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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식는 시간을 견뎌낸 뒤 남는 단단함이란 - 쿠키, 앤, 크림 [공연]
무언가가 식기까지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차오르는 화, 한 여름의 땀, 갓 추출된 커피, 막 쪄낸 군고구마 같은 것이 식어가는 과정을 기다려본 적, 지켜본 적이 있는가.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무엇을 했는가. 나는 여러 기쁜 일들이 겹쳐, 다소 정신 없지만 마음이 풍족한 연말을 보냈다. 거대한 프로젝트의 책임을 맡아보기도 하고, 존경하고 좋아하는 이의 혼인 예식을 지켜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내가 사랑하는 프로젝트 팀인 ‘트렁크 씨어터 프로젝트’가 신작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트렁크 씨어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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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 에디터
2025.01.0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천의무봉한 사랑의 공식 [영화]
완벽한 사랑의 공식을 위한 가설
사랑에도 공식이 있을까.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작업이 으레 그러하듯, 사랑도 대체로 정해진 과정을 거쳐 간다. 누군가를 만나고, 서로를 알아가고, 마침내 사랑에 빠지는 것. 예컨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김현석, 2010)에서 ‘시라노 에이전시’가 상용(최다니엘)과 희중(이민정) 사이에서 사랑을 발생시키기 위해 수행하는 작업들은 가볍고 우습지만 나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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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환 에디터
2024.12.26
오피니언
여행
[Opinion] 파리는 어떤 곳인가요 ③ 날 명예 파리지앤이라 불러줘 [여행]
첫번째는 최악, 두번째는 뻔함, 세번째는...사랑?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되돌아보면 파리에 대한 나의 감상이 [최악]에서 [보통] 정도로 올라왔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파리로 돌아가고 싶어 안달이 나있다. 아무래도 사랑에 빠진 것 같다. 나는 프랑스의 라로셸이라는 지역에서 8개월 정도 교환학생 생활을 했다. 평화롭고 좋은 도시인 것은 맞지만 바다 말고는 놀 거리가 턱없이 부족한 도시이기도 했기에 공강이
by
송연주 에디터
2024.12.2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내일을 위한 릴보이의 연말 힙합 [음악]
과거의 길거리만큼 즐거운 음악이 당신의 마음 속에 퍼지길 기대하며
"1월 1일, 새해에 처음 듣는 노래가 한 해의 운명을 결정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음악이 우리의 하루, 나아가 한 해에까지 특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믿음은 음악이 가진 힘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반대로 한 해의 끝에서 듣는 노래는 어떨까? 한 해를 돌아보며 떠오르는 순간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데 음악만큼 좋은 동반자
by
김유진 에디터
2024.12.18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배려와 회피의 사이, 릴러말즈와 미노이의 "내일 얘기해" [음악]
기질적 간극으로 사랑에 실패하는 연인들을 위해
[내일 얘기해 - 릴러말즈, 미노이] 앨범 커버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경험해 봤을 이야기. "나중에 얘기하자." vs "아니? 지금 당장 얘기해." 연인과의 다툼 후 언제가 가장 화해하기 좋냐는 질문에는 두 답변이 늘 첨예하게 대립한다. 감정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자 감정 정리를 한 후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사람들과 더 큰 오해를 방지하
by
김유진 에디터
2024.12.09
리뷰
공연
[Review] 인간다움을 부정당한 그대에게 -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여전한 시대적 모순과 파고를 옆사람과 손잡고 거슬러보겠다고 조용한 편지를 갈무리한다.
