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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아둔함을 위하여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공연]
무너지는 것들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관람 에세이
들어가며 내가 바라는 얼굴은 늘 총명의 물 위에 떠 있기를 원하지만, 매일같이 마주하는 것은 아둔한 모양새의 메마른 주름살뿐이다. 그 익숙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으면서도, 어째선지 멀찍이 내던지고 싶어진다. 나는 그걸 알면서도, 번번이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그런 마음은 말 하나에서도 드러난다. 처음 말러 교향곡 6번의 제목이 ‘비극적’이라는 것을 알게
by
장유진 에디터
2026.03.21
리뷰
공연
[Review] 이야기의 함정과 진실에 관하여 - 내가 살던 그 집엔 [연극]
오셀로를 계승하며 구분되는 여성의 기억과 남성의 이야기.
극단 적이 2026년 3월 7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을 선보였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은 2025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연극 부문에 선정된 작품으로, 마정화 작가의 신작 희곡을 이곤 연출이 무대화했다. 작품은 1970년대 후반 급격한 산업화 시대의 여성들과 오늘날 한국 사회 여성의 삶을 교차시킨다. 화
by
진세민 에디터
2026.03.19
리뷰
공연
[리뷰] 무너진 경계, 거짓말처럼 흩어지는 진실의 파편들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내가 살던 그 집엔’ 이 연극의 제목은 하나의 서늘한 선언이다. 집이 안온함과 귀속감의 상징이라면, 이 연극은 그 상징이 처음부터 이 여성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음을 고발한다. 그들은 온몸으로 집을 지탱했으나 주인이 되지 못했고, 집 안에 있었으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으며, 도망치고 싶어도 도착할 다른 집이 없었다. 이 글은 그 부재의 공간에 무엇이 있었고 무엇이 없었는지를 따라가려는 시도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 연극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로비를 지나 문을 열면 무대와 객석을 구분 짓는 전통적인 경계는 지워져 있다. 어디가 무대이고 어디가 객석인지를 판단하려는 관객의 오랜 습관은 무력해지고, 자리를 찾아 앉는 행위 자체가 이미 이 연극의 세계로 진입하는 참여의 과정이 된다. 공간 한쪽에는 한자 여덟 팔(八) 모양의 비석이 쓰러져 있
by
신동하 에디터
2026.03.17
리뷰
공연
[Review] 거짓말이 진실이 되는 순간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공연]
마마와 엄마의 도망이 단순한 이탈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게 된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원작을 읽으며 서사에서 비켜나 있던 에밀리아의 이야기에 주목한 마정화 작가는, 서사의 공백을 1970년대 후반 한국이라는 시공간으로 옮겨와 새롭게 구성한다. 작품은 원작의 구조를 차용하되, 여성 인물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전혀 다른 결의 서사를 펼친다. 극은 ‘거짓말
by
소인정 에디터
2026.03.17
리뷰
공연
[Review] 연극은 신이고 배우는 사제라 - 연극 '삼매경' [공연]
서늘하지만 역동적인 한 폭의 불화, 그 끝에서 마주한 인생예찬
아트인사이트에서 활동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다양한 글들을 통해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예술의 매력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안트로폴리스>와 <이상한어린이연극 오감도>를 다룬 글들을 정말 재밌게 봤기 때문에, 언젠가 국립극단의 작품을 꼭 도전해보리라 다짐했다. 그 후 연극 <삼매경>의 예고편 영상을 보게 되었다. 영상을 틀자마자 느
by
임솔지 에디터
2026.03.16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근본이 중요한 이유. [문화 전반]
오늘날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아네모이아‘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아네모이아(anemoia)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시절의 분위기와 문화요소 등에 그리움을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레트로가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향수라면 아네모이아는 사회적 경험, 역사적 경험에 기반한 향수를 말한다. 당신이 <응답하라 1988>이나 <미스터선샤인>을 보고 과거 시대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느끼는
