쏘아 올린 탓일까, 아니면 바닥에서 출발한 탓일까. “처음부터 날아오를 수 없었던 거야.” 포물선의 끝을 알면서도 손 쓸 수 없음에 질끈 눈을 감았다. ‘눈 감아도 우리의 내일이 앞에 선하구나.’ [illust by EUNU] 어지러이 낙
by
박가은 에디터
2025.07.30
리뷰
영화
[Review] 16개의 곡이 연주되자, 17번의 환호 어쩌면 그 이상의 순간 - 스탑 메이킹 센스 [영화]
Stop Making Sense. 토킹 헤즈가 연주하는 무대 위로 올라서기
나는 많은 악기를 다룰 줄 안다고 자부한다. 어렸을 때부터 다닌 피아노 학원부터 시작해 볼까? 피아노, 드럼, 기타, 플룻,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까지. 이 외에도 지금 당장 유창하게 연주하진 못하더라도 연주법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는 악기도 있다. 그렇기에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Stop Making Sense)》(2025, 재개봉)에서 무대에
by
최은파 에디터
2025.07.30
리뷰
영화
[Review] 이 영화는 말이 안 됩니다 - 스탑 메이킹 센스 [영화]
40여년 전 토킹헤즈의 록(rock),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와닿는 이유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많지?” 영화관에 들어서며 친구에게 건넨 말이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꽉 찬 영화관, 앞 옆, 저 멀리 위 좌석을 두리번 둘러봐도 모두 20대 초중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핫한 영화였나’ 싶은 생각에 묘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정말 누군가의 콘서트를 앞둔 것처럼 숨죽여 조용해진 영화관의 공기 속에서 토킹 헤즈의 첫 무대,
by
채혜인 에디터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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