역사의 반복을 여실히 느끼는 한 주였다. 공교롭게도 공연을 보고 글을 쓰기까지 일주일 사이에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6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해제되는 새벽이 지나갔다. 지체없이 그간 겪었던 사회적 참사들이 떠올랐고, 많은 이들의 마음이 다시 굽어졌다 이내 분노에 접어들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제 현존하는 모든 세대가 계엄을
by
차소연 에디터
2024.12.09
리뷰
공연
[Review] 전쟁의 폭력 속에서 개인으로 존재하기 -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공연]
어쩌면 당신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이야기
여기 어쩌면 당신이 절대 알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으로 징집되거나 그들을 보조하는 노동에 징용되어야 했던 시대의 고통을 겪은 조선인 포로감시원의 이야기다. 아직까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인 포로감시원의 이야기를 전한다. 연극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동명의 르포르타주를 원작으로 한다. 스무 살 청년 최영
by
김민서 에디터
2024.12.0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쌀쌀해진 날씨에 감성을 더해줄 플레이리스트 [음악]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빠르게 다가오는 겨울 따뜻하게 맞이하기
부쩍 추워졌지만, 요즘 일상의 기쁨 중 하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산책하는 것이다. 이렇게 산책하면서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알고리즘이 슬그머니 비슷한 음악이나 비슷한 뮤지션을 추천해 준다. 100%의 적중률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스며들듯이 새롭게 빠져들 수 있는 음악들을 만나기도 한다.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를 보며 산책할 때나, 일하면서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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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정 에디터
2024.11.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쥴 앤 짐'의 한 사랑 [영화]
두 사람 아닌 세 사람, 어쩌면 한 사람의 분방하고 혼란스러운 러브스토리
* 본 글에는 영화에 관한 스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쥴 앤 짐>은 1912년 파리를 배경으로 둔 프랑스 누벨바그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의 로맨스 영화다. 금발 머리에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인 독일인 쥴이 까만 머리에 콧수염이 매력적인 프랑스인 짐과 우연히 만난 후 깊은 우정을 맺으며, 마치 사나이의 우정을 그려낸 영화인 듯 둔갑한 채 시작한다. 이윽
by
김서현 에디터
2024.09.30
리뷰
도서
[Review] 예술가들의 밤은 무엇이었나 - 화가가 사랑한 밤
정우철 도슨트의 <화가가 사랑한 밤>을 앤 매길과 장 베로의 작품을 중심으로 감상해보았다. 다양한 색채를 한 권의 책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영광이 아닐 수가 없다.
예술가의 밤에 대하여 '밤'을 그리라고 하면 까만 하늘 위 빛나는 별들을 그릴 것이다. 단순하고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밤의 표준화된 모습이 아닐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이어폰을 꽂은 후 밤하늘을 올려다보곤 한다. 별생각없이 지나칠 때도 있지만 밤이 찰랑이는 물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혹은 평소보다 짙은 어둠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날의 기분과 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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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유정 에디터
2024.09.20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아파트 공화국'이 최선은 아닐 테지요 - 우리네 공간① [미술/전시]
'폭2m집'부터 '베이스캠프'까지, 아파트를 벗어나면 보이는 공간들
건축가 승효상의 '수백당' 모형. 사진 직접 촬영 7살 터울의 늦둥이 동생이 과외 선생님도 와 계신 내 방구석에 아지트를 차려놓으면 기분이 어떨까. 붙박이장 문을 활짝 열고, 그 앞에 옹기종기 가전들을 쌓아가면서 말이다. 어렸을 적 나는 그 안에 꼼짝 않고 박혀있는 그 동생을 담당했다. 집 안에 있지만, 나만이 들어갈 수 있는 아기자기한 아지트가 필요했다
by
김서현 에디터
2024.09.0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How far the body go?’ 우리의 몸이 갖고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더 있을까, KIADA 폐막작 독일 커티스 앤 코 무용단 '경계 탐색' [공연]
‘춤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장애인 무용수들은 ‘performance’라는 수행 자체를 거부하고 이미 기존의 수행 자체를 넘어서고 있다. 제9회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KIADA) 폐막작을 선보인 커티스 앤 코 댄스 어페이즈는 <경계 탐색(Exploring Borders)>이라는 제목으로 8.1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였다.
‘How far the body go?’ 우리의 몸이 갖고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더 있을까. 언어의 장벽을 넘어 몸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관객이 감응하게 한다. 보이지 않는 감정을 느낌적으로 느끼고 공감하며, 퍼포머의 감정과 생각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느낄 수 있다. 기존 비장애인 공연과 다르게, 장애인 무용수들이 휠체어를 타고, 목발을 짚고, 또는 눈이
by
이다연 에디터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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