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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아름다운 신화 속 숨겨진 시대의 병 -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
한 여성이 짊어졌던 구체적인 억압과 한 시대가 함께 앓았던 불안을 신화적인 로맨스의 언어로 옮겨 담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화려하다. 검은 망토를 두른 죽음이 등장할 때마다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지고, 이 뮤지컬의 대표 넘버 "나는 나만의 것"이 시작되면 다들 숨을 죽인다. 30년 넘게 독일어권 무대를 지켜온 이 작품이 한국에서도 확고한 팬덤을 갖게 된 건 우연은 아닐 것이다. 화려한 무대, 강렬한 멜로디,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이라는 존재를 실제 인물로 만들
by
이유빈 에디터
2026.09.0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별의 잔해로 태어난 우리가 [도서]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밤하늘의 별을 기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해왔다. 신화와 종교에서 시작된 질문은 천문학과 망원경, 수식과 관측 기술을 거치며 과학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별을 바라보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를 묻는 인간의 질문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오래된 질문의 시간을 따라간다.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언제였던가. 도시의 불빛에 익숙해진 우리는 별을 본다는 행위 자체를 잊고 산다. 그런데 인류가 처음으로 우주를 그림으로 남긴 것은 놀랍게도 기원전 2300년, 지금으로부터 4천 년도 더 된 일이다. 천문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조앤 베이커의 책 『모든 것은 별에서 시작되었다』(북플레저, 2026)는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스페
by
김민주 에디터
2026.09.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인시디어스 - 그들이 넘어왔다 [영화]
공포의 방향을 뒤집은 『인시디어스』의 여섯 번째 이야기
공포영화에는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포를 만들어내는 세계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시디어스』 시리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통해 공포를 만들어 왔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죽은 자들의 영역인 ‘더 먼 곳(The Further)’ 사이에 경계가 존재하고, 그 경계를 넘어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야기의 중심이었습니다. 첫 번째 영화에서는 조쉬와
by
이수민 에디터
2026.09.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지금 너희와 함께 춤추고 싶어 - 훌라걸즈 [영화]
영화 속 인물들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춤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바꿔나가는 주체로 서게 된다.
지난 여름, 영화관에서 유난히 새빨간 <훌라걸스>의 재개봉 포스터가 눈에 띈다. 아오이 유우의 상큼한 미소와 목에 두른 하와이안 꽃은 마치 한여름의 휴양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화사한 포스터와 달리 스크린에 펼쳐지는 첫 풍경은 쇠락한 탄광촌이다. 시놉시스를 모른 채 영화를 본 나는 순간 다른 영화를 틀었나 싶어 화면을 의심했다. 이 영화가 결코 가벼운
by
손혜림 에디터
2026.09.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여기도 경주, 저기도 경주 - 경주기행 (2026) [영화]
경주기행, 김미조 (2026) 리뷰
※ 본 리뷰에는 영화 <경주기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 ‘옥실’과 세 딸 ‘장주’, ‘영주’, ‘동주’는 8년 전 수학여행을 떠난 이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막내 ‘경주’의 생일을 맞아 단체 티셔츠까지 맞춰 입고 경주로 가족여행을 떠난다. 얼핏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여행처럼 보이지만, 봉고차 트렁크에는 낯선 한 남자가 실려 있는데… 여행은 알
by
정희정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총알과 비스킷은 같은 손에서 나온다 [도서/문학]
역삼각형 구멍이 처형장이자 배급소이듯, 하나의 사물에 두 개의 결말을 쥐여준다
* 본 글은 소설 『북해에서』의 구조와 결말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총이 두 번 쥐어진다 군인이 겨눈 것은 역삼각형 구멍이다. 수로에 갇힌 오경을 향해 뚫린 그 구멍으로, 같은 군인이 얼마 뒤 비스킷을 흘려보낸다(58쪽). 처형장과 배급소가 구멍 하나를 나눠 쓴다. 수로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전쟁도, 죽음도, 살아 있는 것들도. 죽어가는
by
최은파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몽골에 왔으면 훈느락(Hunnu Rock)을 들어야지 -The Hu [음악]
더 후!