by
하상은 에디터
2026.03.16
오피니언
만화
[Opinion] 나는 이 미친 세상에 저항한다 [만화]
네이버 웹툰 <합법해적 파르페>에 나타난 저항의 개념
* 해당 글에는 웹툰 <합법해적 파르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금요 웹툰 <합법해적 파르페>가 약 2년간의 휴재를 마치고 돌아왔다. 2019년 연재를 시작하였으며, 2024년 6월까지 총 233화가 연재되었다. 작가 뼈피살은 지난 2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다시 ‘비범한 공주님 파르페의 신묘한 모험 판타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예정
by
김승주 에디터
2026.03.16
리뷰
공연
[리뷰] 어쩌면 한번도 존재했던 적이 없는 검은 튤립 같은 사랑 - 튤립 [공연]
거대한 사건을 고발하기보다 전쟁이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를 응시하는 작품, 튤립
지난 1월부터 이어온 202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34편의 신작 여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다. ‘창작산실’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지원을 통해 연극, 창작뮤지컬 등 기초 공연예술 분야의 우수한 신작을 발굴하는 한국 공연계의 중추적인 지원사업이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창작뮤지컬 <적토_고삐와 안장의
by
임지영 에디터
2026.03.15
리뷰
공연
[Review] 옴짝달싹할 수 없게 완전히 뒤틀린 가족사 - 튤립 [연극]
전쟁이 바꾼 한 가족의 이야기, 연극 <튤립>
검은 무대 속 튤립만이 빛난다 연극 <튤립>의 무대는 검정의 유광 페인트로 사면이 거칠게 칠해져 있다. 단출하기보다 황량한 무대다. 연극이 시작되면 배우들은 무대 아래 쪽문으로 들어와 무대 위로 올라간다. 무대에는 출구가 없다. 막과 막 사이, 본인에게 주어진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조차 배우는 퇴장 없이 무대 위에 계속 존재한다. 검은 무대의 오른쪽 아래에
by
진세민 에디터
2026.03.15
리뷰
공연
[Review]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공연]
우리가 선택해야 할 진실은 무엇인가
제공 극단 적 / ©sol__Kim '내가 살던 그 집엔'은 2025 창작산실 올해의신작에 선정된 극으로,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조명받지 못한 여성들, 데스데모나와 아밀리아의 관점에서 풀어낸 극단 적의 작품입니다. 작품 소개 화교로 자라나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마마', 가족들로부터 벗어나고자 도망쳤지만 여전히 부양의 짐에 시달리는 '엄마', 결
by
노유나 에디터
2026.03.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그저 존재한다는 아름다움 [도서/문학]
사진가 최요한의 <어서 오십시오>에선 ‘존재함’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2025년 9월, 한 독립 서적 북 페어에 방문했다. 자유로운 편집 디자인을 눈에 담아두고 싶다는 동기에서 참여했지만, 정작 내 마음을 강하게 이끈 것은 한 사진집이었다. 사진가 최요한의 <어서 오십시오>였다. 생소한 경관을 담담하게 담아내는 스타일이 맘에 들어 집어 올리게 됐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은 이것이 한국의 다국어 경관을 담아낸 책이라는 것
by
최하영 에디터
2026.03.14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걷기, 도시 공간의 저항적 실천 [미술/전시]
마크 브래드포드는 도시의 잔해를 캔버스에 쌓아 올려 흑인 공동체가 겪어온 배제와 폭력의 역사를 드러낸다. 걷기라는 행위는 인종과 계급에 따라 늘 불균등하게 허락되어 왔으며, 전시는 그 강제된 이동의 역사를 온몸으로 통과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던 이들의 저항을 증언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2025년 하반기 현대미술 기획전으로 미국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개인전 《Mark Bradford: Keep Walking》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이자 아시아에서 개최된 전시 중 최대 규모의 회고전으로, 지난 20여 년 동안 전개된 그의 작업 세계를 회화, 설치, 영상 작업 등 약 마흔여 점의 작품을
by
이채연 에디터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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