햇빛이 가감 없이 내리쬐는 푸르른 하늘과 끝없는 초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염소와 양 떼를 뚫고 길이라고는 없는 들판을 달리는 차 한 대. 이건 일생동안 보아왔던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 최근 여름휴가를 맞아 몽골로 여행을 다녀왔다. 몽골을 가보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몽골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차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by
조유진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놓아줌이라는 재판 - 뮤지컬 '홍련' [공연]
스스로 만든 억울함의 지옥에서 심판과 놓아줌을 거쳐 마침내 자유로워지는 그녀의 여정
도입: 놓아줌과 심판 사이 뮤지컬 <홍련>은 두 개의 오래된 이야기를 한 무대 위에 불러온다. 처녀귀신 서사의 원조 격인 <장화홍련전>의 홍련, 그리고 죽은 자의 한을 풀어주는 무속의 여신 바리공주. 둘은 저승의 재판정에서 처음 마주 앉는다. 바리는 심판하는 자리에, 홍련은 심판받는 자리에 앉아 있다. 하지만 이 재판은 시작부터 어긋난다. 홍련은 죄를 인
by
이유빈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는 방식에 따라 이별을 정의할 수 있는가? - 경주기행 [영화]
각자에게 소중한 사람이 사라졌다는 슬픔 하나만으로 이 사건에 부딪히는 것은 복수라기보다 이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통해서 각자가 가진 구멍을 아주 조금씩 꿰맨 것이다.
어제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함께 보내던 사람이 오늘 누군가의 잘못된 짓으로 떠나버리고, 만날 수 없는 내일이 온다. 그렇게 구멍이 생긴 채로 내일의 내일이 쌓이고 또 쌓인다. 구멍에 구멍을 덧대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그냥 구멍이다. 그 무엇도 채울 수 없고 사라져 버린 시간 같은 것. 그 구멍을 <경주기행> 속 이별에서 봤다. 일상에서 한낱 아끼던 물
by
김수민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NCT WISH와 아이돌의 남성성에 관하여 [음악]
엔시티 위시를 통해서 현재 아이돌 팬들이 원하는 남성성에 관해서 분석한다.
※ 변명 언젠가 이 글을 완성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게으른 성정 탓에 계속해서 미뤄왔다. 그렇게 미루던 와중에 엔시티 위시는 첫 번째로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엔시티 위시는 ‘2.0’을 선언했고 내가 감히 시도한, 그들에 관한 분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영원히 미뤄지겠다고 생각하자, 조금 슬퍼지기도 했다. 내가 이
by
정진영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게임
[Opinion] 이 영화가 게임 원작이었다고? [게임]
게임과 영화의 만남 이거 좋다...♥
내가 조작했던 캐릭터가 현실의 사람이 된다. 끊기는 프레임도, 입력된 대사도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가장 좋아했던 게임 속 장소가 현실로 다가온다. 작은 화면 너머로만 보던 거리가 스크린 위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게임이 영화가 된다는 건 이런 일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런 세계를 꽤나 자주 만났던 것 같다. 이번에는 각자만의 방식으로 게임 원작
by
박아란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소녀들의 세계에는 언제나 '우리'가 있다 [음악]
케이팝 걸그룹이 일본에서 그려낸 세 가지 관계
소녀들이 말하는 '우리' 최근 케이팝 걸그룹의 일본 활동 곡을 듣다 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눈에 들어온다. 각기 다른 컨셉과 사운드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결국 ‘너와 나’, 친구 사이의 관계가 놓여 있다는 것. 하츠투하츠의 ‘ICONIC HEART’, 아일릿의 ‘I Got Your Back’, 에스파의 ‘KISS N TELL’이 이에 해당한다.
by
정민경 에디터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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